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 관점에서 본 법: 형사법체계 내에서의 젠더화된 섹슈얼리티를 중심으로 

장다혜(한국형사정책연구원) 

한국의 형사법 영역에서 젠더 관점의 등장은 1990년대 활발하게 전개된 여성주의 법개정 운동이 제기해왔던 여성폭력(violence  against  women) 혹은 젠더기반폭력(gender-based  violence)이라는 개념의 활용이라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당시 사회적 인식과 법현실의 한계로 인해 실제 법의 제정 및 개정의 과정에서 젠더 관점에서 구성된 여성 폭력이라는  개념은 성폭력’, ‘가정폭력’, ‘성매매’, ‘성희롱’ 등 각각 폭력유형을 의미하는 용어로 분산되어 사용되었다.

1994년 제정된 구<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과 구<남녀차별금지및구제에관한법률>, 1997년 제정된 <가정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2004년 제정된 <성매매알선등행위의처벌에관한법률>은 한국사회의 여성폭력에 대한 법정책이 각각의 유형에 집중 되게 하는 제도적 틀이 됨으로써, 그 중요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여성폭력 및 젠더기 반폭력의 개념이 제기하는 형사법체계에서 젠더 불평등의 문제를 가리는 주요한 축이 되었다. 

이러한 배경에서 2017년 촛불시민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에 등장한 실질적인 성평등 사회 실현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젠더폭력’이란 개념은 이른바  국면의 전환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비록 문재인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젠더폭력 개념의 의미와 내용이 모호하며 스토킹, 온라인 성범죄, 데이트 폭력 등 새롭게 대두 되는 젠더폭력의 행위유형을 제시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한계가 있으나, 젠더의 관점에서 성별불평등을 강화하는 내지 그 결과 발생하는 폭력이라는 개념을 제시함으로써 형사법 영역에서 젠더 불평등을 둘러싼 논의의 장을 여는 포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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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 별도 첨부 

출처 : 2018 한국여성학회 추계학술대회 자료집(초록편집본) pp.4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