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WDI [2020년 젠더리뷰 봄호]

2020년, 새로운 10년의 젠더 이슈

황정미

1. 들어가며 : 2020년 성평등 전환을 조망하다

21세기가 시작되고도 어느 새 20년이 흘렀다. 2020이라는 숫자는 그 모양 자체로 모종의 전환점 같은 묘한 이미지를 풍긴다. 전 세계가 하나의 시공간으로 연결되고, 새로운 쟁점과 관심, 정동(affect)들이 다양한 미디어와 네트워크를 통해 시시각각 전달되면서 증폭되는 오늘날의 환경에서, 미래의 흐름을 섣불리 예측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특히 성평등 정책, 젠더 이슈, 페미니즘을 둘러싼 논쟁의 역동성과 휘발성이 그 어느 때 보다도 높아진 것이 한국사회의 현실이다. 온라인을 통한 페미니즘 대중화, 촛불시위 참여와 페미존(페미니스트 존)의 경험, 아래로부터 불거진 미투 운동과 스쿨 미투의 확산, 온라인 커뮤니티/웹하드/텔레그램 등 플랫폼을 옮겨 다니며 준동하는 온라인 성폭력 문제, 여성 노동과 돌봄을 저평가하는 노동시장의 성차별 고착화 등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운 새로운 쟁점들이 구래의 차별 구조와 교차하고 있다. 새롭게 불거지는 현안들이 늘어날수록 젠더 이슈도 영역별로 분화되어 세부 논의로 이루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그와 동시에 “나무보다 숲”을 보면서 큰 흐름을 조망하려는 관점 역시 매우 중요하다.

이 글은 향후 10년의 젠더 트렌드를 예측하는 식의 미래학적 시각과는 무관하며, 현재의 쟁점들을 일련의 흐름 속에서 이해하기 위한 통합적 젠더 관점을 찾아가는 작은 노력의 일환일 뿐이다. 2020년 세계 여성의 날에 즈음하여 올해의 젠더 주제와 연대활동 방향을 제시하는 몇 가지 논의들은 이를 위한 좋은 출발점으로 삼을 만하다.

젠더리뷰 - 한국여성정책연구원

www.kwdi.re.kr › publications › genderReview

제56호, [2020년 젠더리뷰 봄호] (2020.04.06.)

https://www.kwdi.re.kr/publications/genderReviewView.do?p=1&idx=1255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