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책] 붓다, 성과 사랑을 말하다_ 최형미 객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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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종교와젠더연구소 작성일25-03-04 16:12 조회23회 댓글0건본문
섹스로 갈라진 종교
지금 기독교는 섹슈얼리티를 중심으로 혼란에 빠져있다. 세례나 신앙고백 여부가 아니라 동성애 지지 여부로 신앙의 진짜 가짜를 가르고 있으며, 목사까지 출교시키는 실정이다. 이 시기에 불교계에서 9명의 페미니스트들이 함께 『붓다, 성과 사랑을 말하다』 (불광출판사)를 출간했다. 나만 옳다고 여기는 근본주의를 되돌아보기 위해 이웃 종교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본다.
끊어내는 것도 자비다
종교 통역사 현경은 해방신학자다. 기독교 신학자인 그는 자신이 만난 불교 스승들과의 대화 이야기를 전한다. 그에게 기독교가 학문이었다면 불교는 수행이며 경험이다. 사람들은 사랑 때문에 목숨을 걸기도 하지만, 그것을 하찮은 것으로 여기기도 한다. 수많은 여성의 멘토이며 든든한 스승인 현경은 바로 이 시시 껍적한 이야기를 한다. 전남편과의 갈등으로 힘겨워할 때 그는 숭상 스님을 만나 100일간의 명상 기도를 하며 해결했다고 말한다, 결국 괴로운 것은 자신의 문제였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과정이었다고. “끊어내는 것도 자비다”. 그는 문수보살의 진리의 칼로 사랑의 지평을 넓혔다.
욕망, 가죽 주머니에 똥 같은 물건
불교는 인간의 욕망을 어떻게 바라볼까? 경전 이야기꾼 이미령은 붓다의 사랑 이야기를 전한다. 출가 후 수행과정에서 성적으로 유혹하는 여자들을 ‘가죽 주머니에 똥을 담은 더러운 물건’이라고 여기며 그날로 깨달음을 얻었다. 그렇다면 불교는 섹스나 인간의 몸을 더러운 것으로 보았다는 것인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한다. 사랑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삶의 맥락에 따라 판단하라는 풍요로운 해답을 주고 있다. 특히 부부간의 윤리는 베풂과 지혜를 확장하는 방식으로 나가야 한다고 이야기 하며 노부부의 사랑에 관한 불교의 지혜를 나눈다. “나그네들이 저녁이 되어 함께 머물지만, 아침이 되면 제 갈 길을 가느라 흩어지는 것처럼 이번 생에 사랑하는 연인이 서로 흩어지게 된다.”
붓다가 페미니스트라는 말
불교페미니스트 옥복연 원장은 붓다가 페미니스트 였다고 주장한다. ‘so what?’ 무엇을 말하려 하는 것일까? 옥 원장은 붓다의 가르침이 페미니스트 사상과 유사한데 왜 교단법은 성차별적이며, 왜 여성들은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여성에 관한 출판물은 적은가 묻는다. 땔감 한 묶음에 여성을 팔고 사던 시대에 붓다는 여성들을 보호하고 비구니계를 열었다는 것을 환기시키며, 특히 붓다 주변의 여성들, 상서로운 생모, 헌신적인 양모, 의연한 구도자였던 부인의 이야기를 전한다. 옥 원장은 불교는 페미니즘을 만나 가부장제의 때를 벗고 원래의 가르침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시대적 요구로 여성 불자들이 깨어났으니 교단이 응답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조선 초기, 종교적 카리스마를 갖춘 비구니
한국 종교문화연구소 민순의 연구자는 조선 전기 왕실의 사대부 여성들이 불교를 통해 해놓은 수많은 일들을 꼼꼼하게 자료로 제시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종교적 카리스마를 갖춘 비구니들은 단지 가정의 화합이나 자손의 번영이 아니라 경제 정치적 차원에서 왕권 강화를 강력히 추진해 왔던 것을 재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성의 관점에서 보니 비로서 역사가 새롭게 읽힌 것이다.
