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기반, 내재하는 신성에 관한 여성 신학적 성찰 / 최우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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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종교와젠더연구소 작성일20-09-16 12:28 조회2,584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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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기반, 내재하는 신성에 관한 여성 신학적 성찰
최우혁(서강대)
I. 서론: 몸. 땅. 생명의 회복과 평화의 요청
II. 종교의 기원, 내재하는 신성과 초월적 신비 (모계사회와 여신종교의 기억)
III. 가부장제 시대의 여신, 여사제, 그리스도교의 여성 - 살림의 전통
IV. 내재하는 신성의 여성 신학적 성찰
V. 결론: 우주적 그리스도의 신비와 신학의 패러다임 전환
I. 몸. 땅. 생명의 회복과 평화의 요청
한국에서 평화를 향한 종교적, 혹은 신학적 성찰을 시도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오늘날 한국에 절대적으로 부족한 동시에 시급하게 요청되는 것이 바로 생명과 평화이기 때문일 것이다.
36년의 식민지시대와 60년이 넘는 분단의 시대를 되돌아보면 평화를 기원하는 것은 아직 제대로 된 삶을 살 아보지 못한 절대적 결핍의식과 삶에 대한 욕구에서 비롯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런데 그 고통 의 역사 이전에, 기억되지 않는 오래전 그 어느 때에 평화는 과연 향유되었던 것일까?
여성 신학적 관점에서 평화를 논하는 것은 한국 교회에서 여성적 감수성을 통한 신학적 성찰이 평 화에 이르는 길을 새롭게 조명할 수 있는 지혜에 잇닿아 있을 것이라는 희망과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 또한 평화를 이야기 하는 것은 어머니의 모성적 평화를 회복할 때 가능할 것이라는 무의식적 기대가 존재한다.
여성성과 모성에 관한 여성학의 오랜 논쟁을 관통하여 여성과 모성적 영성의 연관성 을 밝혀야 하며, 나아가 여성성과 생명은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고 보는 생태 여성 신학적 관점을 이해할 때, 그리고 그 과정을 거치면서 비로소 인간의 시원에까지 되짚어 볼 수 있는 눈뜸이 이루어질 때, 그 새로운 인식을 통해서 비로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1) 그 지난한 작업의 끝에서야 비로소 우리의 몸에 깃들어 있는 그 무의식적인 기대가 이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21세기 한국 교회의 대형화는 종교가 시장의 논리를 따라 변화하는 것을 드러내는 단적인 예이다. "강하고 높은 성채" 2)로 표현되는 거대 단일화를 향하는 종교적 권력은 역설적으로 절대적 초월의 종 교로 변신한 신자유주의의 또 다른 얼굴이며, 공존이 아닌 배제를 통해서만 살아남을 수 있음을 상징 한다.
자본에 선택되기 위해서 스펙을 쌓는 개인들의 증대하는 불안을 먹이로 몸집을 불려나가는 교 회와 사회 안에서 익명성을 거부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외치던 구호들은 사라지고, 생존의 위협 앞에 서 한없이 무능해진 개인들은 거대 집단의 일원이 될 때 비로소 파도치는 바다 같은 세상에서 건짐 을 받았다는 안도감을 얻게 되는 것이다.
출처: 한국종교학회 2014년 추계 한국종교학대회 자료집 (2014.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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