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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와 성 3] 기회와 공모: 종교계 성범죄의 발생과 은폐*/ 권최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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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8-11-09 10:53 조회3,07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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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와 공모: 종교계 성범죄의 발생과 은폐*

권최연정

          

* 이 글은 필자의 논문 여성혐오와 교회 내 성범죄(2017)를 참고하여 재구성한 것이다.

#종교계_미투

 

내가 기억한다. 내가 증거다.

우리가 기억한다. 우리가 증거다.

우리는 여기 있다. 너를 위해 여기 있다.

세상아 들어라. 우리가 말한다.

 

인용한 문구들은 #미투 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이 서울 광화문, 홍대, 대학로 등 주요 도심에서 연속적으로 주최하고 있는 성차별 · 성폭력 끝장집회의 행진구호 중 일부다.

이 구호들에는 미투 운동의 성격이 잘 드러나 있다. 주지하다시피 여타 범죄에 비해 성범죄 사건의 공개와 신고율이 유독 떨어지는 데에는 가해자나 주변인의 적대적 반응에 대한 염려가 크게 작용한다.

그러므로 미투 운동의 시작은 무엇보다도 폭로일 수밖에 없다. 범죄를 범죄라 말할 수 있어야 하고 말하겠다는 것이 미투 운동의 첫 번째 결의다.

폭로는 또한 다른 피해자들의 증언을 불러낸다는 점에서 유용하고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그래서 미투 운동에 동참하는 사람들은 말해도 된다, 우리가 세상을 향해 함께 말할 것이라고 외치는 것이다. 연대가 바로 미투 운동의 두 번째 결의다.

문화예술계 미투를 시작으로 여기저기서 ○○계 미투해시태그 운동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종교계도 일찌감치 이 무대에 등장했다.

천주교 신부의 성폭행 시도가 드러나면서 종교계 성범죄 문제가 수면에 오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종교계 미투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고 천주교만의 문제도 아니다. 종교계에 몸담은 여성 활동가들은 오랫동안 이 문제와 씨름해왔다.

특히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우리 사회가 본격적으로 여성혐오를 말하기 시작하면서 종교계의, 특히 성직자의 성폭력 문제는 활동가들, 관련 연구자들, 정책 입안자들 사이에서 밀도 있게 다루어져 왔다.

이들이 파헤치고자 했던 것은 종교계의 성범죄가 각 종교의 특정한 관점과 수사를 동원한 여성혐오 문화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출처]

기회와 공모: 종교계 성범죄의 발생과 은폐*/ 권최연정 (불교평론 74호, 2018.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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