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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 성과 사랑을 말하다 - 절강 관음기행과 함께 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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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종교와젠더연구소 작성일25-02-27 10:54 조회7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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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종교가 없지만 불교에 대하여는 관심이 많다. 그래서 일본의 여러 사찰을 다녀 보았고, 이번에 절강성에 있는 관음성지를 방문하였다. 이번 방문에는 불교연구가들과 함께 하였고, 함께 한 불교연구가들이 쓴 책도 같이 읽었다. 관음보살은 원래 인도에서는 남자였으나 중국으로 넘어와서 여성으로 표현되기 시작했다.

 

우리는 자비로운 관음의 모습에서 위안을 얻고, 어려운 상황을 관음의 도움으로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을 얻는다. 왜 뭇 중생들이 관음을 찾으며 관음보살 앞에서 울면서 호소를 할까? 나는 그것이 궁금했고, 관음성지로 유명한 절강성 주산 보타낙가산에 가서 남해관음을 친견했다. 

또한 불교 속의 여성들의 모습을 통해서 불교가 궁극적으로 도달하려는 경지가 무엇인지도 생각해 보았다. 

 

불교에서는 남자 스님은 비구, 여자 스님은 비구니라고 한다. 우리나라 불교는 비구 중심이다. 비구니는 비구에게 복종해야 하는 것처럼 생각한다. 

 

그러나 불교의 역사에서 여성의 역할이 적지 않다. 

다만 이 책에서는 부처를 태어나게 한 마야 부인, 실제 키운 마하파자파티, 부처의 애를 나은 아내 야소다라에 대하여 나온다. 부처가 체력이 떨어져 도를 닦지 못할 때 죽을 준 여성인 수자타의 음식 보시도 있었다. 다만 역사속에 숨겨진 많은 비구니, 여성 불자에 대한 이야기는 없는 것이 아쉬웠다. 

 

불교는 남녀를 구분하지 않는 평등한 종교이다. 남녀에 상관없이 누구나 성불할 수 있다. 불교 신자 중에는 오히려 여성들이 더 많다. 우리나라 사찰을 가 보더라도 불경을 읽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여성이다. 

그러나 스님은 모두 비구 스님이어서 우리가 존경한다고 말하는 스님들은 대부분 남자들이다. 지금까지도 불교는 남자 중심의 체계여서 여성들이 그 안을 비집고 들어가는 것이 어려운 것 같다. 

그러나 여성으로 표현되는 관음보살은 여성의 모습으로서 자비롭고 따뜻한 얼굴로 불자를 바라본다. 

 

 

보타산에서 바라본 남해관음상의 얼굴은 무지 따뜻했다. 신자들을 바라보면서 그들의 어려움을 모두 들어주고 해결해 주실 것 같았다. 수 많은 사람들이 관음상이 있는 그 곳에서 향을 피우고 예배를 드리며 그들의 고통과 어려움을 이야기하였다. 

 

화엄경에는 보타낙가산이 남방의 해상에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런 기원으로 주산에 있는 보타산이 예로부터 관음보살이 계시는 곳이라 믿겨졌다. 

우리나라는 양양 낙산사에 관음이 계시다고 한다. 원효와 의상이 모두 관음이 현신했을 때 알아보지 못했다는 것이 삼국유사에 나온다. 

한국에서 나오는 관음보살에 대한 김신명숙 연구원의 글은 매우 재미있다. 금강산의 보덕각시와 관음 이야기, 안락국태자경의 원앙부인 등을 통해 관음사상이 우리 토착종교와 관련되는 모습이 나온다. 

 

서양에서는 관음이 여신으로 여겨진다고 한다. 서구 여성들이 보는 관음은 자연에 살아있는 신성한 힘이자 형상이며 질병의 고통 속에 있을 때 찾아와 위로해 주는 여신이다. 

그리고 자비로운 어머니이고 구제할 때 찾아와 영적 성장을 안내해 주는 안내자라고 한다. 즉 적극적인 여성으로서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여인의 모습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김성순 교수의 '불설대장정교혈분경'은 여성의 몸을 부정한 것으로 보는 불교의 신체관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여자들이 아이를 낳으면서 흘리는 피가 부정하여 지옥에 가기 때문에 아들인 자식이 지옥에 있는 어머니를 위하여 제사를 지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과 일본의 교단들은 이러한 사상을 가지고 포교하고 제사를 지냈다. 혈분재는 사망한 모친의 영혼이 피의 호수에 떨어지는 벌로부터 구하는 의식이다. 어머니가 지옥에 떨어졌을 때 어머니가 스스로 참회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아들이 의식을 실행해야만 구제를 받는다고 한다. 

심지어는 어머니가 살아 있을 때에도 자녀들이 혈분재를 하였다고 하는데 이는 생전예수재와 비슷하다. 일본에서는 나가레간죠라는 의식이 있는데 이는 사람의 통행이 잦은 물가 근처 길 위에 불게 물든 옷감을 펼쳐 놓고 바가지와 물통을 두면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옷감 위에 물을 끼얹어 계속 물이 빠지게 하는 것을 말한다. 

붉은 색은 여성이 흘린 피를 의미하고, 옷에서 붉은 색이 빠지는 것을 구제의 의식으로 보는 것이다. 불교의 이러한 사상은 여성의 지위를 낮추고 부정하는 가부장제도의 풍토 속에서 나온 것이다. 

 

나는 불교의 많은 이야기들이 지닌 많은 상징성에 대하여 관심이 많다. 

시대가 변하여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짐에 따라 불교의 많은 교리들도 재해석될 필요가 있다. 2500년 이상 불교의 교리는 시대에 따라 변하고 적용되었다고 본다. 지금 시대에 미륵의 출현을 이야기한다면 사람들이 믿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불교가 주는 마음을 정화하는 많은 말씀은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고 있다. 거대한 불상이 절대자로서 수많은 불자의 고통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처럼 보인다. 

중국의 큰 사찰들의 수 많은 불상과 보살들을 보면서 나도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인간은 아직도 미약하다. 인간의 정신은 언제나 튼튼할 수 없다. 절대자에게 의지하고 그의 뜻을 따르려는 사람들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부처는 위대하다고 생각한다.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과 지지를 받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이제 더 불교에 대하여 깊이 이해할 시간이 된 것 같다. 이 책과 함께 한 여행도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2025. 2. 26.

걷는 변호사 조용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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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걷는 조용주 변호사와 함께 하는 아름다운 세상 https://m.blog.naver.com/oklawyer/223775584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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