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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성추행, 도대체 왜들 이러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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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5-02-23 11:12 조회4,50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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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질 성추행, 도대체 왜들 이러시나?


전직 국회의장, 사단장, 지검장, 대학교수....어느 새 우리나라가성갑질 공화국이 되어 버렸다. 권력을 가진 남성들이 자신보다 낮은 지위의 여성에게 이른바갑을 관계를 악용해서 저지르는 권력형 성범죄인성갑질이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온다.

배울 만큼 배우고, 돈도 명예도 있으며, 부인도 있고, 나이도 지긋한 소위 사회지도층이라는 남성들이 왜들 이러는 것일까? 

의전 서열 2위로 대통령 바로 아래, 입법부의 수장, 그리고 여당의 다선의원 가운데 경륜 있고 신망이 두터워 추천으로 선출된다는 국회의장출신 76세 남성은 골프를 치면서 캐디에게 신체접촉을 하고 성적 농담을 했단다.

도저히 참을 수 없어 경기 도중 캐디 교체를 요구하고 성추행으로 고소까지 했다고 하니, VVIP 손님인데 오죽하면 그랬을까? 하지만손녀같이 귀여워서 손가락 끝으로 가슴 한 번 툭 찔렀을 뿐라는 이 남성의 변명에는 말문이 막힌다. 캐디들의 기피인물로 상습범이었던 그는 대한민국 역사상 최고위층 성추행범이 되어 법정에 섰다.

전 한나라당 국회의원은 여자아나운서가 되려면 "다 줄 생각을 해야 한다"고 조언하더니, 자신의 홈페이지에 여성대통령을 날씬한 몸매에 애도 없는 처녀라서 섹시하다며 글을 올렸었다. 섹시하다는 말이 여성에게 하는 최고의 칭찬으로 착각하고 있던 이 남자는 요즘 거의 매일같이 텔레비젼에 얼굴을 내밀고 있어 황당하기까지 하다.

전직 검찰총장이자 골프장 사장은 한밤중에 여직원 기숙사에 찾아가 젊은 여직원을 불러내고는넌 내 아내보다 100배는 예쁘다며 강제로 껴안고 볼에 입을 맞추었단다. 이쁜 여자면 다 끌어안아도 되는 것인가?

심지어 전 제주지검장은 수차례에 걸쳐 길가에서 어린 여학생들을 상대로 바지 지퍼를 내리고 음란행위를 하다가, 이를 본 여고생의 신고로 자신이 일했던 검찰에 송치됐다.

군대는 어떤가? 모사단장은 성추행 피해여군을 위로한다며 자신의 집무실로 불러 강제로 껴안고 성추행을 하다가, 성추행 혐의로 현직 사단장이 긴급 체포되는 사상 초유의 일도 있었다.

또한 육군 여단장이 20대 여군 하사를 자신의 숙소로 불러서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되었고, 이 여단장의 부하참모 역시 다른 여군을 성추행했다고 조사받고 있다상관의 명령 한마디에 죽음도 불사해야 하는 군대에서, 부하여군도 생사를 함께하는 전우이건만 이들 눈에는 단지 여자로만 보였나보다.

더욱 가관인 것은 새누리당 한 의원은 가해 여단장이 외박을 못나가서 성폭행이 발생했다며, 피해 여군을 '하사관 아가씨'라고 불렀다. 졸지에 수십만 군인들을 잠재적인 성폭력 가해자로 만들어버린 이 사람은 육사출신으로 군 기무사령관(중장)까지 지내고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단다.

더욱이 이 사람이군인권 개선 및 병영문화 혁신 특별위원회위원이었다니,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다.

대학은 어떤가? 지성의 전당이라는 대학에서 천재 수학자로 유명했던 대학교수가 20여 명에 이르는 제자를 성추행해서 조사받고 있다. 교수라는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해서인 학생과 조교들을 성추행했다니, 나이어린 피해자들은 존경받는 교수님의 두 얼굴에 얼마나 치를 떨었을까?

이처럼 성갑질은 학력, 직업, 나이, 장소 불문하고 발생하며, 일터라는 공간에서 주로 인사권이나 근로조건 등 권력을 가진 남성들이, 취약한 지위에 있는 여성을 성적 대상화해서 발생하는 비열한 범죄이다.

취업난으로 인해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취업,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삼포세대에서 인간관계까지 포기하는사포세대’, 그리고 내집 마련을 포기하는오포세대까지 등장하는 판에, 여성이 직장에서 성추행까지 당한다면 얼마나 그 상처가 클까?  

그런데 남성중심사회에서 군인, 학생, 아나운서, 캐디 등, 직업을 불문하고 여성이라면 모두 성적 욕망의 대상이 되고, 남성의 성욕은 참을 수 없는 본능이라며 성폭력 처벌에 관대한 사회라면 성갑질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성갑질은 권력 남용은 물론, 성차별과 성폭력, 남녀 불평등이 결합된 복합적인 문제이다. 부와 권력, 명성은 사회에 대한 책임과 함께 해야 한다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우리 사회 어디에서 찾아볼 수 있을까?


옥복연(종교와 젠더연구소장, 서울대 여성연구소 선임연구원)

출처: 불교 2015.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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