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구니 호계위원' 종헌개정안 또 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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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4-03-19 20:28 조회4,731회 댓글0건본문
'비구니 호계위원' 종헌개정안 또 부결
찬성 46표, 반대 20표…비구니 의원 전원 퇴장
비구니 호계위원을 명시한 종헌개정안이 중앙종회에서 또다시 부결됐다. 지난해 6월 열린 196회 임시회에 이은 두번째다.
조계종 중앙종회는 19일 열린 제197회 임시회 2일차 본회의에서 호계위원의 자격을 비구에서 승려로, 각각 초·재심호계위원 2인을 명시한 종헌개정안에 대한 무기명비밀투표에서 찬성 46표, 반대 20표, 기권 1표로 부결했다.
투표 결과는 찬성표가 의결정족수 54명에 8표 미치지 못했다.
비구니 의원들은 본회의장에서 전원 퇴장했다.
계환스님은 "이부승가의 일원으로서 인정을 안해주니 이 자리에 더이상 있을 수가 없다"며 퇴장했다.
본회의 토의과정에서도 오점을 남겼다는 논란을 낳게 됐다.
표결 결과와 달리 개정안에 대한 반대 의견은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 비구니 권익신장에 대한 강한 여론과 비구니중앙종회의원들의 요구가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표결방식에 있어 종헌 위반이라는 만장일치 통과를 주장하는 요구가 많았다.
조계종 종헌 제130조 3항은 '의결은 무기명 비밀투표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중앙종회가 여론에 밀려 토의과정에서 종헌을 위반하자는 주장을 펼친 꼴이다.
만장일치로 통과하자는 발의는 초격스님이 했다. 재청과 삼청 동의가 회의장 여기저기에서 쏟아져 나왔다. 함결스님과 비구니의원인 일운스님 등이 지지 발언을 하기도 했다.
제동은 무애스님이 걸었다.
무애스님은 "원칙이라는 것은 지켜져야한다. 그 원칙이 종헌에 담겨 있는데 종헌을 무너뜨리면 안된다. 첫번째 종헌개정안에서 이미 그 뜻을 밝혔다. 다른 방법으로 한다는 것은 맞지 않다. 원칙적으로 갈 것을 동의한다"고 반대의 뜻을 밝혔다.
그런데도 만장일치 의견이 계속되자, 무애스님은 "종헌을 위반하자는 통큰 결단은 반대한다. 이 표결에서만큼은 퇴장하겠다. 종헌 위반해가면서까지 하는 것은 반대하지 않겠다"고 발언했다. 영담스님, 영배스님 등은 퇴장하려는 무애스님을 만류했고, 비구니 의원들도 무애스님에게 원만히 해결할 것을 요청했다.
만장일치 통과 의견이 일방적으로 쏟아져 나오던 분위기는 오심스님의 발언으로 뒤바뀌게 됐다.
오심스님은 "앞서 첫번째 종헌개정안에서 투표를 했기 때문에 투표로 깨끗하게 통과시키자"고 제안했고, 제정스님은 "만장일치로 통과한다고 해도 원로회의 인준이 남아있다. 중앙종회가 적법하게 표결하자"고 동조했다.
영담스님은 "하자를 남기면 안된다. 원로회의가 문제를 삼을 것이다. 투표로 하는게 맞을 것"이라며 "정회해서 조정한 뒤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20분간의 정회에서 의장 향적스님과 비구니 의원, 불교광장, 삼화도량측 의원들이 논의했으나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속개 후 무기명 비밀투표가 시작되자, 삼화도량 회장 영담스님은 "무애스님의 발언은 원칙을 지키자는 취지의 발언이다. 비구니 참여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며 "삼화도량은 전부 찬성하기로 했다"고 지지의 뜻을 밝혔고, 불교광장측 만당스님도 "불교광장도 찬성하기로 했다"며 투표를 독려했다.
개표 결과는 부결로 나왔다. 의장 향적스님의 표정은 굳었고, 비구니 의원들은 실망스럽다고 발언한 뒤 일제히 퇴장했다.
본회의 회의장의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았다.
오심스님은 "비구니스님들은 이럴 때마다 퇴장할건가. 안되더라도 다시 뜻을 모아야지 않겠는가"라며 "의장스님은 비구니 의원들에게 강력하게 경고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향적스님은 "작년 부결됐을때 비구니 의원들의 협조가 없어 종회 운영은 많은 지장이 있었다. 믿었는데 안되니 서운하지 않겠느냐"며 만류했다.
혜림스님은 "종헌개정안이 부결됨으로해서 비구니스님들에게 많은 상처가 됐을 것"이라며 "비구니 스님들이 비구니를 대표해 종회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참석해서 함께 논의하는 모습을 갖기 위해 잠깐 정회를 하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본회의는 비구니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2건의 종헌개정안을 이월했다.
한편, 비구니 의원들은 종헌개정안 부결과 관련해 의견을 나눈 뒤 회의장으로 돌아와 종법제개정안 논의에 참여했다.
불교포커스 2014.03.19. 박봉영 기자 budgat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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