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여성 군종장교 임관하는 명법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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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4-03-19 21:02 조회4,902회 댓글0건본문
“여성 장점 살려 군 포교 매진”
[인터뷰] 최초 여성 군종장교 임관하는 명법스님
“군사훈련에 앞서 기초체력을 다지기 위해 매일 1000배씩 절하고 있습니다. 즐겁고 활기찬 군생활로 군종장교를 고민하는 비구니 스님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겠습니다.”
창군 이래 최초 여성 군종장교로 임관을 앞둔 명법스님이 적극적인 군 포교를 다짐했다. 명법스님은 18일 오전 11시 국방부 원광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군종장교를 선택하게 된 이유와 앞으로의 활동 포부를 밝혔다.
군종교구에 따르면 최근 군승파송 지원자가 점차 감소해 기본 정원조차 채우지 못하는 상황. 남자들도 꺼려하는 군인의 길을 비구니 스님은 어떤 마음으로 선택했을까? 명법스님은 “대학 졸업을 앞두고 포교 현장을 고민하던 중 비구니 스님이 군종장교에 지원할 수 있게 됐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언제 어디에서든 열심히 포교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선뜻 지원했다”고 동기를 밝혔다. 1999년 석산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스님은 2006년 동학사 승가대학에 이어 2014년 2월 동국대학교 불교학부를 졸업했다.
비구니 군종장교의 역할에 대해 명법스님은 “성별만 다를 뿐 기존의 비구스님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억압되어있는 규율과 환경 속에서 저를 보고 법당을 찾아오는 모든 장병들이 조금이나마 편안함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스님은 “장병들이 책임감 있는 군 생활을 보내고 향후 개인의 미래를 설계하는데 도움을 주고 상담도 해줄 수 있는 군종장교가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4월부터 진행되는 군종장교 군사훈련은 총 9주로 일반 병사들이 받는 훈련기간보다 2배가량이 길다. 명법스님은 “지금도 떨리고 긴장된다”며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이에 자리에 함께한 조계종 군종특별교구장 정우스님은 “명법스님은 군사훈련에 앞서 기초체력을 기르기 위해 매일 1000배를 하고 있다”며 “옆에서 성실하게 준비하는 스님을 지켜본 결과 군사훈련을 받는데 전혀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칭찬했다.
명법스님을 비롯해 올해 군종장교로 파송될 인원 14명은 지난 1월 15일부터 8주간 부산 군수사령부 2보급단 금련사에서 ‘입대전 교육’을 이수했다. 명법스님은 “사전교육을 통해 군 장병들이 군 생활에서 느끼는 많은 어려움을 직ㆍ간접적으로 알게 됐다”며 “현장에서 장병들을 돕기 위해 인성교육, 심리상담 분야에 대해 더 많이 공부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간 군종장교 제도에 대해 전쟁과 갈등을 반대하는 종교적 가르침에 어긋난다며 일부 반대하는 의견이 제기되 왔다. 명법스님은 “신라 화랑에게 호국불교가 있었듯 나라를 지키기 위해 전쟁에 참여하는 것은 개인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일”이라며 “우리 군대가 침략이 목적이 아닌 방어를 목적으로 하는 만큼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나라를 위하는 마음으로 군을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더불어 스님은 “다만 시대적 상황에 의해 징병제도가 시행되어 남성들이 다소 강압적으로 군 생활을 하게 되는 점이 안타깝다”며 “군생활에서 종교가 이들에게 위안이 되고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성추행 등 군대 내 여성문제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명법스님은 “그간 여군들이 여성으로서 겪는 문제들을 기존 군종장교와 상담하기가 다소 어려웠을 것”이라며 “앞으로 저와 같은 여성 군종장교가 늘어나면 고민을 터놓고 상담하기가 더욱 편안하고 수월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스님은 “문제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어떤 일이든 기꺼이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명법스님은 주변에 군종장교를 희망하는 비구니 스님이 많이 있다고 전했다. 스님은 “군종장교 합격이 결정되고 그분들에게 축하와 격려를 많이 받았다”며 “제가 현장에서 즐겁고 활기차게 열심히 포교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선택 고민하던 많은 비구니 스님들도 선뜻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명법스님은 “언젠가 다른 비구니 스님들과 함께 부처님 가르침을 장병들에게 전파하는 그날을 기다린다”고 밝혔다.
창군 이래 최초 여성 군종장교에 비구니 스님이 선발된 데에는 국방부와 협의를 이끌어낸 군종특별교구의 노력이 있었다. 군종특별교구장 정우스님은 “가톨릭의 경우 여성이 사제가 될 수 없고 기독교도 여성 목회자에 대해 교파마다 교칙이 다르다”며 “최초 여성 군종장교가 불교에서 나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불교에는 여성 출가자인 비구니 스님이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전했다. 정우스님은 “앞으로는 불교는 물론, 이웃 종교에서도 여성 군종장교가 점차 늘어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명법스님은 4월 22일 충북 괴산 육군학생군사학교에서 6월 27일까지 군사교육과 장교 소양교육, 군종병 교육 등을 수료 한 뒤 오는 7월 1일 군종장교로 정식 임관하게 된다.
불교포커스 2014.03.19 김정현 기자 | budgat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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