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가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한국여성문학학회에서는 “여성, 신체, 테크놀로지”라는 주제로 하반기 온라인 학술대회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오랫동안 과학기술의 영역은 여성들이 접근하기 어렵거나 여성들과 관련이 없는 영역으로 간주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배제의 방식은 과학기술이 가치중립이라는 미명 아래 그 어떤 분야만큼이나 젠더화 되어 있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근대 이후의 과학기술의 발달부터 현대의 디지털 혁명 과정을 살펴보면 과학기술이 여성의 신체를 재생산과 가사노동으로부터 일부 자유롭게 한 것도 사실입니다. 또한 주디 와츠먼이, 디지털 혁명이 새로운 종류의 기술 시스템으로서 전통적인 헤게모니와 남성중심의 권력 구조를 해체할 것이라고 언급했듯이 최근의 페미니즘 운동도 바로 인터넷 공간을 통해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테크놀로지의 발달은 여성의 신체를 다른 방식으로 식민화시키기도 합니다. 즉 테크놀로지의 발달에 따라 여성의 신체가 새로운 폭력에 노출되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이에 대한 논의도 필요해 보입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21세기의 보다 진보된 테크놀로지의 상황뿐만 아니라 전근대 시대에서 20세기 산업화 시기까지 보다 폭넓은 시기를 아우르면서 여성의 신체에 새겨진 수난과 과학기술이 여성에게 부여한 새로운 가능성을 문학, 미디어, 미술 등의 다양한 영역에서 논의해보고자 합니다. 그럼 2021년 10월 23일 토요일에 여러분들을 뵙기를 고대하고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