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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와 영성, 그 사회적 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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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24-02-06 23:41 조회61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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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와 영성, 그 사회적 치유 

 

 

Ⅰ. 들어가는 말 

 

한국 종교학회 창립 50주년을 맞이하면서 학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은 오늘 모임의 주제가 “종교와 영성, 그 사회적 치유”라고 했다. 제안을 받아든 필자 는 맘이 참 착찹했다. 착찹한 이유를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유는 셋으로 압축 되었다. 

 

첫째, 건강한 상태의 살아있는 종교라면 마땅히 그 모습이 ‘영성적’이라야 할 터인데 오늘의 한국 종교가 영성적임을 잃어버렸다는 자괴감이다. 함석헌이 비유로서 정곡을 찔러 말했듯이 “종교는 구슬이 아니요 씨다.”(함석헌 1983, 197)그 런데, 한국의 종교인들은 자기가 귀의한 종단은 만고불변한 진리의 금은보화 상자를 간직 보관한 ‘진리의 궁궐’이요 인류를 먹여 살리는 ‘영적 양식 창고’라 고 자임한다. 자라나는 나무로서 끊임없이 새싹과 새 꽃을 피어낸 후엔 아름다 운 꽃마저 떨구어 버리고 뭇 생명이 먹도록 열매를 맺는 나무이려고 생각하지 않는다. 

 

둘째, 치유는 건강한 의사가 병들고 신체부위가 고장 난 환자를 고치는 일인 데, 이 시대 한국 종교가 과연 감히 ‘사회적 치유 기능 감당’이라는 생각을 할 자 격이 있는가의 부끄럼이다. 일반사회 중평이 오히려 병든 한국종교를 염려하 고 한국종교계가 치유되기를 바라고 있는 것 아닌가? 예수께서 이르시기를 “네 속에 있는 빛이 어둡지 아니한가 보라”(루가복음서11:35)고 하셨는데, 종교계 지도자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이 국민을 분열시키고 미움과 증오심을 가중시킨 다. 심지어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보지 말고 달을 보라!”는 선가(禪家)의 가 르침이 무색할 정도로, 손가락에 금반지 다이아몬드 반지를 끼고 “내 손가락만 보라!”고 우중을 기만한다. 알고 보면 사찰, 성당, 교회당, 경전, 수도원, 교의, 성 직자, 등등 그 모두가 달을 보라고 가리키는 손가락에 불과한 것 아닌가? 

 

셋째, 문명사적으로 볼 때, 21세기 시대사조는 엄정하게 말하면 종교시대가 아니고 과학시대요, 인간의 모든 경험과 가치판단을 경험과학적이고 물질적 유물론에 입각하여 설명하려 든다. 인간의 ‘마음’, 정신, 신비체험, 영성등도 두 뇌기능의 결과물이라고 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인류역사에서 종교의 빛과 그림자를 철저하게 폭로하고, 역사학과 진화생물학을 융합시켜 베스트셀러 책 사피엔스와 호모데우스를 저술한 유발 노아 하라리(Yuval N. Harari)도 “의 식은 우주에서 가장 거대한 수수께끼이며 신비로운 것이다”(Yuval N. Harari 2018, 477)고 고백하고 있다. 인간의 마음, 의식이 수수께끼이며 신비한 것이라면 그것의 드러나는 현상 인 ‘영성’도 신비한 인간생명 현상이다. 

 

세속화 물결에 휩쓸려가면서 생물학적 이고 기계론적 실재관에 점점 쇠뇌당하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영성이란 무엇 인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에 오늘 우리들의 학회 모임 주제가 난감한 세 번째 이유다. 이상에서 언급한 우리들의 주제가 던지는 난감함과 난해함에도 불구하고 이 주제와 씨름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 한국 종교계가 본래갖추어야 할 영성을 회 복하기 위하여, 분열되고 적대적 갈등 속에 시달리는 한민족과 한국사회의 ‘자 해적 자살경련’을 치유하기 위하여, ‘종교화 된 과학의 탈선’과 ‘빅데이터 알고 리즘의 감시와 통제’에서 자유하기 위해서다.  

 

출처:  김경재, 종교연구 제80집 3호, 한국종교학회, 2020, pp. 9~23 https://doi.org/10.21457/kars.2020.12.8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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