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한 종법개정을 위한 토론문

행법(광주불교문화대학학장)

안녕하세요 저는 광주불교문화대학학장 행법입니다.

오늘 종단발전을 위한 의미있는 자리에 토론자로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즘 비구니 승가에는 비구니 회장 스님을 비롯해서 뛰어난 수행력을 갖추고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신 줄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 자리에 오게 된 것은 조계종단내에서의 성차별이 사부대중의 신뢰를 잃고 화합을 무너뜨려 세간의 조소거리가 되고 있는 상황이 너무 안타까운 느낌이 들어서 이에 대해 몇 말씀 드리고 싶어서입니다. 

지금 교계에서는 학인들의 교육 커리큐럼을 현대식으로 접목하고, 스님들의 노후복지와 효율적 종무행정 체계 확립 등 지난날의 종단분규에 대해 자성하며 이를 쇄신하기 위해 종단 내에 자성과 쇄신결사 본부를 두었습니다. 

비민주적인 종단운영과 불합리한 사찰운영등의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출가자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비구니의 위상은 변한것이 없음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조계종법의 이러한 성차별은 종단에 대한 불신과 불목, 소외와 무관심등 종단발전에 결정적 부정 요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종법이 거론될 때마다 비구스님들은 율장정신을 거론합니다.

율장은 사부대중을 어떻게 아울러 포용해서 공동체의 화합과 향상을 이뤄낼 것인지에 초점을 맞추는 융통성있는 해석을 하는 것이 평등을 바탕으로 생명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일이라 믿습니다. 

피폐해지는 민심을 촉촉하게 적시고 고사해가는 만 생명들을 되살릴 수 있는 처방을 내어야 합니다. 

시대를 선도할 종단이 현법으로 보장된 성평등의 문제로 시비를 한다면 이것은 만인간이 받들어야할 성현의 가르침이 인권유린의 집단으로 변질된 모습으로 비춰져서 세상의 조소거리가 될 것입니다.

모범을 보여야 할 불교가 헌법으로 인정된 남녀평등법도 지키지 못하면서 성현의 가르침 더욱이 생명존중을 핵심적 사안으로 그 내용을 삼고 있다는 게 얼마나 모순된 일이며 삼척동자도 웃을 일이 아닐까요? 

출가수행자 뿐 아니라 재가불자까지도 동참시켜 종단 발전을 위한 공동체를 건강하게 꾸려가야 할 판국에 출가자의 반이상이나 되는 비구니 승가를 종법에서 차별한다는 건 인정해서도 안되고 인정할 수도 없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현재 조계종단 종법은 비구를 제외한 사분의 삼에 해당되는 가족들을 소외시키는 폭력적 종법입니다.

비구와 비구니 사부대중이 종단 발전을 위한 평등한 수행공동체로 살아가는 것이 오늘날의 자성과 쇄신을 성공시키기 위한 필수조건임을 확신합니다.  

때문에 소통과 화합을 통해 생명력있는 종단이 되기 위해서는 종헌종법상 “비구”로 되어있는 소임들의 자격요건을 “승려”로 수정되어야 마땅합니다.

종단은 종단에 속한 출· 재가자들의 수행을 돕고 원활한 포교를 지원하며 많은 이웃들이 부처님의 정법을 통해 행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된 소임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비구중심의 비민주적 폭력적 종법으로는 변하는 사회에 공감능력을 상실하고 와해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 종법이 수정된다 할지라도 앞으로 30년은 비구니 스님들이 총무원장 출마하는 일은 없을 것 입니다.

그러나 평등을 통한 평화를 바램하는 모든 불자들의 신뢰와 화합과 정법의 선양을 위해 성차별한 종헌은 반드시 개정되어야합니다. 

감사합니다.

-사부대중연대회의 공청회/참여불교재가 연대 대화마당 주최, 종헌종법 재개정 공청회에서  "종헌종법 개정과 재가여성불자의 참종권" 토론문, 2012. 11. 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