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정의, 더 늦으면 안된다"...광화문 가득메운 3만5000명의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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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종교와젠더연구소 작성일22-09-27 11:38 조회1,104회 댓글0건본문
3년만에 열린 '기후정의행진' 역대 최대규모
"석탄발전 중단하고, 기후 불평등 해결하라"
▲ 9월 24일 서울시청 건너편 일대를 가득 채운 시민들
"더는 늦으면 안된다! 기후정의 실현하자!"
24일 오후 3시 서울 광화문 세종로 일대에서 열린 '924 기후정의행진'에는 나이 지긋한 노인부터 10대 청소년들까지 3만5000여명의 인파들이 모여 '기후정의'를 한 목소리로 외쳤다.
시민단체·정당·노동조합·종교단체 등 400여개 단체들이 주축이 돼 '기후재난, 이대로 살 수 없다'는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는 국내에서 열린 환경집회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다.
참가자들은 도로를 가득 메운 채 저마다 집에서 쓰레기를 재활용해서 만든 현수막과 피켓 등을 들고 행진하며 화석연료 체제 종식, 모든 불평등 해소 등을 촉구했다.
행사는 오후 1시부터 시민 자유발언대 형식의 사전행사, 3시 본집회, 선언문 낭독 후 행진, 뒷풀이 문화제로 이어졌다.
오후 3시부터는 청소년, 장애인, 노동단체를 대표한 5인의 연설이 진행된 이후 공식 선언문을 4인의 여성과 1인의 이주민(외국인)이 공동으로 낭독했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정부와 기업의 소극적이고 기만적인 기후대응을 비판하며 근원적인 기후 정책을 추진할 것을 촉구하고, 시민들이 직접 나서서 기후위기를 초래한 자본 중심의 질서와 불평등 문제를 함께 해결할 것을 다짐했다.
▲전북 무주 푸른꿈고등학교에서 온 남정수 학생, 방사능에 오염된 도롱뇽 오브제 옆에서 행진중이다.
거대한 도롱뇽 오브제와 행진하던 전북 무주의 대안학교 푸른꿈고등학교 3학년 남정수(19)는 "전교생 60명 중 50명이 참석했다"며 "오지 못한 친구들 몫까지 더 큰 소리로 외치고 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에서 환경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있지만 환경교사가 너무 부족해 이에 대한 정책 마련을 요구하기 위해 행진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전주 우림중학교 1학년 이혜진(13)은 "부모님이 '너희가 미래의 후손이니, 더 나은 지구를 만들라'며 행사에 다녀오라고 했다"며 "이런 집회는 처음이라 두근거린다"고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휠체어를 타고 행진에 참여한 김미진 씨는 "기후위기의 피해는 저소득층, 농민, 노동자, 세입자들,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이 고스란히 당하게 된다"며 "장애인으로서 기후위기 극복을 외치기 위해 현장으로 왔다"고 참가이유를 설명했다.
청소년기후행동 김보림 활동가는 "기후위기는 불평등과 착취의 문제임을 모두가 더 크게 외치고, 국가와 탄소 중독 기업의 구조적 책임이 지워지지 않도록 기후위기의 책임자를 분명히 드러내자"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은 "기후위기가 공론화되고 위기해결을 위한 전 지구적 노력이 시작된 지난 20여년의 경험은 이 문제의 해법을 국가와 정치인들에게만 맡겨둬서는 안된다"며 "민주노총이 기후재난을 막는 투쟁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평화불교연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최원녕 씨는 "생명은 불교의 가장 소중한 정신"이라며 "기후재앙으로 사람만이 아니라 식물과 곤충, 동물 등 많은 생물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고, 멸종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불자로서 기후정의와 평화 세상을 바라는 염원으로 참석했다"고 밝혔다.
