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 위대한 가르침

1절 만족스럽지 못한 현실

2항 삶은 괴롭다

    늙음에 대한 암바팔리 비구니의 게송

꿀벌 색깔처럼 검고 끝이 곱슬거리던 내 머리카락은

나이가 드니 거친 삼[麻]처럼 되었구나.

진리를 설하는 분이 말씀한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꽃으로 가득한 향기를 머금은 비구니 같았으나

나이가 드니 짐승 털처럼 역겨운 냄새가 나는구나.

진리를 설하는 분이 말씀한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빗과 핀으로 정성스레 다듬고 화려하게 만들어

잘 가꾼 동산처럼 우거졌으나

나이가 드니 가늘어지고 여기저기 벗겨졌구나.

진리를 설하는 분이 말씀한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금붙이로 장식하여 화려하게 땋아 내렸으나

나이가 드니 대머리가 되어가는구나.

진리를 설하는 분이 말씀한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마치 화가가 잘 그려낸 곡선처럼 내 눈썹은 아름다웠으나

나이가 드니 축 처지는구나.

진리를 설하는 분이 말씀한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내 눈은 보석처럼 빛났으나

나이가 드니 더 이상 빛나지 않는구나.

진리를 설하는 분이 말씀한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한창때 유연한 봉우리처럼 화려했던 내 코는

나이가 드니 마치 긴 고추 같구나.

진리를 설하는 분이 말씀한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잘 만들어진 팔찌 같던 내 귀는 한때 빛났으나

나이가 드니 오므라드는구나.

진리를 설하는 분이 말씀한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갓 돋아난 파초 잎 색깔처럼 내 치아는 빛났으나

나이가 드니 누렇게 부서지는구나.

진리를 설하는 분이 말씀한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깊은 숲속의 뻐꾸기가 우거진 나무 사이를 날아가듯

내 음성은 달콤했으나 나이가 드니 갈라지는구나.

진리를 설하는 분이 말씀한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잘 갈고닦은 소라고둥처럼 내 목은 빛났으나

나이가 드니 구부정해지는구나.

진리를 설하는 분이 말씀한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둥근 빗장처럼 내 팔은 빛났으나

나이가 드니 빠딸리 나무처럼 말라버리는구나.

진리를 설하는 분이 말씀한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금붙이로 장식하던 내 손은

나이가 드니 양파 줄기 같구나.

진리를 설하는 분이 말씀한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솟아올랐고, 둥글고, 단단하고, 높았던 내 가슴은 빛났으나

나이가 드니 빈 물자루처럼 늘어졌구나.

진리를 설하는 분이 말씀한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잘 다듬어진 황금 장판처럼 내 몸은 빛났으나

지금은 주름으로 덮였구나.

진리를 설하는 분이 말씀한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마치 코끼리 코처럼 부드러운 곡선을 가진 내 다리는 빛났으나

나이가 드니 대나무 매듭처럼 되었구나.

진리를 설하는 분이 말씀한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황금 발찌로 장식한 내 발목은 빛났으나

나이가 드니 참깨 줄기처럼 되었구나.

진리를 설하는 분이 말씀한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마치 부드러운 솜을 넣은 것처럼 내 발은 빛났으나

나이가 드니 주름이 지고 갈라지는구나.

진리를 설하는 분이 말씀한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지금 이와 같은 물질 무더기는

회반죽이 모두 벗겨진 집과 같다.

진리를 설하는 분이 말씀한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장로니게》  

출처 : 대한불교조계종불교성전편찬위원회(2021), 『불교성전』, 조계종출판사(2021), pp.172-1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