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대한 상상력과 종교의 만남 -위진남북조 불교와 현대 죽음 담론의 단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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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종교와젠더연구소 작성일25-06-10 16:32 조회85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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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대한 상상력과 종교의 만남_차은정.pdf (428.2K) 1회 다운로드 DATE : 2025-06-10 16:3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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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대한 상상력과 종교의 만남
-위진남북조 불교와 현대 죽음 담론의 단면-
차은정 (배제대)
목차
Ⅰ. 죽음에 대한 서사
Ⅱ. 죽음에 대응하는 종교들의 입장
Ⅲ. 죽음에 대한 새로운 감수성과 종교가 만나 빚어내는 문화운동의 사례 – 위진남북조 불교
Ⅳ. 현대 사회의 죽음에 대한 감수성
살아있는 존재에게 죽음은 늘 미지의 세계이다. 아직 죽어보지 않았기에 알 수 없는 상태인 것이다. 동시에 살아있는 모든 존재는 죽음을 피할 수 없기에, 아직 죽어보지 않은 우리는 늘 다른 생명의 죽음을 겪게 된다. 미지의 세계이면서도 할 얘기가 많은, 나도 지분이 있는 세계인 것이다.
인간의 무한한 상상력과 공감력은 죽음이라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서사를 구 성할 수 있도록 부추기고, 그 서사에 따라 조금이라도 더 행복할 수 있도록 지금 여기의 삶을 반성한다.
흥미롭게도, 아니 사실 실망스럽게도 우리의 조감도는 여지없이 지금 여기의 삶을 드러내고 있다. 무한한 상상력이라고 했던가? 죽음에 대한 우리의 서사는 뜻밖의 낯선 세계를 묘사하여 무한한 상상력을 드러내기 보다는 익숙한 현실의 삶을 반영하고 있다.
죽음을 완전하고 절대적인 소멸, 그 너머에 대해 아무 할 얘기도 없는 단절로 간주하는 관 점은 인간 삶의 연속성을 포착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자연과 일상, 역 사 속에서 죽음이 완전한 단절이 아닌, 어떤 연속선상에 있음을 알아차릴 실마리를 발견하게 된다.
예컨대, 식물은 시들고 그 잔해는 토양의 일부가 되어 다음 생명의 자양분으로 작용한 다. 이는 단지 유기적 분해의 과정이 아니라, 하나의 생이 또 다른 생을 매개하는 구조로 읽을 수 있다.
동물의 사체는 생태계 내 수많은 생명체의 먹이가 되며, 이로써 한 존재의 끝이 또 다른 존재의 지속으로 연결된다. 개체는 사라지지만 생명은 생명 사이를 이동하며 자기 자 신을 확장한다. 인체 내부에서도 세포는 끊임없이 생성되고 또 소멸되며, 이 주기적인 교체가 오히려 전체 유기체의 생명을 유지하는 조건이 된다.
생명이란, 내부의 수많은 죽음을 통해 가능해지는 것이다. 역사적 차원에서도 단절은 흔히 허상에 가깝다. 제국이 멸망해도 그 문화 는 다른 이름으로 이어지고, 혁명은 기존 질서를 파괴하면서도 종종 그 안에서 파생된 원리를 계승한다. 한 체제의 ‘죽음’은 곧 새로운 서사의 발화점이 된다(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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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2025 한국종교학회 & 이화여대 철학연구소 춘계 공동심포지엄 "응용종교학의 가능성과 다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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