▲행진에 참여한 전주 우림중학교 학생들
참가자들은 윤석열 정부의 기후환경정책을 강도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광주에서 온 초등학교 교사 윤미경 씨는 "기후위기가 명백한데 정부 정책은 거꾸로 가고 있다"며 "시민 참여로 생태전환교육이 개정 교육과정에 포함됐지만, 이번엔 거의 빠지다시피 됐다"고 말했다. 남부발전 삼척 그린파워 노동자인 최준호 씨도 "석탄발전소 폐지한다면서 노동자 일자리 대책은 없다"며 "정의로운 전환을 요구하기 위해 참여했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올라온 김현욱 씨는 "부산은 안그래도 원전 밀집 도시인데 전 정부가 원전 수명을 연장하지 않겠다 발표했지만 정부가 바뀌면서 핵 발전소 수명 연장 및 개발 정책이 나왔다"며 "기계도 다 수명이 있기 마련인데 이미 수명이 다한 원전의 위험성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이어 "직접 참여해보니 정말 많은 사람들이 기후위기 심각성을 알고 이렇게 행동하고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4시 10분쯤 광화문역과 안국역을 거쳐 다시 숭례문 쪽으로 돌아오는 행진을 시작했다. 시민들은 새의 머리와 날개를 형상화한 대형조형물을 앞세우고 행진했다. 참가자들은 "생명파괴 체제 종식" "그린워싱 멈추고 기후정의" "정의로운 전환" 등 구호를 외쳤다.
중간중간에서 10대 가량의 트럭들이 전체 대열의 흐름을 이끌며 구호와 연설을 했다. 대형 지구본, 도룡뇽 등 다양한 조형물들과 트럭 프로그램과 함께 하는 긴 대열은 시민들에게 흥겨움을 더해줬다. 행진 대열 중간에는 학생들로 이뤄진 악단이 무빙 퍼포먼스로 신나는 음악을 연주하면서 마치 축제같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경보음이 울리자 참가자들이 일제히 드러누워 진행한 '다이-인'(die-in) 퍼포먼스
행진중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여러 사람이 한 장소에서 죽은 듯이 드러누워 항의를 표현하는 '다이-인'(die-in)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이 퍼포먼스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기후재난에 항의하고, 앞으로 다가올 우려스런 미래를 상징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날 집회는 그간 기후변화 혹은 기후위기 등을 알리는 경고성 메시지를 넘어 '기후정의'라는 담론을 우리 사회에 던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거기에 3년의 시간동안 기후위기 비상행동 집회에 이어 자발적으로 생겨난 수많은 기후대응 단체들과 모임들, 400여 시민단체들이 연대해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환경 의식이 증폭된 것을 보여주고 있다.
"더는 늦으면 안된다! 기후정의 실현하자!"
24일 오후 3시 서울 광화문 세종로 일대에서 열린 '924 기후정의행진'에는 나이 지긋한 노인부터 10대 청소년들까지 3만5000여명의 인파들이 모여 '기후정의'를 한 목소리로 외쳤다.
시민단체·정당·노동조합·종교단체 등 400여개 단체들이 주축이 돼 '기후재난, 이대로 살 수 없다'는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는 국내에서 열린 환경집회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다.
참가자들은 도로를 가득 메운 채 저마다 집에서 쓰레기를 재활용해서 만든 현수막과 피켓 등을 들고 행진하며 화석연료 체제 종식, 모든 불평등 해소 등을 촉구했다.
행사는 오후 1시부터 시민 자유발언대 형식의 사전행사, 3시 본집회, 선언문 낭독 후 행진, 뒷풀이 문화제로 이어졌다.
오후 3시부터는 청소년, 장애인, 노동단체를 대표한 5인의 연설이 진행된 이후 공식 선언문을 4인의 여성과 1인의 이주민(외국인)이 공동으로 낭독했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정부와 기업의 소극적이고 기만적인 기후대응을 비판하며 근원적인 기후 정책을 추진할 것을 촉구하고, 시민들이 직접 나서서 기후위기를 초래한 자본 중심의 질서와 불평등 문제를 함께 해결할 것을 다짐했다.
▲전북 무주 푸른꿈고등학교에서 온 남정수 학생, 방사능에 오염된 도롱뇽 오브제 옆에서 행진중이다.
