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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로 전해오는 <옥야경’(玉耶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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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23-05-04 18:55 조회69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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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로 전해오는 ‘옥야경’(玉耶經)

 

한글로 전해오는 ‘옥야경’은 누가 기록했는지 그 역자는 알 수 없지만 불교관련 서적이나 스님들의 법문에서도 종종 등장하는 경전이다. 

이 경은 한문본의 옥야경’이나『증일아함경』의 번역본일 것으로 추정되는데, 왜냐면 앞서의 두 가지 경과 그 내용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즉, 붓다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을 때, 급고독 장자가 옥야(玉耶)라는 이름의 며느리를 보았지만, 집안도 좋고 얼굴도 아름다운 옥야는 시부모와 남편을 존중하지 않아 고민한다. 급고독 장자 부부는 매를 때려서라도 며느리를 가르칠 것인가를 고민하다가 붓다께 도움을 청한다.

 

다음날 붓다께서 급고독장자의 집을 방문해서 경을 설하시는데도 옥야는 나오지 않았고, 이에 붓다는 신통력을 발하여 온 집안이 투명하게 보이게 했다. 그러자 놀란 옥야가 붓다께 예를 올리는데, 붓다는 이 옥야에게 여자로 태어나서 열 가지 나쁜 점(여인십악사, 女人十惡事)을 설명하신다. 

 

즉, 첫째는 태어났을 때부터 부모가 양육하기가 어렵고, 

둘째는 임신을 해도 딸이라서 부모가 걱정하게 만들고, 

셋째는 태어났을 때부터 부모가 기뻐하지 않고, 

넷째는 키우는 재미가 없고, 

다섯째는 부모에게 잠시도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며, 

여섯째는 항상 사람을 두려워하고, 

일곱째는 시집을 보내야 하므로 항상 부모에게 걱정을 끼치고, 

여덟째는 결혼하면 다시 부모를 만날 수 없고, 

아홉째는 남편을 항상 두려워해야 하고, 

열번째는 일생동안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다.

 

그리고 붓다는 옥야에게 아내가 남편과 시부모를 섬길 때 착한 행위와 나쁜 행위를 가르친다. 

아내로서의 다섯 가지 착한 행위는 첫째, 제일 늦게 자고 제일 일찍 일어나서 맛있는 음식을 챙겨드리고, 둘째, 아무리 때리고 꾸짖어도 참아야 하며, 셋째, 오직 남편만을 위하며 음란한 행위를 하지 않고, 넷째, 남편이 오래 살기를 원하며 받들어 섬기고, 다섯째, 남편이 먼 길을 떠나면 성실하게 집안을 잘 돌보는 것이다. 그리고 남편과 집안 어른께 불순하고 게으르며 남편에게 순종하지 않고, 남편을 보아도 기뻐하지 않고 반항하고, 남편이 빨리 죽어서 다시 시집가기를 원하는 것이 아내의 세 가지 나쁜 행위라고 설명한다.

 

이어서 붓다는 옥야에게 일곱 가지 유형의 아내를 설명한다. 

즉 남편을 사랑하고 생각하기를 어미가 자식 사랑하듯 돌보고 받드는 어머니 같은 아내, 남편을 피와 살을 나눈 혈육처럼 정성을 다해 소중히 여기는 누이 같은 아내, 남편을 지성으로 공경하고 착한 일로 서로 가르쳐서 지혜를 더욱 증장시키는 친구 같은 아내, 공경과 예의를 갖추고 복조하며 항상 집안을 위해 화합하고자 하는 며느리 같은 아내, 충과 효사상으로 임금을 떠받드는 신하처럼 항상 남편을 임금처럼 섬기는 종 같은 아내, 가정살림과 자녀에게 무관심하며 남편을 미워하고 저주하는 음탕한 원수 같은 아내, 다른 남자와 정을 통하고는 그 사람을 시켜 남편을 해치고 다시 시집가려고 하는 생명을 빼앗는 아내의 유형을 말씀하신다.

  

그리고 붓다는 착한 아내와 나쁜 아내의 최후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착한 아내는 집안사람들이 모두 그 영광을 누리게 하고, 횡액을 당하지 않으며 죽은 뒤에는 소원대로 천상에 태어나게 행복하게 산다. 악한 아내는 항상 몸이 아프고 악몽을 꾸고 횡액을 많이 당하며 죽은 뒤에는 아귀와 축생이 되어 몸은 난쟁이가 되고 목구멍은 바늘구멍 같으며, 몸이 무쇠 평상에 눕혀져 수천만겁을 지낸다. 죄를 다 받고 나면 다시 악한 집에 태어나는데 빈궁하여 옷도 없이 벌거벗고 지내야 하며, 부지런히 일을 하여도 때리기만 하니, 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영화라고는 없다.”

