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모신(地母神)의 등장과 붓다의 정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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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25-06-10 15:24 조회91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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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모신地母神의 등장과 붓다의 정각.pdf (1.1M) 0회 다운로드 DATE : 2025-06-10 15:24:45
본문
<초록>
약 1-2세기 무렵 불타전(佛陀傳)이 점차 체계화되면서 초기불전에서 볼 수 없 었던 지모신(地母神)이 등장하여 붓다와 마라(Māra)의 대결 이야기는 더욱 생동 감 있게 묘사된다. 그렇다면 붓다의 정각과 관련하여 초기 경전에서 볼 수 없었 던 지모신이 왜 이후 제작된 경전들에서 나타나게 되었는지 의문이 들게 된다.
인도 전통 신화에 따르면 대지의 여신인 ‘쁘리티위(Pṛthivī)’는 모든 중생을 포 용하는 모성애적 특성을 지니며 수호신의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나중에 정통 힌두교의 ‘두르가(Durga)’와 ‘깔리(Kali)’와 같은 여신들의 근간이 된다. 인도 신 화를 보면 여신만이 강력한 악마를 물리칠 수 있는 존재로 묘사되는데 모두 ‘어 머니’로서의 여신이 강력한 힘을 가지기 때문이다. 또한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불 교도들은 지금도 지모신과 관련된 의식과 신앙을 실천하고 있다.
불전에서 처음부터 지모신이 출현한 것은 아니다. 이 지모신의 등장 배경에 첫 시작을 알리는 문헌은 『마하와스뚜』(Mahāvastu)로서 아직 지모신의 모습이 보이지 않지만 그 출현을 암시한다고 볼 수 있다. 이후 더욱 정교해진 『방광대 장엄경』이나 『불본행집경』에선 본격적으로 지모신이 직접 몸을 드러내어 엄청난 지진과 굉음을 일으킨다. 이에 마라가 공포에 사로잡혀 기절하지만, 지모신은 자 비심에서 차가운 물을 뿌려 기절한 마라를 깨우고 도망가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즉 붓다에게 위해를 가하는 마라의 목숨까지 살려주는 행위는 불교의 자비사상 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고, 이 또한 지모신의 역할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이들 불교 문헌들은 붓다의 정각이 가능하게 된 이유로서 그가 과거 생에 실 천했던 무수한 보시행을 제시하였다. 후대 불타전 편찬자들은 붓다가 현생에서 오직 수행만으로 정각을 성취하기란 불가능하고 과거 생에서 무량한 공덕을 쌓 은 덕분에 정각을 이룰 수 있었다고 보았다. 그리하여 그러한 공덕을 더욱 공정 하고 강력하게 증명할 수 있는 존재로서 붓다 본인이 아닌 제삼자인 지모신을 내세웠고, 이것이 지모신이 경전에서 등장하게 된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다.
Ⅳ. 결론
지금까지 인도의 전통 지모신의 기원과 동남아시아 불교권에서 여전히 남아있는 지모신 신앙을 살펴보고, 불타전에서 지모신이 등장하게 된 배경과 그것이 붓다의 정각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논의해 보았다. 이를 통해 지모신이 출현하게 된 이유를 크게 세 가지로 제시할 수 있다.
첫째, 인도 신화에서 나타난 지모신의 모성애적 특성은 강한 여전사로서의 이미지로 변화하여 강력한 마라를 물리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이러한 상황은 현재까지 이어져 동남아시아 불교 국가에서는 여전히 악령을 쫓고 장애를 생기지 않게 하는 의미로 지모신 신앙이 유행 하고 있다.
둘째, 마라와 붓다의 대결이 더욱 상세한 이야기로 발전된 『방광대 장엄경』과 『불본행집경』 두 한역 경전에서 지모신은 불교의 자비심을 더욱 잘 표현하는 역할을 한다. 마라가 패배하여 쓰러졌을 때 그가 죽을 것을 염려하여 차가운 물을 뿌려 달아나도록 도와준 것은 분명히 자비심에서 기인한 행위이다.
셋째, 가장 중요한 이유로서 붓다의 과거 공덕을 증명하여 알려주는 목격자로의 지모신이다. 붓다는 보살 시절 과거 수많은 전생에서 무수 한 보시를 베풀며 선행을 쌓았는데 이는 오직 정각을 위해서라고 볼 수 있다. 붓다가 정각을 위하여 과거에 쌓았던 무수한 선행들은 공덕 의 힘으로 작용하여 지모신에까지 영향을 미쳐 증언하게 하였고 결국 마왕을 물리치는 원동력이 되었다.
처음부터 경전에 지모신이 등장한 것은 아니었다. 그 시작을 암시하 는 문헌은 『마하와스뚜』로 최초로 항마촉지인 자세가 묘사되었다. 나아가 『불본행집경』과 『방광대장엄경』에서는 지모신이 지진과 굉음에 놀라 기절해 쓰러진 마라에게 차가운 물을 뿌려 깨우는 내용이 추가되었다. 『빠타마삼보디』에선 물이 보살이 과거 전생에서 선행으로 쌓은 공덕의 양을 의미한다. 앞의 두 문헌에서 자비심으로 기절한 마라를 깨우는 데 사용되었던 물이 반대로 여기에선 홍수를 일으켜 마라와 그 무리를 물리치는 데 쓰였다는 것은 확연한 차이점이다.
하지만 이러한 지모신의 행위들은 모두 붓다의 ‘정각’이라는 최종목표를 이룰 수 있게 해준다. 지모신은 붓다가 전생에 수없이 쌓았던 공 덕을 목격했던 존재로서 결정적으로 그의 과거 공덕을 증명할 뿐만 아니라 마라를 물리치는 역할까지 수행하여 붓다의 정각에 힘을 실어 준 것이다. 여러 불타전에서 지모신은 항상 붓다의 정각 전에 등장하여 그의 정각의 완성에 크게 이바지하는 것으로 묘사되고, 동남아시아 불 교국가에서는 오늘날에도 선행을 증명하고 불행을 없애는 등의 신앙으 로 자리 잡아 여전히 불교도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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