거대한 도롱뇽 오브제와 행진하던 전북 무주의 대안학교 푸른꿈고등학교 3학년 남정수(19)는 "전교생 60명 중 50명이 참석했다"며 "오지 못한 친구들 몫까지 더 큰 소리로 외치고 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에서 환경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있지만 환경교사가 너무 부족해 이에 대한 정책 마련을 요구하기 위해 행진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전주 우림중학교 1학년 이혜진(13)은 "부모님이 '너희가 미래의 후손이니, 더 나은 지구를 만들라'며 행사에 다녀오라고 했다"며 "이런 집회는 처음이라 두근거린다"고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휠체어를 타고 행진에 참여한 김미진 씨는 "기후위기의 피해는 저소득층, 농민, 노동자, 세입자들,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이 고스란히 당하게 된다"며 "장애인으로서 기후위기 극복을 외치기 위해 현장으로 왔다"고 참가이유를 설명했다.
청소년기후행동 김보림 활동가는 "기후위기는 불평등과 착취의 문제임을 모두가 더 크게 외치고, 국가와 탄소 중독 기업의 구조적 책임이 지워지지 않도록 기후위기의 책임자를 분명히 드러내자"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은 "기후위기가 공론화되고 위기해결을 위한 전 지구적 노력이 시작된 지난 20여년의 경험은 이 문제의 해법을 국가와 정치인들에게만 맡겨둬서는 안된다"며 "민주노총이 기후재난을 막는 투쟁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평화불교연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최원녕 씨는 "생명은 불교의 가장 소중한 정신"이라며 "기후재앙으로 사람만이 아니라 식물과 곤충, 동물 등 많은 생물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고, 멸종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불자로서 기후정의와 평화 세상을 바라는 염원으로 참석했다"고 밝혔다.
▲행진에 참여한 전주 우림중학교 학생들
참가자들은 윤석열 정부의 기후환경정책을 강도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광주에서 온 초등학교 교사 윤미경 씨는 "기후위기가 명백한데 정부 정책은 거꾸로 가고 있다"며 "시민 참여로 생태전환교육이 개정 교육과정에 포함됐지만, 이번엔 거의 빠지다시피 됐다"고 말했다. 남부발전 삼척 그린파워 노동자인 최준호 씨도 "석탄발전소 폐지한다면서 노동자 일자리 대책은 없다"며 "정의로운 전환을 요구하기 위해 참여했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올라온 김현욱 씨는 "부산은 안그래도 원전 밀집 도시인데 전 정부가 원전 수명을 연장하지 않겠다 발표했지만 정부가 바뀌면서 핵 발전소 수명 연장 및 개발 정책이 나왔다"며 "기계도 다 수명이 있기 마련인데 이미 수명이 다한 원전의 위험성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이어 "직접 참여해보니 정말 많은 사람들이 기후위기 심각성을 알고 이렇게 행동하고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4시 10분쯤 광화문역과 안국역을 거쳐 다시 숭례문 쪽으로 돌아오는 행진을 시작했다. 시민들은 새의 머리와 날개를 형상화한 대형조형물을 앞세우고 행진했다. 참가자들은 "생명파괴 체제 종식" "그린워싱 멈추고 기후정의" "정의로운 전환" 등 구호를 외쳤다.
중간중간에서 10대 가량의 트럭들이 전체 대열의 흐름을 이끌며 구호와 연설을 했다. 대형 지구본, 도룡뇽 등 다양한 조형물들과 트럭 프로그램과 함께 하는 긴 대열은 시민들에게 흥겨움을 더해줬다. 행진 대열 중간에는 학생들로 이뤄진 악단이 무빙 퍼포먼스로 신나는 음악을 연주하면서 마치 축제같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경보음이 울리자 참가자들이 일제히 드러누워 진행한 '다이-인'(die-in) 퍼포먼스
행진중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여러 사람이 한 장소에서 죽은 듯이 드러누워 항의를 표현하는 '다이-인'(die-in)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이 퍼포먼스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기후재난에 항의하고, 앞으로 다가올 우려스런 미래를 상징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날 집회는 그간 기후변화 혹은 기후위기 등을 알리는 경고성 메시지를 넘어 '기후정의'라는 담론을 우리 사회에 던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거기에 3년의 시간동안 기후위기 비상행동 집회에 이어 자발적으로 생겨난 수많은 기후대응 단체들과 모임들, 400여 시민단체들이 연대해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환경 의식이 증폭된 것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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