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신앙, 무의, 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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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종교와젠더연구소 작성일24-05-10 15:17 조회467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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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신앙, 무의, 영성
이정재(경희대 국어국문학과)
<목 차>
1. 민간신앙, 무의,영성의 개념
2. 민간신앙과 민간의료
3. 무속과 무의
4. 무가와 영성
5. 인문의학과 현대과학
1. 민간신앙, 무의, 영성의 개념
민간신앙과 무의에 대해서는 다음 장에서 자연스레 설명이 되겠으나, 이 글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영성’에 대해서는 먼저 그 개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한자사전에 靈性영성은 ‘신령(神靈)스럽게 총명(聰明)한 품성(品性), 또는 성질(性質). 천부의 총명(聰明)’으로 풀이한다. 이와 비슷하게 국어사전에서도 영성을 ‘신령한 품성이나 성질’이라 규정한다.
상담학 사전에서는 영성을 spirituality로 쓰며 ‘인간의 삶의 가장 높고 본질적인 부분이며 진정한 자기 초월을 향하는 본질적으로 인간의 역동성을 통합하려는 고귀하고 높고 선한 것을 추구하는 삶의 실제’라 하였다.
원불교대사전은 영성(靈性)을 ‘(1) 신령한 품성. 마음의 본성. 본래 성품이 신령스럽다고 해서 영성이라 한다.’와 ‘(2) 영성은 정신의 세계와 연관된 철학적 개념이며, 초월적, 더 나아가 신을 뜻하기도 한다. 일부 사람들은 종교 대신 이 용어를 쓰기도 한다.’라 하여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철학적 종교적 개념을 포괄한다고 하였다.
기독교적 해석은 더 구체적이다.
교회용어사전에서 영성(靈性)이란, ① 하나님을 믿고 거듭난 모든 자녀들에게 주어진 영적인 성품을 말한다. ② 성령의 역사하심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이루어진 하나님의 모든 은혜와 은총을 경험하는 자에게서 나타나는 자연스럽고 경건한 성품이다. ③ 성령의 충만한 은혜 속에서 성령의 지배를 받고 살아가는 영적인 사람의 속성을 말한다(엡3: 16, 20). ④ 이는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에서 이뤄지는 것으로(요일 1:3), 이를 통해 하나님과 인간에 대한 온전한 사랑, 말씀에 기초한 도덕적 통찰과 능력, 그리고 하나님의 깊은 신비에 대한 신령한 지식과 지혜를 겸비하게 된다.
한편, 종교다원주의적 입장에서 육체와 구별되는 영적인 속성이나 인간 내면의 문제로 바라본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므로 그 종류와 정도는 다양하다. 또는 신비주의적 경향성에서부터 기독교는 물론 로마 가톨릭, 이슬람, 불교에서도 영성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가진다고 했다.1) 즉 영성을 통해 종교의 울을 넘나드는 현상이 있음을 피할 수 없다고 했다.
영성을 이보다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영역은 상담학에서다.
영성은 20세기의 문화적 발달을 거치면서 그 중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하였다. 신성, 초자연적 존재, 자연, 우주 혹은 인간 존재를 뛰어넘는 다른 신성한 영역 간에 초월적인 실존과의 관계에 대한 논의에서 종교라는 말은 점차 영성이라는 용어로 대치되는 문화적 풍토가 조성되었다 하여 종교다원주의 혹은 탈종교 시대를 지정하고 있다. 영성은 인간의 내적인 자원의 총체로서, 개인으로 하여금 자신, 타인 및 상위 존재와의 의미 있는 관계를 유지시키며 신체, 영혼, 마음을 통합하는 에너지, 존재에 대한 의미와 목적을 주관하게 하고, 당면한 현실을 초월하여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 등을 의미한다. 최근 들어 영성은 심리사회적 건강을 포함한 개인의 전인적 건강에 영향을 주는 차원 높고 핵심적인 개념으로 간주되고 있다. 특히 많은 학자들에 의해 정의 되는 것들2) 중 특히 사티어(Satir)의 영성 규정은 눈여겨 볼 만하다. 그에 의하면 영성은 총체적이며 경험적이라는 현대적 영성의 특성을 충분히 드러내고 있다.
