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기

최근 천주교의 한 신부가 해외 선교봉사를 함께 간 여성신도에게 성폭행을 시도한 사실이 미투운동을 통해 드러나서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내가 내 몸을 어떻게 할 수가 없다. 네가 이해를 좀 해 달라.’며 성폭행을 하려고 했다니, 그 여성신자는 얼마나 놀랐을까?

피해자가 한국으로 돌아와서 다른 신부에게 알렸지만 아무런 조치가 없었기 때문에 7년 동안 이 사실을 숨기고 혼자 괴로워했다고 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아마 그 피해여성은 그 말을 꺼내기까지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성폭력 피해 사실을 폭로하는 피해자를 바라보는 여성불자들의 입장도 다양하다. ‘남의 얘기가 아니다. 나도 언제든지 당할 수 있다’며 피해자를 지지하고 ‘그런 못된 가해자는 반드시 혼을 내야 한다.’며 응원을 보내기도 한다.

반면, ‘그냥 놔둬도 가해자는 자신이 지은 업을 받을 건데 굳이 들추어낼 필요가 있는가?’ 라며 ‘현실 수용설’을 말하기도 하고, 혹은 ’전생에 나쁜 업을 저질러서 지금 이런 일을 당하는 것이 아닌가?‘라며 “피해자 업설”을 주장하기도 하고, ‘그래도 불자인데 자비를 베풀어야지 왜 복수하려고 하는가?“라는 ”자비 실천설“, 혹은 ’여자가 유혹했으니, 틈을 주었으니 그랬겠지”‘라는 “여성 유혹설” 등 피해자여성을 비난하거나 자책하는 다양한 말들이 쏟아진다.

불교에서 인간의 몸은 단지 오온(색, 수, 상, 행, 식)으로 합쳐진 존재일 뿐인데, 계율은 붓다의 가르침이 오랫동안 유지되고 교단이라는 사부대중의 공동체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조직 규범의 기초일 뿐이다.

또한 불교에서 금욕은 출가자가 반드시 지켜야 하는 의무계율이라고 할 수 있지만, 남녀 출가자 모두 출가 이전에 결혼생활을 했다거나 비구니가 출산을 한 경험 등은 문제되지 않는다.

율장에 의하면, 지혜 제일 사리불이 붓다께 승단을 위한 계율을 미리 정할 것을 청했지만, 붓다는 아무런 악법도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먼저 계율을 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답하셨다.

하지만 재가자 5계, 비구 250계와 비구니 348계가 제정되었다. 붓다께서 제정한 계율에는 성과 관련된 계율이 다수 포함되어 있는데, 이는 아마도 성적 욕구가 인간의 욕구 가운데 가장 극복하기 어려운 본능 가운데 하나로 간주되었기 때문으로 추측한다.

계율이 교단 구성원 가운데 누군가의 잘못된 행위에 뒤따라 제정되었기 때문에, 성폭력과 관련된 계율을 살펴보는 것은 붓다의 성에 대한 인식이나 가치관, 그리고 성폭력에 대한 대처 방안 등을 유추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글은 불교의 성폭력에 대한 인식을 분석하기 위해 계율에 나타난 성과 관련된 계율을 살펴보고, 이 계율이 성립된 맥락을 통해 붓다의 성욕과 성폭력 개념을 도출해보고자 한다.

그리고 경전상의 성폭력과 관련된 붓다의 가르침을 분석하며, 불교계 미투운동에 대한 교리상적 근거와 불교계의 대안을 미약하나마 모색해보고자 한다.

2. 성폭력에 대한 경전적 해석

   1) ‘불사음’에 대한 경전적 해석

    2) ‘불사음’에 대한 율장의 정의

3. 성폭력과 관련된 율장과 종법의 처벌 조항

  1) ‘불사음’과 관련된 계율 특징

  2) ‘불사음’과 관련된 율장 조항들

  3) ‘불사음’과 관련된 종헌종법상의 처벌

4. 불교계 미투운동: “정의로운 분노”의 교리적 근거

   1) 불교는 지금 여기에서 나의 행복을 추구하는 종교이다.

   2) 교단에서 잘못된 행동은 스스로 인정하고 참회하도록 한다.

   3) 잘못된 행동은 잘못되었다고 말해야 한다.

   4) 부끄러움과 창피함을 알아야 한다.

   5)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6) 불자라면 잘못된 행위에 “정의로운 분노”를 해야 한다.

5. 불교계 미투운동을 위한 대안 모색

"불교계, 미투운동을 말한다." 성평등불교연대 주최 토론회 발표문(2018.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