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불자,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에 동참하는 시대적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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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3-03-22 16:38 조회3,662회 댓글0건본문
“여성불자,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에 동참하는
시대적보살이 되어야
인터뷰·여성을 생각한다 -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장 현응 스님
Q 조계종단 승가 교육의 책임자인 교육원장으로서 시대에 맞는 승가교육 개혁을 주창하셨습니다. 특히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으신지요?
A 시대가 요구하는 수행자를 길러내는 일은 불교의 미래가 걸린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때문에 긴 안목에서 수행과 실천을 동시에 강조하는 교육과정과 제도 등을 현대사회에 맞게 조정하고 있습니다.
최근 강원들을 돌아볼 기회가 있었는데, 비구니 강원 교육과정에 대해 비구니스님들을 여성 지도자로 성장시키기 위한 여성학 강좌 개설을 제안했습니다. 예를 들면 정규 강좌에 결혼이주여성, 미혼모, 가출 소녀, 홀몸 노인 등 다양한 소외 계층 여성들을 지원할 수 있도록 여성학 관련 강좌를 여는 등, 강원이 여성 교육의 중심이 되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Q 스님이 쓰신 책 [깨달음의 역사]는 대승불교의 보살을 실천적 삶을 살아가는 본보기로 하고, 연기적 깨달음은 중생의 삶과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여성불자와 보살은 어떻게 연결될까요?
A 불교가 명상이나 개인의 심리 치유의 수단은 아닙니다. 무상(無常), 공(空), 무아(無我) 등 대승불교의 가르침은 개인의 삶은 물론 사회와의 관계에서 세상을 어떻게 바꾸어나가야 하는지를 함께 보는 것입니다.
대승불교의 보살(보디사트바)은 ‘보디(연기적 깨달음)’와 ‘사트바(중생계의 삶과 역사)’를 결합해서 실천하는 삶이기 때문이지요. 현대 여성불자들의 삶도 진정한 보살의 삶이 되어야 합니다.
Q 1994년 종단개혁시 개혁회의에서 활동하셨는데, 당시 종헌종법을 개정하면서 비구니스님 관련 법이 결과로 볼 때 개악이 되어 성평등 차원에서 퇴보했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개정 전에는 종단 운영책임자 자격요건이 ‘승려’였는데 개정된 법에서는 ‘비구’로 한정했습니다. 그로 인해 현재 비구니스님은 총무원장 등 삼원의 수장은 물론 본사 주지도 할 수 없게 되었는데, 이러한 비판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A 당시는 우리나라 여성 국회의원 비율이 전체의 1%도 되지 않을 때였어요. 그러나 개혁회의는 전체 종회의원 81명 가운데 12.3%인 10명을 비구니스님에게 할당했습니다. 그만큼 비구니스님의 역할을 높이 인정한 것이지요. 지금 볼 때는 좀 아쉬운 점도 있지만 당시로는 진보적인 여성 할당제를 도입한 겁니다.
또한 ‘승(비구)’과 ‘니(비구니)’ 둘로 나뉘었던 출가자의 호칭도 ‘승려’로 통일, 성평등을 강조했습니다. 사부대중이 사찰 운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사찰마다 운영위원회를 두도록 했고, 중앙조직인 중앙신도회를 먼저 만들었지요.
아직도 사찰운영위원회가 활성화되지 못해 안타까운 실정인데, 신도 스스로 사찰운영위원회 결성을 요구하고 적극 참여해야 합니다. 여성신도들도 봉사만 할 것이 아니라 사찰 운영에 참여해야 합니다. 재가자들이 그런 실질적이고 세부적인 권리부터 하나하나 찾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Q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한 오늘날에도 일부 스님들은 법문에서 “여성은 다음 생에 남자로 태어나서야 성불할 수 있다”거나 “어이, 보살~” 등 반말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일부 여성불자들은 사찰에 오는 걸 꺼리기도 합니다.
A 몇 해 전에 인도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아직도 카스트제도나 불가촉천민이 있어서 가슴이 아팠어요. 부처님은 이미 2,500여 년 전, 모든 인간이 평등하다고 하셨지요. 남녀는 차이는 있지만 차별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차별은 부처님 법을 거스르는 건데, 그런 경우에는 여성불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개선해야지요. 사회에서는 남성 못지않은 능력을 발휘하면서 사찰에서는 왜 침묵합니까? 스님이라도 잘못을 하면 비판해야지요.
스님께 시정을 요구하고, 안 되면 집단 서명을 하는 등 단계적으로 잘못된 것은 고쳐가야 합니다. 그냥 참고 넘어가거나 무관심하면 불법 훼손의 동조자가 됩니다. 반드시 여법하게 바로잡아야 해요.
Q 현재 종단 안에서의 성차별을 해소하고 성 평등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일까요?
A 한국 비구니스님들은 역량이 아주 뛰어납니다. 하지만 사회적인 문제에 매우 소극적이고, 심지어 종회에서 제대로 발언하는 비구니 의원이 없을 만큼 스스로 위축되고 자신들의 역할을 제한하는 성향이 있어요. 안타까워요.
종단에서 더 많은 권리를 갖기 위해서는 비구니스님들 스스로 사회문제에도 적극 동참하고, 특유의 폐쇄성을 벗어나야지요. 사회 변화에 맞게 비구니의 권리도 확대되어야 하는데, 그만큼 비구니 스님들의 실천도 뒤따라야 합니다.
Q 오늘의 여성불자들이 진정한 보살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A 불교가 다른 종교에 비해 보수적이라는 비판이 있는데, 현대 여성불자들은 개인의 이익보다는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스스로 사회의 일원임을 자각하고 단결해서 다양한 사회적 문제 해결에 동참하는 시대적 보살이 되어야 합니다.
현응스님 / 1994년 대한불교조계종 개혁회의 기획조정실장, 총무원 기획실장, 12대~14대 중앙종회의원, 불교환경연대 집행위원장, 국립공원위원회 의원, 조계종 환경위원회 부위원장, 불교신문사 사장, 해인사 쥦, 해인사 승가대학 운영위원장을 지냈고, 현재 대한불교 조계종 교육원장을 맡고 있다.
- [인터뷰·여성을 생각한다 -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장 현응 스님]
글·옥복연 / 불교여성개발원 이사 -
출처 :2011 가을 우바이 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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