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4회 중앙종회 본회의장에서 비구니의원들의 전원 퇴장과 관련된 비구니의원의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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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3-06-27 15:29 조회4,494회 댓글0건본문
제194회 중앙종회 본회의장에서 비구니의원들의 전원 퇴장과 관련된 비구니의원의 입장
2013년 6월 25일 제 194회 중앙종회 임시회에서 본회의 도중 중앙종회비구니의원들이 모두 퇴장하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이는 종단 입법기관인 중앙종회에서, 비구니승가의 대표인 비구니의원들로서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으며, 왜 이러한 사태가 발생하였는가에 대한 비구니의원들의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
그동안 종단은 종헌개정 및 종법제개정특별위원회(이하 종헌종법개정특위)에서 호계위원과 법규위원의 자격을 기존의 ‘비구’에서 ‘승려’로 수정하는 개정안을 지속적으로 논의해 왔다. 2012년 종단 자료에 의하면 비구 6,458명과 비구니 6,658명으로 비구니의 숫자가 다소 많아진 것이 현실이다. 호계원은 종헌종법을 어긴 자를 심판하는 행정기관이며, 법규위원은 종헌종법 심판기구이다. 그런데 비구니와 관련된 사안은 비구니가 더 잘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호계원과 법규위원회에 비구니가 참여할 수 있도록 비구니승가는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이는 결과적으로 비구니승가가 종단 운영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고, 종단 발전을 위한 비구니승가의 애종심의 일환이었다.
종단은 종법으로 출가자를 규율하는 행정조직이므로 계율을 적용하는 것은 매우 이해할 수 없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비구니의원들은 이부승가의 화합을 위하여 초심 호계위원만 참여할 수 있도록 양보하였다. 그 역할도 비구니승가와 관련된 문제만 담당하는 것으로 제한하면서까지 이번 회기에 종헌종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비구니승가 내에서도 불만과 항의가 많았다. 하지만 총무원장스님의 종헌종법에 대한 개정의지가 강렬하다는 것을 알기에, 또한 그동안 종헌종법개정특위와 쇄신위원회의 노고를 알기에 중앙종회비구니의원들은 전원 본회의장에 참석하였다.
그런데 중앙종회 본회의에서 제 73조 3항 호계위원의 자격에 대한 심의를 할 때, 모비구의원은 종헌에까지 비구니가 들어오게 할 수는 없다고 강력하게 반대하는 발언을 했다. 비구가 비구니를 판결해서 불이익을 받은 적은 없다면서, 비구니가 비구니를 처벌하게 되면 그 일이 비구니승가 전체에 소문이 나서 판결을 받은 비구니가 종단에서 살 수가 없다고도 했다. 비구는 비구니를 보호하지만, 비구니는 비구니에게 오히려 피해를 준다고도 했다. 본회의장이라는 공식적인 석상에서, 승가공동체의 화합과 발전을 위한 종헌종법을 다루는 의원이 이러한 비구니차별적인 발언을 한다는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
또한 율장을 그대로 따른다면 중앙종회비구니의원도 없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구니의원의 발언에 당연하다는 듯이 답하면서 비구니승가를 드러내놓고 차별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호계원은 종법을 어긴 승려를 심판하는 행정 기관의 소임이므로 계율을 적용하기에는 문제가 있다는 비구니의원의 발언은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제지당했고, 비구니의원들의 발언권은 무시되기 일쑤였다.
비구니승가 전체를 무시하는 본회의장의 분위기를 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비구니의원이 한 두 명 씩 회의장을 나왔고, 결국에는 모든 비구니의원들이 퇴장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사전에 전혀 계획된 바가 없었던 일이었다. 입법기관인 중앙종회 본회의장에서, 종헌종법으로 비구니차별을 정당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구니의원은 더이상 비구니승가를 대표할 수 없었기 때문에 퇴장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총림법 14조 3항의 개정안은 “임회의 선출직위원은 법계 대덕/혜덕 이상인 재적승 중 비구 8인, 비구니 8인을 교구종회에서 선출한다”로 제출하였다. 하지만 비구니의원들의 퇴장 이후 비구의원들만으로 속개한 본회의에서 ‘승려 10인’으로 개악해서 통과시켰다.
이처럼 중앙종회가 비구니를 차별하고 배제하는 현실에서, 비구니의원은 더 이상 비구니승가의 대표로서 역할을 할 수가 없다. 2, 600년 전 만들어진 율장을 오늘의 현실에 그대로 적용하기보다는, 율장 정신을 존중하면서 승가의 단합과 발전을 위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해서 적용해야 한다. 비구니의 활동과 능력을 폄하하면서 경쟁자로 여길 것이 아니라, 상생과 화합을 통해 이부승가로서의 비구니의원들의 역할을 존중해 줄 것을 중앙종회에 강력하게 요청하는 바이다.
2013년 6월 25일
중앙종회 비구니의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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