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은 시대정신인가 / 박이은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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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20-04-25 22:38 조회4,163회 댓글0건첨부파일
- 페미니즘은 시정신인가, 정책현장에서 바라보다_박이은희 (한국여성정책연구원).pdf (7.4M) 0회 다운로드 DATE : 2020-04-25 22:3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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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DI [2020년 젠더리뷰 봄호]
페미니즘은 시대정신인가:
정책현장에서 바라보다
박이은희
나는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으로, 공무원 단체 조직에서 활동가로 일한 경력이 있다. 2012년, 30대 후반의 늦은 나이에 여성학 공부를 시작했고 지금은 300명 정도가 일하는 한 중앙부처 소속 기관에서 2019년부터 ‘성평등 정책 담당’ 임기제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다.
동시대 한국이라는 같은 공간이지만 어느 공간에 속해 있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지식과 규범이 지배하는 세계를 살기도 하는 것 같다. 지금 내가 속한 세계는 지난 몇 년 사이 몸담고 있던 공간과는, 판이하다. 페미니즘을 공부하면서 관계와 연결성, 문화를 분석하고 살피는 일에 익숙해졌기 때문일 수도, 페미니즘이 체현된 결과일 수도 있을 것이다.
‘페미니즘은 시대정신인가’라는 문장이 질문인지 의제인지 금방 정리되지 않았다. 화두를 던지고 있는 것인가? 누군가는 ‘당연하지’라고 답할 것 같았고, 어떤 이는 ‘한줌 페미니스트들의 지향이나 욕망의 소산이겠지’라고 답할 것 같았다. 또 다른 쪽에서는 ‘페미니즘? 헐~ 헐~ 페미니즘이라니...’라고 도끼눈을 뜨고, 혀를 끌끌 차는 소리가 들리는 것도 같았다.
‘다른 이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궁리 끝에 같은 물음을 스스로에게 다시 던졌다. 감정과 직관은 긍정과 부정의 극단을 오갔다. 유사 이래 여성의 역사, 이론, 행동주의로서 페미니즘과 같은 거대 서사의 언어들이 거칠게 지나갔다.
한편, 내가 살아내야 했던 일상과 많은 사건의 구체적인 얼굴과 이름들이 떠오르는 순간, 세계를 인식하는 나의 판단의 준거가 다시 주류 지식 생산 체계와 규범으로 회귀한 것은 아닌가라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백수이면서 박사수료생이던 1년 전 나와 현재 공공기관의
페모크라트(페미니스트 관료)를 자처하는 나의 대답이 이렇게 다를 수 있다니... 이 다름은 지금 이 순간에도 내 안에서 공존한다. 여성학을 전공하고, 나와 같은 현장에서 성평등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 이들의 생각이 궁금했다.
이 글은 지방자치단체와 중앙행정기관 등 정부조직에서 성평등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 사람들과 ‘페미니즘은 시대정신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함께 나눈 이야기들을 정리한 것이다.
출처: 젠더리뷰 - 한국여성정책연구원
www.kwdi.re.kr › publications › genderReview
제56호, [2020년 젠더리뷰 봄호] (2020.04.06.)
https://www.kwdi.re.kr/publications/genderReviewView.do?p=1&idx=125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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