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소: 한종연 연구실
◎제1발표 발표자: 박보영(경북대학교 인문학술원) 제 목: 선교사와 문화번역 논평자: 조현범(한국학중앙연구원) <발표요지>
선교사들의 기록은 타자로서 그들의 경험과 선교사들을 대하는 한국인들의 반응이 똑같이 투사된 중층적 재현이다. 선교사들의 의식세계는 오리엔탈리즘(Orientalism) 선상에 있었지만, 그들의 경험세계는 종종 옥시덴탈리즘(Occidentalism)에 맞닥뜨렸다. 경험과 경험이 부딪히는 지점에는 언제나 일방향이 아닌 쌍방향의 운동이 작용한다. 그러므로 선교사의 기록은 전적으로 타자의 기록이라고 규정지을 수 없다. 요컨대 선교사들의 기록은 ‘재현의 재현’이다.
선교사들은 선교 현장의 낯선 문화와 부딪히며 그 차이와 동일성을 판별하고 개념화했다. 그리고 자문화의 바탕에 비추어 어떤 걸맞다고 생각하는 이름값을 찾아내 언어를 부여했다. 타자로서 타문화(他文化)에 대해 관찰하는 행위는 체류 기간과 접속의 심도에 따라 불균질한 ‘이해와 비평’의 작업으로 전화되고, 그것은 결국 한국문화에 대한 텍스트 차원을 넘어서는 문화번역에 위치하는 것이다.
19세기말-20세기초 근대이행기 한국에서 활동한 서양 선교사들의 문헌에 대해 오리엔탈리즘 비판의 획일적인 잣대로 재단하는 연구경향에서 벗어나, '문화번역'의 새로운 시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제2발표
발표자: 박규태(한양대학교) 제 목: 현대 일본사회와 유교 : 논어ㆍ공공성ㆍ마코토 논평자: 임태홍(성균관대학교 유교문화연구소)
<발표요지>
본고는 현대일본사회에서 유교가 어떤 형태로 현존하는지를 묻는 글로서, 특히 옴사건과 3.11을 전후하여 나타난 두 개의 붐에 주목하고 있다. 논어붐과 공공철학붐이 그것이다. 양자는 옴사건과 3.11이후 일본사회가 겪고 있는 심각한 위기의식의 음화라는 점에서 공통분모를 가진다.
그런 위기의식의 한가운데에는 ‘멸공봉사’(滅公奉私) 즉 공(公)의 붕괴와 이기주의적 사(私)의 팽창에 대한 일본인의 자의식이 자리잡고 있다. 그 자의식이 정점에 도달했을 때 자폐적인 성벽을 뚫고 표출되어 나온 것이 논어붐과 공공철학붐이 아닌가 싶다.
본고는 이와 같은 관점에 입각하여 논어와 공공성의 밀접한 관계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구체적인 사례로 ‘일본자본주의의 아버지’로 불리는 시부사와 에이이치(1840-1931)의 논어론을 검토하는 한편, 무사(無私), 오모이야리(타인에 대한 배려), 마코토(誠) 등 일본문화론적 개념과 현대일본인의 논어 이해가 만나는 접점에 대해 고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