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복 불교 6] 기복불교 논쟁 / 유승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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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8-11-13 13:22 조회2,871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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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복불교 논쟁 / 유승무
1. 인류의 문명은 아니오(No!)를 먹고 자란다
자신의 운명을 오직 부족장의 지시에 맡긴 채 수렵채취에 의존하던 시절, 무리 중 누군가가 우연히(혹은 실수로) 부족장의 말에 ‘예’라고 답을 하지 않았다.
그 순간 오직 부족장이 지시하는 ‘예’의 세계만이 실재하는 것으로 생각했던 무리들이 ‘예’ 아닌 세계도 실재함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아니오(No!)’가 잉태되는 계기로 작용하였을 뿐만 아니라, 실천적 차원에서는 기존 질서의 해체와 새로운 질서의 등장을 예고한 것에 다름 아니었다.
실제로 인류의 문명사에서 ‘아니오’의 발견만큼 획기적인 발견도 드물다. ‘아니오’라는 말이 성립하면서 긍정(이쪽)과 부정(저쪽)의 코드가 나타났고 보이는 세계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세계의 존재도 동시에 긍정되게 되었다.
이른바 이원적 코드(binary opposition code)의 탄생이다. 그 이후 이원적 코드는 그야말로 파죽지세로 불어났다. 불완전과 완전, 상대와 절대, 한계와 무한 등과 같은 종교적 코드가 탄생하는 것은 단지 시간의 문제에 불과했다.
굳이 종교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막스 뮐러(M. Müller)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그리고 성과 속의 구분을 종교의 기본요소로 간주한 에밀 뒤르켐(E. Durkheim)과 엘리아데(M. Elide)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이 이원적 코드는 모든 종교의 DNA로 장착되었다.
출처: 기복불교 논쟁 / 유승무 (불교평론 62호, 2015. 06.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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