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장 보살의 길 

8절 보살의 발원

       보살의 회향이란

금강당보살이 모든 보살에게 말했다.

"무슨 뜻으로 회향이라 이름하는가.

 세간을 영원히 건너 피안彼岸에 이르게 하므로 회향이라 하고,

 여러 가지 무더기에서 길이 벗어나 피안에 이르게 하므로 회향이라 하며,

 언어의 길을 건너서 피안에 이르게 하므로 회향이라 하고,

 여러 생각을 떠나서 피안에 이르게 하므로 회향이라 하며,

 자아가 있다는 견해를 끊고 피안에 이르게 하므로 회향이라 하고,

 의지한 곳을 아주 여의어 피안에 이르게 하므로 회향이라 하며,

 짓는 일을 영원히 끊고 피안에 이르게 하므로 회향이라 하고,

 모든 존재에서 벗어나 피안에 이르게 하므로 회향이라 하며,

 모든 취착을 버리고 피안에 이르게 하므로 회향이라 하고,

 세상 법을 영원히 떠나서 피안에 이르게 하므로 회향이라 합니다.

 보살이 이렇게 회향할 때,

 업에 직착하지 않고, 과보에 집착하지 않으며, 몸에 집착하지 않고, 물건에 집착하지 않으며, 

 세계에 집착하지 않고, 방위에 집착하지 않으며, 중생에 집착하지 않고, 중생 없는 데도 집착하지 않으며,

 모든 법에 집착하지 않고, 모든 법 없음에 집착하지도 않습니다.

 보살이 이렇게 회향할 때,

 이 선근으로 세간에 널리 보시해서 모든 중생이 부처님 지혜를 이루어 청정한 마음을 얻고 지혜가 명료하며,

 안으로 고요하고 밖으로 인연에 동하지 않으며,

 삼세 부처님의 종성을 증장하고 성취하기를 원합니다."                  《화엄경》〈십회향품〉  

출처 : 대한불교조계종불교성전편찬위원회(2021), 『불교성전』, 조계종출판사(2021), pp.53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