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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복불교를 말한다'를 말한다 / 박영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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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3-02-13 13:28 조회3,10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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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복불교를 말한다'를 말한다
 
1. 기복불교론에 대한 정리
 
지난 여름호 《불교평론》의 특집기사는 ‘기복불교를 말한다’는 것이었다. 한국불교가 기복신앙에 경도되어 있고 이로 인한 폐해가 적지 않다는 것은 많은 사람이 느끼고 있는 문제이다. 그런 만큼 이번 특집은 시대의 요청에 부응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전체 4편으로 이루어진 이 특집은 나름대로 상당한 짜임새를 보이고 있다.
 
첫째, “기복불교는 불교인가”라는 당찬 물음을 통해 ‘기복불교’가 부처님의 가르침과 어떻게 어긋나는 것인지를 보이고 있다. 요컨대, 원인 없이 결과만 바라는 것이 기복신앙이며 이는 불교의 기본적 가르침인 연기설에 어긋나는 것이어서, 기복신앙을 비판하는 것 자체가 불교의 존재이유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위의 논문에 의하면 타파의 대상인 ‘기복신앙’이 왜 오늘날 이렇게 성행하고 있는지에 대해 그 역사적 전개를 살펴본 것이 “기복불교는 왜 생겨났는가”이다.
 
셋째, 그렇다면 이러한 기복불교는 실제로 이 땅에서 어떤 폐해를 끼치고 있는지, 그리고 그 대안은 무엇인지를 실천의 관점에서 고찰한 것이 “기복불교의 실태와 문제점” 그리고 “기복주의를 넘어 공덕주의로”라고 하는 두 편의 논문이다.
이상을 보면 전체 100여 쪽 가량의 지면을 통해 기복불교에 대해 이론과 실천 두 가지 면에서 지적할 것은 대략 다 지적한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도 같다. 나아가 기복신앙이 연기설에 어긋난다는 지적과 기복을 넘어 ‘공덕’으로, 혹은 ‘작복(作福)’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주장은 타당한 것으로 본다.
 
2. 재론의 필요성
 
이상과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이번 특집의 기획과 특집의 논문들은 몇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기획면에서 볼 때, 앞 2편의 논문은 ‘기복불교’에 대해 순전히 학문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는 반면 후반 2편의 논문은 거의 ‘경험’에 근거하여 접근하고 있어 보조가 맞지 않는 느낌이며 논의의 현실성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이다.
 
이 특집의 글들은 부처님이 설파한 ‘연기설’과 ‘불교는 자력신앙’이라는 대원칙 아래에서 ‘기복행위’를 평가하고 있다. 이처럼 ‘원칙’을 일사불란하게 적용하는 것은 근본으로의 회귀, 근본 정신의 진작이라는 측면에서는 옳지만 토론 과정에서 사태의 다양성이 무시될 수 있고, 해결책을 제시함에 있어서도 역시 ‘원칙선언’ 수준에서 그칠 위험이 있다. 실제로 서술을 보면 차분한 논증보다는 ‘선언’에 그치는 경우가 자주 보이며, 구체적인 현실에서 ‘종단’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보다는 단지 개인 신앙행태 차원의 문제로 전락시키고 있는 것이다.
 
최근 불교포럼에서 개최한 “기복불교의 대안을 찾자”1)의 예와 같이 기복불교에 대해서는 여러 불교 잡지나 단체에서 꾸준히 문제 제기해온 부분이기도 하고,그러면서도 지금까지 교계의 별 다른 반응을 얻어내지 못하고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1)http://www.buddhapia.co.kr/mem/hyundae/auto/newspaper/335/d-1.htm
그것은 결국 기복불교에 대한 논의가 일회로 그치고,조직적이지 못하며, 현실성이 없기때문인 것 아닐까?
그래서 ‘기복불교를 다시 말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재론(再論)’은 내가 다시 말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기왕의 특집 “기복불교를 말한다”에 이어 좀더 구체적인 문제점과 현실적인 대안들에 의한 ‘재론’을 촉구한다는 의미이다.
 
3. 지양해야 할 ‘기복신앙’의 범위는 무엇인가
 
특집 전반 2편의 논문을 통해 기복신앙이 비불교적이라는 것과 그 역사적 전개를 살펴보았지만 여전히 의문점들이 남아 있다. ‘기복신앙’이 ‘타력의존신앙’이라 부처님의 가르침에 위배된다는 주장에 따른다 하더라도 이것을 어떤 강도로 어떤 범위까지 적용할 것인지, 구체적인 언급이 없기 때문이다.
 
출처 : '기복불교를 말한다'를 말한다 / 박영록 (2001, 불교평론 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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