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구니’ 참종권 확대를 위한

종헌개정안의 부결에 대한 재가여성불자의 입장

8월 12일 조계종 제199회 중앙종회 임시회에서 비구니승가의 법규위원·호계위원 참여와 관련된 종헌개정안이 부결되었다. 이 개정안은 지난 6월 제198회 중앙종회 본회의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법안이었지만, 통과 절차상의 문제로 인해 다시 논의된 것이다.

이 개정안은 지난 6월 중앙종회에서 비구니종회의원의 본회의장 전원 퇴장이라는 초유의 사건이 있고난 후 우여곡절 끝에 통과되었다. 그 내용은 초심호계위원에 비구니 2인을 할당하고, 비구와 관련한 사안에 대해서는 조사에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상당한 한계가 있었지만, 비구니승가의 참종권 확대를 위한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개정안의 통과에 대한 종단내외의 전반적인 평가는 매우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지난 6월 본회의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던 이 개정안이 이번 임시회의에서 비밀투표를 통해 반대 21표라는 엄청난 반대에 부딪쳐 부결되었다. 이는 평등과 화합이라는 승가의 가치를 외면하고 기득권을 지키고자하는 비구승가의 본심을 드러낸 부끄러운 일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그동안 비구니스님들은 종단의 화합을 해치지 않으면서 평등한 종단을 만들기 위해 인내하며 지혜를 모아 왔고, 재가여성불자들도 이러한 비구니스님들을 지지해왔다. 그러나 비구스님들의 비구니스님에 대한 차별의 벽은 견고했고,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비구스님들로 인해 실망과 좌절, 그리고 분노를 경험해야 했다.

사회를 이끌고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어야 할 불교의 대표적인 조계종단 입법기관인 중앙종회가 불과 두 달 만에 통과시켰던 법안을 취소하는 등 세상의 비난을 받고 있으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붓다의 참제자로서 여성불자들은 종단의 이러한 부조리와 불합리가 청산되기를 바라며, 비구중심의 종단을 사부대중의 종단으로 바로 세우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불기 2558년 8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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