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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조스님, 10월 12일 정정법회 개원법회 인사말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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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8-10-17 09:48 조회3,78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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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법회 개원법회 설조 스님 인사말 전문


많이 걱정해 주시고 격려해 주신 여러분들을 모시고 ‘맑고 바르게’ 개원법회를 갖게 돼 대단히 고맙게 생각합니다.

함세웅 신부님, 안충석 신부님, 김종철 이사장님 그간 많은 염려해 주셨는데, 실은 그 염려가 제게는 채찍이었습니다. 무거운 짐이었습니다.

오늘 우리 교단이 여러분들의 걱정거리가 된 것은 제게도 큰 책임이 있습니다. 제가 여법하게 수행했다면 제 주변이 맑고 정의로웠을 텐데 실은 그렇지 못하고 제 속이 검어 제 주변도 검고 교단을 제대로 감내하지 못하고 사회에 기여하지 못해 온통 걱정거리가 되었습니다.

우리 교단이 사회에 청량제가 되어주지 못하고 근심거리가 되고 걱정거리가 되고, 조롱거리가 됐습니다. 2천년 가까이 우리 민족과 호흡을 가까이하며 어려운 동포들의 의지처가 되고 길잡이가 됐던 우리 교단이 이렇게 비참하게 걱정거리 조소거리가 되는 데 저도 방조하고 동조했고 공범이었던 제 입장은 부끄럽고 죗값을 갚아야겠다고 생각해 부끄럽게도 이 도량을 마련했습니다. 우리 교단은 더 고칠게 없을 만큼 훌륭한 말씀을 남기신 부처님을 교주로 합니다. 그분의 마음은 참되시고 넓으셨습니다. 당신이 당신의 가르침을 시작하기 전에 인도 전통종교에도 격이 없으셨습니다. 큰마음 바른 마음을 가지셨습니다.

생소한 일이지만 식순에 애국가를 먼저 제창하게 한 것은 이유가 있습니다. 제가 전두환 정권 때 미국으로 도망가서 현지에서 훌륭한 선각자를 접하게 됐습니다. 그분은 동포들을 계도하기 위해 당신의 유학의 꿈을 접고 동포들을 앞장서 이끄셨습니다. 그분은 소년기부터 기독교를 믿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분이 회관을 만들고, 대한인 국민회관을 만들고 그곳에서 전도사를 초청해 예배를 볼 때 첫 시작이 애국가였습니다. 그분에게는 예수님의 가르침도 우리 겨레를 바르게 복되게 정의롭게 이끄는 말씀이었습니다. 오늘 제 생각도, 오늘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다면 부처님도 우리 민족을 바르고 정의롭게, 따뜻하고 평화롭게 이웃 간의 벽을 없애고 우리 겨레의 숙원인 통일을 대비하자고 하지 않으실까라고 생각합니다. 도산 선생과 같은 겨레 사랑을 하지 않으실까. 앞으로 우리 교단도 옛날 신라 고려의 훌륭한 선각자 스님을 본받는 것처럼 겨레의 앞날을 걱정하는, 겨레의 통일도 걱정하는, 성숙해 지면 불교인이나 기독교인이나 대종교인이나 무종교인도 다 한 겨레로 한 식구같이 넓은 마음 따뜻한 마음으로 임해야 하지 않겠나 그래서 애국가를 먼저 하게 했습니다.

혹자들은 애국가는 태극기 부대가하는 것 아니냐고 합니다. 요새 소위 보수라고 하는 태극기 흔드는 그분들의 원조가 이승박 박사인데 도산 선생은 이승만 박사를 지지하는 분들에 의해 공산당으로 몰려 처자를 남겨둔 채 미국으로 혼자 떠나셨던 분입니다. 도산 선생의 뜻을 기리고 그분의 족적을 사랑하는 일은 태극기 부대는 아닙니다. 우리 민족이 3.1운동 때처럼 종교를 가리지 않고, 집안을 가리지 않고, 빈부를 가리지 않고, 겨레의 숙원인 독립을 외쳤던 심정으로 우리는 마음을 열고 이웃을 사랑하고 함께 통일을 염려하는 배달겨레의 후손다운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큰 민족의 대업에 부끄러움 없이 참여하려면 우리 교단이 제자리를 찾아야 합니다.

유감스럽게도 원장이 바뀌었습니다. (총무)원장 입에서 나온 말 중에는 기대했던 말이 없었습니다. 제가 기대한 말은 교단이 부패하고 걱정거리로 만든 것은 불자들의 성금을 맑고 투명하고 통제하지 못하도록 한 현 조계종의 근본 종헌상의 문제에 있습니다. 관습의 문제도 있습니다. 돈을 분명하게 공개하고 통제해서 이런 병폐를 근절하자는 그런 말이 한 마디도 없었습니다. 이래가지고는 교단이 제자리를 찾을 수 없을 것입니다. 현재 적폐 담당자들 보다 미래의 적폐를 근절하기 위해서라도 돈은 꼭 투명하고 공개해야 한다는 게 제 바람입니다. 그 바람이 실행될 때까지 이 법회가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계속 유지되기를 바랍니다.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뉴스렙, 서현욱 기자, 2018.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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