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함산 석굴암의 종교 상징적 의미 연구 - 십일면관음의 위상과 기능을 중심으로 - > 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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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함산 석굴암의 종교 상징적 의미 연구 - 십일면관음의 위상과 기능을 중심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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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종교와젠더연구소 작성일24-05-13 13:00 조회50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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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함산 석굴암의 종교 상징적 의미 연구 

- 십일면관음의 위상과 기능을 중심으로 - 

 

배금란 서울대학교 종교문제연구소 연구원

 

<목 차>

Ⅰ. 서론

Ⅱ. 석굴암 : 『화엄경』 천상설법회의 구현 

Ⅲ. 석굴암 판테온에서 십일면관음의 존격 

Ⅳ. 관음영장(觀音靈場)으로서의 지형적 특징 

Ⅴ. 신행 공간으로서 석굴암의 기능과 의미 

Ⅵ. 결론 

                                                         

 

Ⅰ. 서론

 

석굴암1)은 종교, 미술, 역사, 건축 등 다양한 범주에서 연구의 대상이 되어왔다. 사상적 측면에서 화엄, 미타, 법화, 유가, 밀교 등과의 연계성을 밝히는 탐구가 있었고, 이러한 연구들에서는 무엇보다 석굴암 본존불의 명호를 판명하는 것이 중요한 주제였다.2) 석가모니불, 아미타불, 비로자나불, 노사나불 등 여러 견해가 제시되었는데, 신라 사회에서 신앙되었던 다양한 불격(佛格)들을 통섭하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3) 

 

필자 또한 화엄사상의 토대 위에서 석존의 모습으로 형상화된 중층적 성격의 법신불로 이해한다. 화엄사상에서 삼매에 든 석존은 곧 비로자나불로 이해되고 있으며, 이와 함께 정토왕생의 기원 등 석굴암에 투영된 원력에는 아미타 신앙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토함산 석굴암이 한국을 대표하는 수승한 문화유산으로 주목받은 것은 20세기 초 일본 학자들의 제국주의적 기획이 큰 동인이 되었다.4) 이들은 메이지 유신 이후 서구 기독교에 대응하는 동양 문명의 정수로 불교를 내세워, 석굴암을 동양의 화려했던 고대(古代)를 대표하는 식민지 조선의 문화적 표상으로 현창(顯彰)하고자 했다.5) 전승의 관점에서 석굴암 양식은 인도와 중국의 석굴 전통과 궤를 같이하며, 예불을 위한 차이티야(caitya)로 칸헤리 석굴과 유사한 구조지만 원형당으로 조성된 주실은 여타의 지역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자적 특징으로 평가되었다.6) 규모는 작지만 통일성, 심미적 완전성은 당대 석굴 전통의 정수를 보여주며,7) 특히 수리학적 측면에서 비례와 구조의 정합성이 부각되었다.8)

 

이와 병행하여 석굴암 내 배치된 여러 존상들의 조성 양식과 거기에 담겨진 신앙적 의미를 밝히는 연구들도 있었다.9)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행 공간으로서 석굴암의 기능과 신앙적 성격에 대한 통합적인 해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감이 있다. 특히 3차에 걸친 복원 수리 과정에서 제기된 목조 전실의 유무, 광창설, 전실 팔부중의 절곡 및 전개의 여부 등에 대한 논쟁들이 여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채 남아있다. 이는 석굴암에 구현된 신앙 서사의 원형이 온전히 발굴되지 못한데 기인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인식을 토대로 본 연구는 석굴암에서 본존에 버금가는 위상을 보여주는 십일면관음에 초점을 맞추어 석굴암의 신앙적 성격과 기능, 종교 상징적 의미를 추적하고자 한다. 십일면관음은 밀교의 전개 과정에서 가장 먼저 출현한 변화관음으로, 대부분 협시보살이 아닌 단독상으로 예배되었다.10) ‘십일면’은 11지의 불과(佛果)를 상징하기도 하고, 『십일면 관음신주경』에서 설한 11억 제불(諸佛)을 대표하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했다.11)

석굴암의 십일면관음 역시 매우 독보적인 위상을 보여준다. 특히 본존  함께 정면상을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타의 보살이나 성중과 차별성이 있다. 이는 관음신앙이 석굴암 건립의 중요한 토대였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종교 건축물로서 석굴암이 구현하고 있는 상징성과 신앙의 성격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십일면관음에게 부여된 위상과 기능에 대한 분석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견지에서 본 연구는 석굴암에 구현된 불교의 세계관, 존상 배치의 특징, 조상의 형식, 지형적 조건, 관련 신앙의 기록 등에서 십일면관음의 위상이 어떻게 드러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이를 토대로 신앙과 기능의 측면에서 석굴암이 화엄법계관에 기반을 둔 관음영장(觀音靈場)으로서의 성격을 강하게 내포하고 있음을 논증하고자 한다. 

 

 

출처. 한국불교학회 2022년. 104집  

[토함산 석굴암의 종교 상징적 의미 연구] 163p ~ 19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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