생리혈과 출산과정을 성불과정과 연결한 불교
여신연구자 김신명숙은 관세음보살은 여성일까 남성일까? 라는 질문한다. 동남아 일대에는 여성으로, 중국에서나 남성으로, 그리고 인도에서는 여성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것은 불교의 토착화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이다. 김신박사는 우리나라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설화를 통해 불교에서 여성적 특징이 생리혈과 출산과정을 성불과정으로 그려내는 것에 주목한다. 특히 자신을 버린 아버지 왕에게 자신의 눈과 손을 주며 살려내는 묘선 공쥬 설화에는 우리나라 관음이 여성의 이야기에도 기반이 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여성성의 고귀함을 발견하는 것은 여성을 차별하고 함부로 대하는 수많은 성폭력을 해결하는데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성소수자를 받아준 붓다
불교계는 비교적 성소수자 문제에 포용적이다. 특히 효록스님은 오랫동안 성소수자 운동을 확장하고 있다. 승단 초기에 이미 성소수자들이 출가해서 공동체 생활을 했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붓다는 계급의 다양성은 명칭에 불가하며 출가자들에게 성적 교섭을 금했지만, 재가자들에게 성적 교섭을 통해 즐거워하고 유쾌하고 살아가는 것을 허용했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팔리어 율장에서는 구체적으로 다양한 성적 지향 뿐 아니라 성교에 관한 것을 자세하게 기술하여 당시 자신들의 어려움을 솔직하게 나눌 수 있는 장이 형성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괴로움의 종식이 수행의 목표일진대 성 소수자들도 그 비밀을 언어와 비언어로 자유롭게 표현할 때 그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보며 성소수자 포교의 길을 보여준다.
다양한 여성성을 보여준 간다라 불전 미술
모든 사람의 언어인 예술로 미술로 그린다는 것은 기린다는 것, 기억한다는 것, 존중한다는 의미다. 유근자 교수(순천대)는 1-4세기에 등장한 간다라 미술 속에는 수많은 여성의 모습을 소개한다. 어머니 마야, 죽은 후에도 아들 수다야에게 젖을 먹인 어머니, 자식에게 보시하는 어머니. 자식을 교화하는 어머니, 다른이의 자식도 소중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1만명의 아들을 둔 어머니 귀자모 하리티, 아내, 여신, 유혹하는 여성등은 그 시대의 여성성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지금 불교계의 여성상은 어떻게 예술로 표현될까를 질문하는 듯 있다.
생리혈은 왜 거대 종교에서 부정한 것이 되었을까?
지금도 힌두교를 믿고 있는 네팔에는 생리하는 여성을 외부 창고에 머물게 하는 차오파디 관습이 살아있다. 여성들은 들짐승에게 공격받거나 심지어 강간과 폭력에 시달리기도 한다. 김성순 교수(전남대)는 불교안에서 생리혈이 부정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 것은 1세기 초반에 대승불교로 접어들면서였다는 것을 밝히며 그것은 여성의 몸을 부정한 것으로 관상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심지어 혈분경은 혈분지지옥, 즉 피로 가득찬 지옥까지 상상하였다. 하지만 김 교수는 여성의 혈이 풍요의 상징으로 사용되기도 했다는 것을 환기하며, 가부장 종교가 여성혐오를 만들어내는 역사를 밝혀내고 있다.
여자의 몸으로 태어나 깨달음에 이르고
남성들은 득도를 위해 산으로 들로 고행의 길을 떠난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들은 일상이 고행이 아닌가? 김영란 소장(나무여성인권상담소)은 “원수, 장애, 병과 고난은 모두 사포이며 우리를 부드럽게 만듭니다” 라는 뗀진 빨모 스님의 이야기를 전한다. 여성의 몸이 오히려 수행에 더 적합하다는 말은 많은 가부장 종교를 비판하며 여성들의 종교적 실천을 선포한 것이다. 그는 고난과 역경을 다양한 수행방식을 만들어내고 깨달음으로 전환한 불교의 여성 스승들의 이야기로서 우리 시대의 여성들을 위로한다. 여성을 남성의 예속된 존재라고 믿었던 시대에 붓다도 여성들을 자기 제자로 받아들이지 않았는가?
성과 사랑은 관계의 문제다
위계는 권력과 폭력으로 유지된다. 상호 의존적인 평등한 관계는 연결이다. 모든 존재의 연결을 믿는 불교는 이미 평등을 모든 사상에 깔고 있다. 성과 사랑에 관해 이야기하기 위해 이 책은 불교 안에서의 여성과 남성의 문제를 근원적으로 질문하고 위계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길을 찾고 있다. 이것은 걸개가 되어 또 다른 상상과 실천이 만들어질 것이다. ‘불자 여성들이 일어서니 이제 불교계는 응답하라’는 9명의 페미니스트들의 외침에 필자도 가슴도 두근거린다.
필자 최형미 여성학자.
감리교 신학대학 객원교수, 차별너머 공동대표.
차이, 다양성, 교차성의 정치학, 아시아 페미니즘, 에코페미니즘 등을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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