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다라니와 발원문을 통해 보는 한국불교의 정토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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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종교와젠더연구소 작성일24-05-13 12:12 조회508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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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다라니와 발원문을 통해 보는 한국불교의 정토신앙
김성순 전남대학교 연구교수
<목 차>
Ⅰ. 서론
Ⅱ. 불복장에 봉안된 정토왕생의 기원
Ⅲ. 묘지속 다라니와 정토왕생의 기원
Ⅳ. 결론
Ⅰ. 서론
정토왕생신앙의 주된 신행은 염불이지만, 염불 자체는 살아있을 때만 가능한 신행이기 때문에 망자의 사후 왕생 여부에는 산 사람의 조력이 필요하다는 특징이 있다.
『왕생요집』을 비롯한 동아시아불교의 정토교서에는 죽음의 순간에 아미타불과 성중(聖衆)의 내영(來迎)과, 관상(觀想) 염불을 통한 견불(⾒佛) 등을 정토왕생의 증험으로 얘기하지만, 이는 모두 수행자의 내적 체험이기 때문에 제3자의 감관으로는 인지되지 않는다. 결국 망자를 보내는 유족과 지인의 입장에서는 미지의 영역인 사후 구제를 위한 다른 방법을 사용할 수 밖에 없는데, 그 대부분이 다라니, 진언, 의식, 특정 물질들을 활용하는 작단법(作壇), 불복장(佛腹藏), 토사가지(⼟砂加持) 등의 밀교 수법(修法)에 해당하는 범주임을 볼 수 있다. 이러한 밀교 수법 중에서 이 글에서 주로 살펴보게 될 것은 다라니와 진언의 활용이다. 다라니와 진언은 분명히 밀교의 범주 안에 있지만, 어느 시점에서부터 정토왕생신앙과 접맥되면서 정토신행에서 활용되어 왔던 것을 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망자는 입으로 다라니와 진언을 주송하는 신행을 더 이상 할 수 없기 때문에 망자의 사후 구제를 위한 다라니 행법은 문자로 기록되는 형태일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그것이 종이일 수도 있고, 의복 같은 천이나, 석당(⽯幢) 혹은 묘지 내부의 관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글에서는 소리를 내서 주송하는 다라니와 진언이 아닌 문자의 형태로 특정 물질에 그려지고 기록된 다라니를 ‘물질다라니’의 개념으로 정의하고자 한다.
한국불교사에서 정토왕생신앙에 입각하여 망자의 사후 구제를 위해 행해왔던 다라니 신행에 대해 통시적 시각에서 관찰하고자 하는 것이 본 논문의 목표이기 때문에 특정 역사 시기의 범주에 집중하지 않고, 종적으로 관통하는 시각에서 파악하게 될 것이다. 아울러 이 글에서 주로 포착하고 서술하는 내용 역시 정토사상의 교의적 분석이나, 문헌 연구가 아니라 정토신앙을 실천했던 사람들의 행적에 대한 역사적 기록이나, 그 신행의 흔적으로 남아있는 유물에 대한 것이 주를 이루게 될 것이다.
결국 이 글은 정토교학이 아닌 정토신앙을 실천했던 사람들의 종교성과 의지가 표출되었던 종교적 현상을 분석하고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해두고자 한다. 정리하면, 이 논문은 한국불교도들이 정토왕생신앙을 신앙을 실천하기 위해 다라니와 발원문 등의 물질을 활용했던 종교사적 현상을 고찰하는 것이 주제라고 할 수 있다.
이 글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주로 불교문헌 분야에서 다라니 연구와 불교미술사 분야에서의 불복장 연구, 고고학 분야에서의 문헌서지 연구와 직물연구에 많이 의지했다. 고려시대의 정토신앙을 다룬 연구로는 라정숙의 학위논문1)이 있으며, 김수연은 고려시대 밀교를 연구한 단행본을 내놓았다.2) 그밖에 고려시대 밀교와 정토신앙 간의 융섭의 배경을 이루는 교의적 배경 차원에서 『현행서방경』을 다룬 서윤길3)과 남동신4) 등의 연구가 있다.
논문에서 다루게 될 정토신앙을 표현하고 있는 물질에 대한 연구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는 논문으로는 김연미의 불복장 의복 봉안에 관한 연구와 불교 부적을 주제로 하는 연구, 그리고 의복에 새겨진 다라니를 다룬 발표문 등5)이 있으며, 고려시대의 정토신앙을 표현한 발원문에 대한 박윤진의 연구,6) 불교 조영물의 발원에 나타난 불교신앙을 다룬 정병삼의 연구7)가 있다.
다라니와 발원문을 통해 정토신앙을 실천했던 종교사적 현상에 집중하는 이 글은 문헌학이나, 교학이 아닌 ‘물질’을 통해 한국종교를 들여다보는 또 다른 시각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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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불교학회 106집 2023년 제6회 성운학술상 수상작
[물질다라니와 발원문을 통해 보는 한국불교의 정토신앙] 341p ~ 37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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