 

그제서야 옥야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눈물을 흘리며 붓다께 잘못을 뉘우치고, 종 같은 아내가 되겠다고 다짐한다. 그리고 붓다의 제자가 되어 여성재가불자(우바이)로서 지켜야할 십계를 붓다로부터 받는다. 이 우바이 십계는 기존이 오계(五戒)를 포함하여 여섯째 악한 말을 하지 않는 것, 일곱째 꾸며서 공교한 말을 하지 않는 것, 여덟째 질투하지 않는 것, 아홉째 눈 흘기고 성내지 않는 것, 열째 착한 것을 믿어 착한 응보를 얻도록 하는, 우바이

의 열가지 계율이다.

  

이처럼 한글판 ‘옥야경’에서도 옥야는 장자의 딸로 시집을 왔지만 아내의 예를 지키지 않고 시부모와 남편을 가볍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리하여 급고독장자 부부는 때려서라도 며느리를 교화시킬 것인가 고민하다가 붓다께 의논하는데, 당시 며느리는 때려도 되는 존재임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붓다께서 장자의 집을 방문했지만 옥야는 교만을 부리며 나오지 않았고, 붓다가 신통력을 발휘하자 옥야는 ‘소름이 돋고 떨리고 황공하여’ 붓다께 오는 것으로 묘사된다. 옥야는 앞서 수자따와 선생이라는 여인보다 더욱 교만해서 붓다께서 신통력을 써야 할 정도로 나쁜 여성으로 묘사된다.

 

이러한 옥야에게 붓다는 여인의 몸으로 태어나는 것은 열 가지 악(10惡)이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인은 어리석어서 스스로 이를 알지 못하는 열등한 존재임을 말씀하신다. 이 내용은 오늘날까지 전해지면서 여성의 몸으로 태어난 것은 전생의 나쁜 업(業) 때문이라는 주장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 이는 당시 인도 사회의 여성상이 그대로 반영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 경에서는 붓다께서 설했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가르침은 초기경전에의 인간평등사상과는 상반된다.

 

또한 아내로서의 다섯 가지 착한 일은 어떤 일이 있어도 남편이나 시부모에게 희생하고 봉사하며 무조건 복종해야 함을 가르친다. 여자가 본질적으로 악한 존재라는 말은 모든 인간이 깨달음에 이를 수 있다는 불교의 기초적인 교리마저 부정하는 가르침이다. 그러므로 경전이 인도에서 중국, 그리고 한국으로 전승되는 과정에서 경전의 기록자나 전승자에 의해 왜곡되고 변형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 경에서는 아내의 유형을 어머니, 누이. 친구, 며느리, 종, 원수, 생명을 빼앗는 아내라는 일곱 가지 유형으로 나눈다. 그리고 착한 아내는 그 이름이 널리 알려져 일가친척이 영광을 누리고, 횡액을 당하지 않고 재물이 쌓이고, 죽은 뒤에는 천상에 태어나 수명이 다하면 도로 세간에 태어나지만 부귀영화를 누린다고 한다. 반면에 악한 아내는 현세에서도 질병과 여러 고통을 겪으면서 편안하지 못하고 죽으면 지옥에 들어가거나 아귀와 축생이 되어 수천만겁을 지낸다고 한다. 심지어는 죄를 다 받은 후 다시 태어나면 가난하고 불행하게 살면서 평생토록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한다. 참으로 끔찍한 예언이다.

 

초기경전에서 붓다는 제자들이 아무리 잘못을 저질러도 그를 세세생생 고통을 받을 것이라고 저주하는 내용은 없는데, 「옥야경」에서의 붓다의 가르침은 참으로 끔찍하다. 이러한 말을 들은 옥야는 붓다께 종과 같은 아내가 될 것을 다짐하고 불법승 삼보에 귀의하는 불제자가 되는데, 붓다는 이러한 옥야에게 ‘우바이로서 지켜야 할 열 가지 계율’(우바이 십계)을 가르친다. 우바이 십계는 불살생, 불투도, 불사음, 불망어, 불음주의 불자라면 반드시 지켜야 하는 오계에 또 다섯 가지가 더해진다. 즉, 악한 말을 하지 않는 것, 꾸며서 공교한 말을 하지 않는 것, 질투하지 않는 것, 눈 흘기고 성내지 않는 것, 착한 것을 믿어 착한 응보를 얻는 것이다.

 

하지만 「옥야경」에서는 여성신자가 반드시 지켜야 할 계율로 ‘우바이 십계’를 설명한다. 그런데 그 내용은 오계를 포함하여, 악한 말을 하지 않는

 

것, 꾸며서 공교한 말을 하지 않는 것, 질투하지 않는 것, 눈 흘기고 성내지 않는 것, 착한 것을 믿어 착한 응보를 얻을 것이 포함된다. 대승불교의 계

 

율 그 어디에서도 남자신도에게 질투하지 말라거나 눈을 흘기고 성내지 말라는 등의 계율은 없다. 하지만 여성만이 지켜야 할 특수한 계율을 제시하는 

 

것은「옥야경」에 이르러서는 계율조차 젠더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출처: 옥복연외, 불교와 섹슈얼리티, 한울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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