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3국(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의 대도시 시민 중 20대~40대의 한류 접촉자 비율은 80% 이상, 과거 약 2개 년 동안 한국 드라마와 영화 시청 및 가수 현장 공연 관람 횟수 1인당 6~10개이다. 한류에 대한 이들의 평가는 100점 만점에 90점 수준이며 특히 한국 배우의 연기력과 대하여 극히 호감을 갖고 있다. 한류를 많이 접촉한 사람들의 한국산 화장품, 라면, 소스, 소주의 선택 비율은 한류를 적게 접촉한 사람들보다 3~5배가 더 많다. 한류는 정부와 기업의 공동 투자 산업이 되어야 하며, 한글의 보급도 한류에 대한 열풍을 지속시킬 것이다.
이 자료는 동남아시아 3개국에서 한류의 열풍에 대한 경험적 자료를 토대로 한류가 동남아시아인의 한국 상품의 선택과 선호에 끼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밝힘에 그 목적이 있다. 자료는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대도시에 거주하는 20~49세 1,502명을 대상으로 2024년 2월에 설문 조사를 한 결과이다.
동남아시아 대상 주요 한국 상품의 수출 증가 추세
2023년 동남아 3개국으로 수출한 한국의 화장품은 2.75억 달러, 5년 전에 비하여 43% 증가된 금액이다. 소주는 1.1억 불, 5년 전 대비 72% 증가하였으며 냉동만두는 4천만 불, 5년간 69% 증가하였다. 라면은 매해 약 6천만 불의 수출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2023년에 위 4개 품목의 수출액이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향후 동남아시아 대상 한국 상품의 수출이 더욱 증가할 수 있음을 예고한다.
동남아시아 3개국의 인구수는 4.5억 명이며 평균 연령이 30대여서 향후 소비의 변화가 확실하고 경제성장률은 3%~5%로 미국, 유럽에 비하여 높은 편이다. 내수 소비 부진, 경제성장률 둔화, 고령화의 3대 난관에 처한 한국의 내수 시장에 비하여 미래 전망이 밝은 시장이다.
동남아시아에서 80% 이상이 한류를 접촉 중
동남아시아에서 한류 (한국의 드라마, 영화, 가수 공연)의 열풍은 대단하다고 한다. 한류는 동남아 소비자의 한국상품 선호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한다. 이 자료에서는 그러한 관념 혹은 직관적 사고를 실증적 자료로서 입증하고자 한다.
동남아 3개국의 20-49세까지의 대도시 시민 중 2022년 1월 이후 2024년 2월까지 한국 드라마를 한 개라도 본 사람은 91%이며, 그 기간 중 1인당 평균 7.0개의 한국 드라마를 보았다. 같은 기간 동안 한국 영화를 본 비율은 85%이며, 1인당 평균 6.1개의 한국 영화를 시청하였다. 약 2년 동안 (26개월) 한국 가수 공연을 보았던 사람은 45%이며 평균 3.6개를 관람하였고, 핸드폰으로 한국 가수의 공연을 본 사람은 86%, 평균 9.7개를 보았다. 동남아시아 20-49세의 거의 모든 소비자가 한국의 드라마, 영화, 가수를 TV나 핸드폰으로 보고 있으며 1인당 평균 6~10개의 한류를 보고 있다. (그림 2. 참조).
약 2년 동안 동남아 3개국 시민이 보았다고 하는 한국 드라마는 172개이며, 그 중 <눈물의 여왕>, <18어게인>, <닥터 슬럼프>, <피라미드 게임>의 시청자가 더 많았다. 같은 기간 동안 그들이 보았다는 한국 영화는 83개이었으며, 그 중 <기생충>, <파묘>, <부산행>의 시청자가 더 많았다. 이들 중에서 더 좋아하는 한국 배우로는 <이민호>, <송혜교>, <김수현>, <송중기>, <현빈> 등이 꼽히고 있다. 공연장에 가서 직접 관람하거나 핸드폰으로 본 영상의 주인공으로는 <블랙핑크>가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BTS, 리사, NCT, GOT7, 아이유 등이 언급되었다.
한류에 대한 동남아시아인의 평가는 매우 호의적
경험한 한류에 대한 동남아시아인의 호감도는 매우 높았다. 한국 드라마에 대하여 75%가 흡족하였으며 (‘아주 아주 좋다’: 37%, ‘아주 좋다’: 38%), 한국 영화에 대해서는 80%가 만족스럽다는 평가이다. 직접 가서 본 가수 공연에 대해서는 90%가 만족, 핸드폰으로 보는 한국 가수 공연에 대하여도 80%가 좋았다는 평가이다. 이러한 평가를 100점 만점으로 환산하면 90점의 수준이다. 놀라울 만큼 호의적인 평가이다.
