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출가를 어떻게 볼 것인가 / 유권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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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종교와젠더연구소 작성일20-12-12 18:53 조회2,375회 댓글0건본문
-영성의 시대, 출가자 교육제도의 변화가 필요하다
들어가는 말
2016년 발표된 인구주택 총조사의 종교인구 집계결과 발표 이후 불교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통계적 지표를 통해 불교 인구가 300만 명 가까이 감소한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불교는 정부수립 이후 종교인구 조사에서 1위 종교의 위치를 지켜왔다. 하지만, 그것은 통계로 보는 불교일 뿐이었다. 주변을 둘러보면 불교가 과연 1위 종교의 위치를 지켜왔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사회적 영향력에서 불교가 1위 종교의 자리를 내준 지는 오래다. 종교인구의 감소는 1위 종교의 자리를 내준 사실을 확인시켜주었을 뿐이다. 불교를 이끌어가야 할 출가자 수 감소도 매우 심각하다. 출가자 수가 감소하기 시작한 것 역시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출가자에 대한 통계가 처음 나온 것은 1991년이었다. 조계종이 통합 행자교육원을 운영하면서부터다. 1990년대 출가자 수는 등락은 있었지만, 400~500명대를 유지했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2000년대 들어서부터다. 1999년 532명이던 사미(니)계 수지자는 2002년 406명으로 감소한다. 이후 2006년 334명, 2008년 286명, 2013년 236명으로 감소했다. 2017년에는 151명으로 감소 폭이 커졌다.
불교계가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중반이다. 2011년 출가종책세미나에서는 출가자 감소 문제가 심각하게 다뤄졌다. 논의의 초점은 청소년 출가제도 도입과 50세 이상의 고령 출가자 제도의 허용 문제였다. 이후 출가제도 개편 문제는 종단의 뜨거운 감자였다. 출가 연령을 제한하는 것이 부처님 정신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교단이 권력화되고 제도화된 결과 출가연령을 제한하는 일이 벌어졌다는 주장이었다. 논란의 와중에도 출가자는 계속 감소했다. 종단은 결국 2017년 3월 말 ‘은퇴출가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했다.
하지만 법 제정만으로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는 않다. 출가 자체를 막는 것은 사라졌지만, 변화하는 시대를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출산율의 급격한 감소, 고령 인구의 급격한 증가라는 겪어보지 못한 변화를 맞고 있다. 그리고 비종교인의 증가, 제도종교의 쇠락, 종교성보다는 영성을 중시하는 흐름이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출가를 바라보는 시각이나 출가수행자의 역할, 행자 교육의 의미와 내용이 과연 시대변화를 담아내는지 의문이다.
이 글에서는 변화하는 종교문화의 흐름을 살펴본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가 출가제도에 어떤 문제점을 제기하는지 알아볼 것이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종교현상을 통해 우리 출가교육 시스템이 과연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점검해볼 생각이다. 그리고 고령화 사회 속에서 은퇴출가가 갖는 의미는 무엇인지도 함께 살펴보자.
(이하중략...)
출처: 불교평론 [83호] 2020년 9월 1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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