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종회는 시대적 요청을 무시하고

언제까지 부결과 이월을 반복할 것인가?”

199차 중앙종회(임시회)는 저조한 출석율로 개회하여 지난 198차 종회에서 무효가 된 4개 종헌 개정안에 대한 의결과 2개 종법 개정 번안, 달라이 라마 방한 허용촉구 대정부 결의문과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을 계기로 종교화합을 바란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채택한 후 2시간 15분 만에 폐회하였다. 

이번 종회에서 주요한 4개의 안건이 모두 부결되었다. 즉 종정 자격을 70세로 상향하고 중앙종회의원의 교구종회의원 겸직규정을 삭제하는 등 종무행정의 효율성을 담보하는 안, 총무원장·호계원장·법규위원장·법규위원의 자격을 높이고 중앙종회의원 자격에 법계(중덕·정덕)를 명시한 안, ‘비구니 참종권 확대’라는 종단 안팎의 요청이 높았던 비구니 스님들의 법규위원·호계위원을 보장하는 종헌개정안 등이 모두 부결되었다.

반면 원로회의에서 제안한 원로의원의 불징계권과 멸빈자의 사면권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종헌개정안은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음에도 이월하였다.그동안 중앙종회는 상정된 법안을 숙지하고 논의할 수 있는 회기가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논의하지 않거나 이월하는 경우가 많았다.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비구니 참종권 확대에 대한 법안의 경우 오랫동안 설득과 협상의 과정을 거쳐 상정되었음에도 또 다시 부결한 것은 중앙종회가 이 시대 불교가 지향해야 할 삶의 방향, 사회적 가치를 제시해야 할 입법기관으로서의 위상을 갖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또한 중앙종회의원들은 종단 최고 입법기관의 일원으로, 개인적 편견이나 문중, 계파의 이해관계를 떠나서 원로회의나 총무원의 압력과 상관없이 소신껏 판단하고 의결하는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이번 차제에 기명비밀투표제를 도입하기를 촉구한다. 이번 부결된 법안들은 지난 회기에서 논의과정에서 이견이 없었고 만장일치로 통과되었음에도 무기명 비밀투표이기에 반대표를 행사한 것이다.

중요한 종헌을 무기명으로 표결하는 것은 대의기관이자 입법기관인 종회의원들이 종책적 소신에 있어 책임회피의 수단이 된 것이다. 따라서 종헌표결의 찬반표시자가 분명히 드러나도록 중앙종회법 개정과 전자투표제가 도입되어야 한다.

이번 중앙종회는 15대 중앙종회의 실질적으로 마지막 회기로, 종단이 나아가야할 방향과 가치를 담은 종책을 입안하는 기관이 아니라 차별과 편견에 기반하여 배타적이고 독점적 권력을 갖는 집단임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또한 종단의 비젼을 제시하고 정의와 가치를 제시하는 종회의원의 역량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드러냈다.

차기 16대 중앙종회의원은 수행력과 예지력이 갖춘 스님, 시대의 변화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스님, 그리고 중앙종회활동에 성실하게 임할 스님들이 선출되어,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입법활동을 하기를 기대한다.

2014. 08. 13.

중앙종회 NGO모니터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