한국 드라마, 영화, 공연에 대한 동남아시아인의 항목별 평가를 보면 더욱 흥미롭다. 드라마와 영화의 핵심 속성인 <스토리>, <이야기 구성>, <배우의 연기력>, <주연 배우의 매력>, <장면>, <음향>, <대본>, <긴박감 등 속도>의 7개 측면 모두에서 한국 영화와 드라마가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측면이 <스토리의 독특성: 3.35>와 <배우의 연기력: 3.32> 및 <주연 배우가 매력적인 점: 3.33>이다. 배우의 연기력과 매력은 호감도 면에서 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의 배우에 비한 독특성’에서도 가장 높은 평점을 받았다. 한국 드라마와 영화는 그 <스토리>와 더불어 한국 배우의 <연기력>과 그 <연기의 독특성> 때문에 동남아시아인에게 환영을 받고 있고, 그들을 열광하게 만든다. 왜 우리나라 배우들의 연기력과 매력이 주변의 다른 나라 배우들에 비하여 더 좋다고 느껴질까?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다른 나라의 것과 동남아시아 소비자에게 직접 보여주면서 각 속성별 평가를 정량적, 정성적으로 조사한 결과는 공개할 수 없으나 (한국리서치는 특정 고객의 요청으로 User Experience 기법을 이용하여 조사하고 있음) 필자가 짐작하기에는 우리 배우들의 표정과 연기는 그냥 현실감이 확 와 닿는다. 주변의 다른 나라의 배우들의 연기를 보면 어딘가 어색하고 과장된 느낌이 든다. 억지로 꾸민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어렸을 때부터의 습관이 아닐까? 우리는 그들 나라의 사람들에 비하여 내 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들은 타인의 눈치를 많이 보고 배려의 규칙을 지키고 혹은 제도 속에서 과장되게 충성하거나 반발하는 훈련을 받은 것이 아닐까 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 우리 문화 – 많은 사람들이 서로 공통적으로 노력하고 행동하여서 습관이 된 그 무엇 – 의 강점이라고 추측하고 싶다. 잘 놀고, 잘 마시고, 잘 싸우고, 잘 대들고, 사랑과 연민에 울고 웃는 우리의 문화 속에서 태어난 우리의 배우들이 있어서 한류가 이렇게 환영을 받고 있는지도 모른다.
한국 가수의 공연에 대해서는 <노래 그 자체>, <춤 손짓 표정 등 무대 연기>, <밴드의 공연>, <무대의 조명과 디자인>, <가수의 의상>, <관중과 호흡 등 상호작용>, <공연장 입장 가격>, <공연장까지의 교통 편리성> 등의 속성에서 평가를 받았다. 그중 가장 높은 평가는 <노래 그 자체: 3.53>와 <춤 손짓 표정 등 무대 연기: 3.49>이었다. 이 두 가지 점은 독특성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K-Pop의 노래가 꼭 한국적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한국인의 정서를 담고 있음은 사실일 것이다. 무대에서의 연기도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처럼 실감 나는, 연기자의 마음속을, 노래 속을 그대로 거침없이 표현하는 장점이 있기에 환영을 받는 것이라고 본다.
한류는 그냥 예술이 아니다. 그 안에 한국인의 깊은 정서와 표현이 있기에 이토록 많은 동남아시아인으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앞으로도 한류의 세계화를 지속하자면 이러한 감성적 특징을 더욱 깊게 파고들어야 할 것 같다.
한류 접촉 빈도가 높을수록 한국 상품의 선택률은 상승
동남아 3개국 20-40대의 소비자 중 34%가 한국의 드라마, 영화, 가수가 그들의 한국 상품 선호에 ‘매우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대답하고, 47%는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응답하였다. 즉, 이들 중 80%가 한류 덕분에 한국 상품에 대한 호감이 많아졌다. 인도네시아에서는 81%, 태국에서도 80%, 베트남에서도 81%이다. 동남아시아의 한류 열풍이 우리 기업의 수출 증가에 기폭제가 되고 있다. (그림 3. 참조)
상품 종류별 한류에 대한 접촉 빈도와 한국 상품 선택 비율의 관계도 입증되고 있다.
- 기초 화장품: 한류에 대한 접촉 빈도가 높을수록 한국 화장품을 선택한 소비자의 비율이 높다. 태도가 아니라 한국 화장품의 실제 구매율, 즉 행동의 결과이다. 한류를 8번 이상 접촉한 사람들 중에서 화장품을 10회 샀다면 5번 이상 한국산을 선택한 비율이 35%이다. 한류를 2회 미만으로 접촉한 사람 중에서 한국 산 화장품을 5번 이상 산 사람은 7%밖에 안 된다. 5배의 차이이다. 한류를 접촉할수록 한국 화장품의 구매 회수 (선택 점유율)이 늘어나고 있다.
