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종교문화연구소 주관, 종교문화비평학회가 주최하는 2024년 상반기 심포지엄이 ‘기후위기와 종교’라는 큰 주제 아래 다양한 논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자리로 마련되었습니다.
현대 세계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구 행성의 상황이 해마다 점점 나빠진다는 것을 감지하고 있습니다. 근래에는 인간이 지구 생태계에 미치는 악영향으로 인해 기후가 근본적으로 변화되고 있을 뿐 아니라 그로 인한 파국이 멀지 않았으며 대처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기후위기의 문제의식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기후위기가 일견 종교와 무관한 주제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기후위기는 단지 일부 지역이나 영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후가 변화한다는 것은 이제껏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어온 틀이 바뀌고 있다는 뜻입니다. 지금까지 세상을 보는 관점의 근간을 이루었던 인간 주체와 자연 객체 문화와 자연 등의 이분법뿐만 아니라, 인간과 동물, 생명과 물질 등의 관계 설정, 나아가 성장과 인구증가에 대한 신념 등을 처음부터 재검토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는 결국에는 궁극적 차원을 건드리게 되고, 마침내 기후위기는 종교적 차원과도 연관된 문제가 됩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현재 우리가 직면한 이 위기의 성격을 여러 각도에서 충분히 천착하고, 다양한 접근법을 통해 기후위기와 연관된 근본적 전환의 의미를 탐색해보려 합니다. 단지 기후위기의 성격 뿐 아니라 위기에 대한 우리 사회의 대응 양상 역시 중요한 연구 주제입니다. 이러한 광범위한 탐구를 위해 종교학자 뿐 아니라 종교학계 외부의 탈성장, 생태법학, 생태언어학 분야 연구자들의 도움을 받아서 이 위기의 성격을 다양한 층위에서 살피고, 기후위기를 둘러싼 근본적 전환의 의미를 다각도에서 가늠해볼 것입니다.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서 종교학뿐 아니라 인접분야의 많은 연구자들은 우리가 직면한 위기의 성격을 다각도에서 숙고함으로써, 개인의 생존뿐 아니라 인류 전체의 삶과 죽음을 새롭게 보는 문제, 지구 거주 생명체와 연대감을 느끼고 표현하는 문제, 있음과 없음, 현실과 환(幻)의 연관성 문제, 그리고 탈성장 시대에 지금과는 다른 삶의 양식을 상상하고 구현하는 문제 등 기후위기와 연관된 여러 주제와 관련해서 후속 논의를 펼칠 수 있을 것입니다.
심포지엄에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2024. 5.
종교문화비평학회 회장 박규태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소장 이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