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법과 역사유물론 - 외부성의 사유에서 평등성의 사유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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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종교와젠더연구소 작성일24-09-25 16:22 조회200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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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법과 역사유물론
- 외부성의 사유에서 평등성의 사유로 -
이진경(서울과학기술대 교양학부 교수)
| 목차 |
1. 불교와 맑스
2. 사유의 방법 외부성의 사유 :
3. 계급적 평등성과 존재론적 평등성
4. 불교와 맑스주의 이중의 혁명을 위하여
| 초록 |
이 논문은 불교와 맑스주의라는, 어쩌면 아주 다른 사상이 만나고 갈라지는 지점을 비교하여 하나가 다른 하나와 교차되는 지점을 모색한다.
이를 위해 첫째, 불교의 연기법과 맑스의 역사유물론을 사유의 방법론이란 관점에서 비교한다. 여기서 양자 모두 '외부성의 사유'라는 공통된 방법론을 갖고 있음을 주목할 것인데, 이는 실체론과 형이상학에 대한 양자의 비판과 깊이 결부된 것임을 볼 것이다.
이는 통상적인 인과성과 다른 인과성 개념을 함축한다.
둘째, 양자 모두 평등성을 사유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하지만 맑스주의는 현존하는 불평등의 부정을 통해 가능성의 차원에서 계급적 평등성을 사유하는 반면, 불교는 불성론을 통해 모든 중생, 나아가 모든 존재자의 존재론적 평등성을 잠재성의 차원에서 사유한다. 가능성의 세계로서의 공산주의가 현실에 부재하는 것이란 점에서 현실성과 대립된다면 잠재성으로서의 불성은 현행화되지 않았지만 현실 속에 존재하는 것이란 점에서 현행성과 대립된다 무소유와 보시를 요체로 하는 불교의 승가공동체는 이 존재론적 평등성을 현재의 시간 속에서 현행화하려는 실천적 모델이자 아방가르드적 촉발의 기획 속에서 이해될 수 있다.
이는 오지 않는 미래를 위해 현재의 삶을 유예하는 운동을 현재시제의 삶을 직접 바꾸어가는 실천운동으로 바꾸려는 시도에 중요한 참조점을 제공한다.
주제어 : 조선, 불교, 사찰, 암자, 사지(寺誌), 비구니, 니승(尼僧)
1. 불교와 맑스
불교와 맑스주의를 함께 다룬다 함은 필경 양자가 수렴하는 지점을 찾고자 함일 것이다. 동일성이나 수렴 지대가 없이 그저 대립하거나 무관심하게 어긋나버린 것을 따로 붙들어 비교할 이유는 딱히 없을 터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불교와 맑스주의, 혹은 석가모니와 맑스를 나란히 놓고 비교하려는 시도는 차라리 참신해 보인다. 왜냐하면 적어도 흔히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들 양자 사이에서 수렴의 지대를 찾기는 쉽지 않다고 보이며 반대로 발산이나 대립의 지점을 찾기가 수월해 보이기 때문이다.
가령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라는 맑스의 반종교적 언사(Marx, 1990a:2)는, 개인적 구원을 구하는 종교라는 점에서 불교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것이다. 물론 이는 당시까지 유럽을 지배한 기독교를 겨냥한 것이었기에, 불교에 그대로 적용된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 말이 현실적 비참과 고통을 개인의 주관적이고 허구적이고 행복의 환상 속에서 도취와 망각의 방식으로 넘어서려 한다는 점을 비판하고자 했음을 안다면, 사회관계의 변혁 없이 개인적 수행을 통해 고통을 넘어서려는 불교 또한 동시에 겨누어진 말이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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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 별도 첨부
출처 : (사)한국불교학회, 2019.02.28 『한국불교학』 제89집, pp. 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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