- 라면: 한류를 8번 이상 접촉한 사람 중에서 라면 구입 10회 중 한국 라면을 7번 이상 산 비율이 29%, 한국 라면 산 적이 없다는 사람은 4%뿐이다. 반면, 한류를 2회 미만 접촉한 사람 중에서는 한국 라면을 7번 이상 산 비율은 6%뿐이고, 한국 라면을 산 적이 없다는 사람은 31%가 된다. 라면의 경우에도, 한류 접촉이 빈번했던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한국 라면 구매 빈도는 4배의 차이가 난다.
- 소스: 한류 접촉 빈도가 많았던 사람 (8회 이상) 중에서 한국 소스 선택률이 5회 이상인 사람은 43%, 한류 접촉이 거의 없었던 (2회 이하) 사람 중에는 그 비율이 13%이다. 역시 3배 이상의 차이가 난다.
- 소주: 한류 접촉 8회 이상인 사람 중에서 한국 소주를 30병 이상 선택한 비율은 32%, 한류 접촉이 2회 미만인 사람 중에서는 10%밖에 안 된다. 3배의 차이이다.
- 한국에 가보고 싶은 정도: 한류를 8회 이상 접촉한 사람 중에서 “어떤 일이 있어도 금년 중에 한국에 가고자 한다”는 사람이 35%인데, 한류 2회 미만 접촉자 중에서는 10%이다. 역시 3배의 차이이다. (그림 참조)
단순하게 셈을 하면, 한류를 많이 (약 2년간 8번 이상) 접촉한 사람의 한국 상품 선택률과 한국 방문 의도는 한류를 거의 (2회 미만) 접촉 안 한 사람에 비하여 상품에 따라 3배~5배의 차이가 난다. 화장품 (Carmer V 계수: 0.26), 라면 (0.27), 소주 (0.26) 시장에서 한류 접촉에 따른 한국산 선택 비율이 더욱 커지고, 소스에서 조금 낮으나 확실한 상관이 있으며 (0.24), 한국 방문 의도에서도 그 상관성 (V 계수)은 0.23으로 낮지 않다.
한류는 정부와 기업의 공동 투자 산업
이렇듯, 동남아시아에서 한류는 한국 상품 선택에 실증적으로 확실하고 아주 높은 긍정적 효과를 나타낸다. 어떻게 한류에 투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동남아 시장에서 한국 상품 수출에 대한 한류의 기여도는 금액으로 정확히 환산할 수 없지만 적어도 기초화장품, 라면, 냉동만두, 소주의 4개 제품만의 수출액 (2023년도) 합계 3.5억 불의 10% 이상은 될 것이다. 즉, 3, 500만 불, 우리 돈으로 약 400억 원. 4개 상품군에 한하여서 말이다. 우리 정부와 동남아 수출 기업은 한류의 덕을 즐기고만 있을 것이 아니라, 스스로 동남아시아 시장을 위하여 한류를 더욱 깊게 더욱 강하게 키워야 할 것이다.
끝으로, 동남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류만이 아니라 한글의 보급을 외치고 싶다. 문자는 그 나라 문화의 상징이며 대표다. 한글은 배우기 쉽다. 필자가 외국의 오지를 다니면서 한글을 한 번도 보지 못한 청소년에게 한글로 본인 이름을 쓰도록 가르치는 데 (받침 없이) 대개 15분, 길어도 30분이 안 된다. 근년에 이르러 KLAT (Korean language Ability Test)가 유럽 및 아시아의 여러 국가에서 시행되고 있으나 이것은 ‘시험’이다. 문화적 보급과 차이가 있다. 동남아시아 사람들은 한국 드라마에서 한글을 배우고 따라 하면서 재미있어 한다. 이런 한글의 문화적 전파를 우리 정부와 기업이 협력하여 더 넓고 깊게 좀 더 체계적으로 시작하자는 주장이다. 우리 기업이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한류의 제작과 한글의 보급에 투자한다면 수년 안에 투자 대비 물질적 문화적 손익 분기점을 넘을 것이다.
주) <동남아시아인 대상, 한류와 한국 상품의 선호 조사>의 설문과 상세한 자료 및 보고서는 한국리서치 홈페이지, [동남아시아 3개국의 한류 조사 결과]를 참조.
* 이 글의 내용은 아시아연구소나 서울대의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