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제(damatha): 그것이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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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6-12-01 16:28 조회3,523회 댓글0건본문
통제(damatha): 그것이 알고 싶다
“대통령의 시크릿”, 세월호 사건 당시 밝혀지지 않았던 ‘대통령의 7시간’을 추적했다는 한 TV 프로그램은 시작 전부터 검색어 상위에 오르는 등 화제였다. 밀회설, 성형설, 굿설, 인신 공양설 등 각종 추측이 난무했지만, 이 프로그램은 살아있는 최고 권력의 이 비밀을 푸는 데 실패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그동안 언론이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 기능을 하지 못했음을 스스로 반성하며 국민들에게 사죄했다.
애초에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명명되었던 최근의 사태는 분노한 촛불민심 덕분에 ‘박근혜 게이트’로 국면 전환이 되었고, 대통령은 이 사건의 몸통이며 주범으로 전락했다.
강력한 제왕적 대통령의 권력이 사유화되면서 국정 시스템이 붕괴되고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비리들이 양산되었는데, 왜 그동안 국민들은 몰랐을까? 인터넷 최강국이자 ‘네티즌 수사대’의 놀라운 첩보 능력도, 수많은 뉴스채널과 탐사보도 프로그램도 ‘대통령의 7시간’ 은 왜 풀지 못할까?
최근 국제 언론감시단체인 ‘국경없는 기자회’가 발표한 ‘2016 세계 언론자유 지수’를 보면, 한국은 전체 180개 조사대상 국가 가운데 70위에 그쳤다. 역대 최악이다. 노무현 정부에서 39위였던 언론자유지수는 이명박정권의 미디어법 날치기 통과로 크게 후퇴했다.
지상파 TV 3사의 여론 지배력은 50%에 이를 정도로 여론 형성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데, 종편 방송을 선물받은 보수언론들은 정권 홍보에 앞장섰다. 특히 국정원 대선개입이나 서울시 간첩단 조작, 세월호 등 대형 사건들은 권력을 홍보하는 관영방송으로 전락한 언론의 민낯을 보여주었다.
언론이 제 역할을 못하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주택문제나 의료민영화, 가계부채 등 국민 복지와 관련된 사안들에서 국민들은 소외되고, 종북 몰이나 좌파 낙인 등으로 권력에 비판적인 목소리는 봉쇄당한다.
언론노조를 중심으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그동안 언론이 국민의 눈과 귀를 막고 ‘박근혜 게이트’ 의 부역자노릇을 했음은 부인할 수 없다.
그렇다면 한국불교계 최대 종단이라고 하는 조계종단의 언론 자유는 어떠한가? 인간 평등과 해방은 붓다의 기본 가르침이고, 조계종단은 사부대중의 종단임을 종헌에서 명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마 전, 총무원은 종단 출입 기자의 등록 기준을 강화하고 등록취소나 취재지원 중단 등의 제재를 할 수 있는 ‘출입기자 등록제’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마치 유신독재시절의 ‘보도지침’을 연상케 한다.
종단의 비판적인 언로 봉쇄는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중앙종회 NGO모니터단’은 종단의 최고 의결기구인 중앙종회의 활동을 모니터링하면서, 종도와 관련된 종회의 결정사항을 널리 알려 열린 종단, 소통하는 종단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종단에 대한 모니터단의 비판을 중앙종회는 특정정파의 입장을 대변한다거나 총무원 체제를 부정한다고 받아들이며 방청을 불허하기도 했고, 회의장 밖의 모니터를 꺼버리기도 했다. 결국 모니터단은 2015년 활동을 잠정적으로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교계 언론사인 불교포커스와 불교닷컴을 소위 ‘해종 언론’으로 규정해서 종단 출입을 금지시켰고, 종무원을 비롯한 종단 관련자들의 접촉조차 막았다. 교계 언론이 종단에 대해 악의적인 왜곡보도를 하거나 현저하게 사실과 다른 보도라면 비판받아야 한다.
하지만 종단은 일부 출가자들의 은처, 폭행, 성폭력 등 범계행위와 관련한 의혹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나 신분 고하를 막론한 공정한 처벌이 없었기에 종도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종도의 80%가 ‘총무원장 직선제’를 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총무원장이 종도의 뜻을 받아들이겠다고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중앙종회나 종단 지도부가 이를 외면하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교계 언론의 합리적인 의심이나 비판을 악의적 왜곡보도로 규정한다면, 이는 종단 지도부가 불통과 오만의 특권 집단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다. 국가 기밀을 다루는 청와대 출입기자단에서도 볼 수 없는 출입 기자 등록 취소나 취재 지원 중단은 명백한 언론 탄압이다.
‘박근혜 게이트’에서 드러나듯이, 견제 받지 않는 권력은 부패하기 마련이다. 붓다 재세시 부터 교단은 자자와 포살, 야단법석 등 자율성, 평등성, 개방성을 전제로 한 교단 구성원들의 열린 토론장을 펼쳐 왔다.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교계 언론이 담당하는 역할도 이와 다르지 않기에, 교계 언론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 조계종단은 출가자가 운영의 주체이므로, 출가자의 품성은 매우 중요하다.
『맛지마니까야』의 ‘앗싸뿌라설법의 큰 경’에서 붓다는 출가자라면 마땅히 지녀야 할 첫 번째 조건으로 부끄러움과 창피함을 알아야 하며, 그 다음으로는 신체적· 언어적· 정신적 행위가 청정하고 명백하고 열려있고 흠 없고 절제되어야 한다고 가르친다.
출가자가 입신양명이나 문중 등을 운운하며 위계나 특권을 내세우는 것이 부끄럽고 창피한 일임을 모른다면, 비선실세들간의 거래로 종단을 사적으로 운영하거나 비판이 두려워 언로를 막는다면, 이들은 붓다의 말씀처럼 ‘머리를 떨구고 먹는 자들’이다.
더 이상 출가자가 아니다.
촛불 민심은 ‘박근혜 게이트’를 통해 친일세력을 청산하고 권위적인 개발독재의 상징인 ‘박정희 패러다임’을 극복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언론의 자유는 이 과정에서 민주적 규범과 질서를 만드는 데 필수요건이다.
종단 역시 언론 자유를 통해 뿌리 깊은 전근대적인 관습들과 비민주적인 권위를 청산하고 소통하는 종단, 개방적인 종단으로 나아가기를 간절히 바란ek.
옥복연(종교와젠더연구소장)
출처: 불교포커스 "여시아사" 2016.11.2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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