그는 자기 안에 이미 존재하는 것과 자기 밖에서 내 안으로 유입된 것들은 과거-현재에서 관계를 맺는다고 하였다. 즉, 안과 밖이 관계를 맺고 나와 초월자가 관계를 맺음으로써 새로운 삶의 경험이 열린다는 것이다. 영적인 것과 육적인 것, 이성과 감정, 거룩한 것과 세속적인 것, 긍정적인 것과 부정적인 것, 내세와 현세의 이분법적인 구별에서 벗어나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총체적인 경험의 영성을 구가하는 것이라 했다.
이처럼 종교가 영성이라는 단어로 교체되었다는 것은 신성한 실재적 심리태도가 전환되었다는 신호이며, 종교와는 다르게 전체성이나 안녕과 관련되어 있는 초월적인 차원에 대한 독특하고 의미 있는 개인의 경험과 인간의 삶에 대한 의미 있는 능동적 탐색과정으로 해석되기 시작함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복합학문으로서의 특성을 지닌 상담학은 철학, 교육학, 심리학, 아동학, 청소년학, 노인학, 정신의학, 인류학, 언어학, 사회복지학 등 다양한 인접 학문 분야와 연결되어 있다. 이론과 경험을 전제한다는 점에서도 영성에 대한 관심은 폭이 넓을 수 밖에 없다.
영성은 이외에도 폭넓은 분과와 관련된다. 즉 초기인도유럽 종교, 범심주의, 헤르메스주의, 신플라톤주의, 조명주의, 신비주의, 비전 기독교, 서양의 밀교, 영원 철학, 오컬트, 계몽 시대, 경건주의, 에마누엘 스베덴보리, 낭만주의, 심령주의, 자유주의 신학, 독일 관념론, 초월주의, 보편주의, 신사상 운동, 뉴에이지, 동양의 경우 오리엔탈리즘, 비교종교학, 신지학협회, 비이원론, 초기인도유럽 종교, 개오, 신베단타 학파, 위파사나 운동, 불교 현대주의, 심리학의 경우 인간성 심리학, 참 나와 거짓 나, 자아실현, 자조론, 긍정심리학 등이 그것이다. 그야말로 영성에 관련된 것이 없을 정도로 다기다변하다.
인류의 등장과 함께 영성은 출발하였으며 선사와 역사시대를 거치며, 그리고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쟁점이 되지 아니했던 적이 없는 듯하다. 이념과 사상 이데올로기의 치우침에 따라 영성의 새로운 조명과 부침은 지속되었다. 오늘날 다시 대두되는 영성논의 또한 예외가 아니다. 중세의 반동으로 계몽주의가 부각되다가 산업혁명을 계기로 촉발된 물질만능주의에 대한 반작용이다. 여기에는 과학적 회의주의를 촉발시킨 현대물리학의 영향도 간과할 수 없다. 이는 동양사상에 대한 관심을 야기했으며 불교와 힌두교 및 성리학의 철학은 현대철학에 다시금 지대한 영향을 가했다. 현대물리학의 영향은 대중과 예, 학문적으로 두루 영향을 주었다. 뉴에이지운동과 모더니즘으로의 전개는 구조주의, 언어철학, 포스트모더니즘의 원동력이 되었다. 한편 수많은 유사과학을 양산하기도 하였다. 특히 영성과 관련된 추세는 현재도 진행중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 진위의 여부를 논하기가 어려운 점이다. 양자물리학의 특징이 그렇듯이 불
확정성과 상대성 및 전체성, 다중성, 비논리성 등이 논리적 과학의 방법을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최첨단 물리학의 명제들은 우리가 익히 들었던 동서양의 성현과 철인들이 즐겨했던 발언과 유사하다. 유사과학이라고만 몰아붙이기에는 논리적 모순이 병존하는 것도 사실이다. 영성은 이렇듯 인류문명의 핵심을 이루고 있으며 여전히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출처. 한국종교학회 2019 추계학술대회 자료집
[기조발표 제2부 2발표] 29p ~ 4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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