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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는 인정하되 차별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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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2-08-10 13:29 조회3,825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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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는 인정하되 차별 말아야
 
바야흐로 선거철이다. 국회의원 선거, 대통령 선거에 이르기까지 올 한해는 그 어느 때보다 정치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눈에 띄는 것은 각 당의 대표가 여성이라는 것이다.
 
여성법무장관, 여성 총리에 이어 여성대통령후보가 등장한 것이 오늘날 대한민국의 현주소이다. 오랫동안 우리 사회는 정치는 남성들이 하는 것이고, 여성은 육아나 가사 등에 전념해야 한다는 고정적인 성역할을 강조해왔다.
 
그리하여 여성이 직장생활을 하거나 결혼을 하지 않으면 ‘여성답지 못한’ 여성으로 치부되어 왔고, 남성이 부엌에 들어가는 것조차 금기시되었다. 하지만 최근 우리사회는 각 분야에서 여성의 참여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국가가 성평등을 강조하는 여성정책을 시행하고, 각종 여성차별금지법안을 만들거나, 심지어는 여성참여의 몫이 일정한 비율에 이를 때까지 여성을 우선적으로 배려하는 여성할당제까지 도입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의 능력을 활용하는 것이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인구의 절반이 여성
비구니 승가는 ‘자산’
종단 역량 강화에 도움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서, 높은 교육 수준과 여법한 수행력을 갖춘 비구니승가는 조계종단은 물론 불교계의 큰 자산이라고 할 수 있다. 승가의 반쪽인 비구니 승가의 능력을 중생을 위해 회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종단의 대사회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불교계, 나아가서는 지구공동체를 위해서도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비구니승가가 소극적 종단활동과 수동적 사회활동으로 인해 종종 비판받기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작년에 실시한 종교와 젠더연구소의 ‘출가자 성평등의식 실태조사’에 의하면 현재 종헌종법은 비구니승가의 적극적인 활동에 걸림돌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예를 들면 비구 스님과 비구니승의 숫자가 비슷함에도 불구하고 중앙종회의원 81석 가운데 비구니 스님은 단지 10석만 허용하고, 총무원의 책임 있는 자리는 비구승으로 제한하고 있다. 또한 산중총회법에 의하면 비구 스님은 비구계를 받은 지 5년이 지나면 산중총회의 구성원이 되지만, 비구니 스님은 교구관할 말사 주지만 구성원으로 허용하고 있다.
 
이처럼 비구니 차별적인 종헌종법은 실질적으로 비구니 승가가 종단내 역할을 수행하거나 적극적인 종단 참여를 가로막고 있다. 이는 마치 비구니 승가가 폐쇄적, 소극적이 되라고 강요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또한 종단 내에서 “단지 비구니라는 이유만으로” 이처럼 활동에 제약을 받게 되면 대사회적 역할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됨은 당연한 결과이다.
 
종단이 사회보다 높은 도덕적 윤리와 평등한 가치기준을 제시하여 모범을 보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종헌에서부터 비구니 승가를 차별하는 것은 포교에도 방해가 됨은 물론, 불교 발전에 있어서도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현재 범종단적으로 자성과 쇄신 결사를 추진하고 있다. 전통과 관습에서 벗어나 사회참여와 중생구제를 적극적으로 실천하며 소통과 화합의 진취적인 종단으로 변혁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때, 비구 승가는 비구니 승가를 지원하고 비구니 승가는 비구 승가와 협조하며 이부승가가 소통과 화합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차이를 인정하되 차별하지 않는 것이 진정한 자성과 쇄신 결사가 아닌가 생각한다.
 
옥복연 | 종교와 젠더연구소장
 
[불교신문 2802호/ 2012년 3월24일자]  특별 기고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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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선인화님의 댓글

선인화 작성일

모든 님들의 수고와
노력으로
정정한 사회에
이바지 되시길...
_()_두손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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