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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무종교인에 대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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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25-05-13 12:51 조회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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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무종교인에 대한 연구

 

<초록>

 

이 연구에서는 최근 우리 사회에서 늘어나고 있는 무종교인들에 대한 통계 조사를 통하여 그 특징을 살펴보았다. 선행 연구들을 분석하 여 무종교인들이 모두 종교성이 전혀 없는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들은 나름대로의 종교성을 추구하고 있어서 이를 ‘무종교의 종교’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것은 이번 통계 조사에서도 확인 되었다. 곧 모두 무신론자이거나 완전히 세속적인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들은 신의 존재를 적극적으로 부정하지도 않았다. 두 번째 특징은 이러한 종교성이 기존 종교나 제도 종교에 대한 관심이라기보다는 다양한 영적인 차원에 대한 관심이라는 것이다. 과거에 종교를 가졌다가 종교를 떠난 사람들은 가장 큰 이유로 ‘종교의 틀에 얽매이기 싫어서’라고 응답하여 조직화된 종교에 대한 호감은 높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기성 종교나 제도 종교에는 큰 관심이 없지만 이와는 다른 ‘영적’이라는 단어에는 더 수용적인 태도를 보인다. 

 

마지막으로 무 종교인이 관심 갖는 종교성은 본질적인 종교성이라기보다는 비본질적인 종교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종교의 심리적, 정서적인 기능에 는 어느 정도 동의를 하지만, 종교 본연의 기능이나 현실 문제 해결에 는 별로 동의하지 않았다. 종교 행위를 통해 얻는 유익에 대해서도 심 리적인 효과를 경험했다는 응답은 많았으나 종교의 본질적인 기능과 관련된 효과는 높지 않았다. 따라서 한국의 무종교인들은 본질적인 종교보다는 종교를 통한 심리적 평안을 추구하는 경향이 큰 것을 알 수 있다. 

 

Ⅰ. 들어가는 말 

 

최근 우리 사회에서 무종교인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그것은 2015년 인구센서스 이후 여러 통계에서 한국의 무종교인이 과반을 차 지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인구센서스에서 ‘종교가 없다’고 응답한 국내 인구 비율은 전체의 56.1%로, 종교가 있다고 답한 비율(43.9%)보다 10%p 이상 많았다. 우리나라에서 종교 없는 사람 이 종교 있는 사람을 추월한 것은 통계청이 종교 유무를 조사하기 시 작한 1985년 이후 최초이다. 그 후 한국 갤럽에서 실시한 한국인의 종교 조사에서는 무종교인이 60%로 집계되었고,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 회’에서 조사한 결과에서는 63.4%까지 나오기도 하였다(한국갤럽, 2021;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2023: 43). 

 

여기서 무종교인들이 모두 무신론자이거나 완전히 세속적인 사람이라고 볼 수는 없다. 일종의 불가지론자일 수도 있고 제도 종교나 종교 단체에는 소속되지 않지만 나름대로의 신앙 활동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주커먼, 2018: 114-121). 이것은 척도의 문제이기도 한데 단순히 종교 단체 가입 여부만으로 따진다면 종교인과 무종교인으로 분류되지만 ‘얼마나 종교적인가’를 기준으로 하면 이것은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고 완전히 종교적인 사람에서 완전히 비종교적인 사람들 사이의 연속선 위에 매우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전에는 무종교인들을 종교가 없는 전도 또는 포교의 대상자로 여겨왔지만, 최근에는 무종교인들 중에도 일정한 유형이 있고 그 나름대로의 뚜렷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무종 교인들은 오히려 종교 집단의 새로운 경쟁 상대로 인식되고 있다(강인 철, 1997; 우혜란, 2016; 이원규, 1998; 정재영, 2013).

 

한편, 종교는 관점에 따라서 매우 폭넓게 이해될 수 있고 접근될 수 있다. 잘 알려져 있듯이, 종교에 대한 본질적인 정의는 ‘종교는 무엇인 가’에 초점을 맞추고, 종교의 특질을 가지고 있는 종교적 내용의 범주들과 비종교로 규정되는 다른 범주들을 확립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러나 이러한 정의는 하나의 특정한 장소와 시간에 한정되어 있기 때 문에 오늘날과 같이 탈제도화된 형태의 종교 현상을 비롯하여 기성종교와는 다르게 형성되는 다양한 종교를 설명하는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종교는 무엇을 하는가’에 초점을 맞춘 기능적 정의에 따라서 종교 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기능적 정의에서는 종교를 배타적으로 좁게 정의하지 않고 폭넓은 관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종교 현상을 연구하는 데 보다 더 적합하다. 기능적 정의의 관점에서 보면, 통계 조사에서는 무종교인으로 분류되는 사람들도 다양하게 종교적 관심을 가졌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기존의 무속이나 민간 신앙뿐만 아니라 종교 단체에 속하지 않으면서 종교적 차원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새로운 종교 또 는 종교성을 포착하는 데 적절한 방법이 될 것이다. 이것은 최근 관심 이 모아지고 있는 ‘포스트 종교’ 또는 ‘종교 이후의 종교’에 대한 논의와도 연결된다. 또한 이들이 기존의 종교에서 이탈하여 무종교인이 된 것인지, 아니면 애초부터 종교 단체에 속하지 않고 무종교인으로 남아 있는 것인지, 또는 자기 나름대로의 종교적 수행을 하지만 기존 종교 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무종교인으로 분류되고 있는 것인지에 따라 서 그 성격은 매우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 이 연구에서는 이와 같이 최근에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한국의 무종교인의 성격을 파악하고자 한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우리나 라 인구의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무종교인들이 종교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기 때문에 이들의 종교에 대한 관심이나 종교적 인 추구 등을 파악하여 이들의 성격을 이해하고자 한다. 이를 통하여 오늘날 변화하고 있는 종교의 지형을 파악하고 현대인들의 종교성을 포착함으로써 기성 종교에도 매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또한 이 연구를 통하여 기존의 종교에 대한 관점을 넓히고 종교 이론 을 확장하는 데에도 기여할 것이라 생각한다.

 

출처: 정재영, <종교와 사회>(Asian Journal of Religion and Society) Vol. 12, No. 2 (2024): pp.135-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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