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성이 여래장… 성불에는 남녀 차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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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5-02-16 16:07 조회5,320회 댓글0건본문
팔경계는 부처님 사후 500년 정통교단이 위협 받을 때 나온 ‘설’
승만 부인이 일승의 대방편을 사자후하는 내용 〈승만경〉에 실어 여성의 성불 평등함 보여줘
<앞부분 생략>
화엄경 때문에 학교 왔기 때문에 계속 화엄을 공부하게 됐어요. 화엄을 통해서 마음을 해결하려고 했어요. 화엄 교학의 바탕은 여래장 사상인데요. 그 여래장 사상의 소의경전이 〈승만경〉이에요.
제가 85년도에 박사를 수료하고 86년도에 비구니 스님으로서는 대학 강단에 처음 섰습니다. 그러니까 강사로도 처음 교수로도 처음 비구니 스님이 강단에 선 거에요. 그때 처음 하게 된 것이 불교여성학이었어요. 당시 선학과 조교를 하면서 학교에서 특별한 과목을 개설하면 좋겠는데 뭐 없냐고 묻길래 ‘불교여성학’을 하나 개설하자고 제안했어요. 그렇게 2학년 과정으로 개설이 됐는데 비구 스님은 강의 할 사람이 없고, 비구니 스님도 하시겠다는 분이 없으셨어요. 결국 제가 하게 됐죠.
제가 박사 과정 때 논문을 두 편 썼는데 하나가 ‘비구니 승단의 성립’에 관한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변성성불론’에 대한 비판적 고찰에 대한 것이었어요. ‘변성성불론’이란 성불을 하기 위해서는 남자의 몸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인데 이에 대한 비판론을 논문으로 쓴 거죠.
그 해에 여성학회가 생겼는데 당시 이화여대 총장님이 ‘종교와 여성 문제’로 토론을 주최했는데 제가 불교 관련 파트에 참여해 발표를 하게 됐어요. 이때 발표한 내용이 ‘비구니 팔경계’에 관한 내용이었어요. 여기에는 첫 번째, 마지막번에 ‘비구니는 100세가 됐다 하더라도 처음 출가하신 비구 스님 발 아래에 절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어요.
비구니 스님한테는 엄청나게 차별적인 이야기죠. 80년대 한국 여성학회가 생기면서 신학대학에서 여성신학 과목이 필수 과목으로 선정될 때였는데 불교 쪽에서는 승가 재가 모두 남녀 차별이 너무 많은 거 같았어요. 〈승만경〉은 재가여성이 석가모니 부처님처럼 사자후를 하는 경전이라고 해서 재가불교 특히 여성불교에 으뜸가는 경전으로 일컬어지고 있죠.
하지만 제가 논문을 쓸 당시에는 아무도 이에 대해 말을 하지 않을 때여서 여러 문헌을 뒤져서 비판적으로 그냥 썼어요. 제가 비구니니까요. 그 바람에 징계 당할 뻔했어요. 물론 징계를 당한 건 아니에요.
모든 문헌을 통해 재해석 해보니 비구니 ‘팔경계’는 석가모니 부처님 당시의 말씀이 아니었어요. 이 이야기는 교단이 약해져서 부처님 열반 500년 후에 나왔어요. 교단 내에서도 대승불교가 일어나니 부파불교가 새 교단의 위협받을 때 교단을 정비하면서 나온 것이 비구니 팔경계 문제였던 거 같아요.
이렇게 문헌을 재해석해서 승만부인 이야기를 하니 당시는 모두가 입을 닫았어요. 지금은 비구니 스님도 활동을 많이 하시고 불교여성개발원에서 〈승만경〉 공부를 열심히 하니 승만 부인의 힘이 막 드러나고 있지만 말이죠.
〈승만경〉은 대승경이고 일승경이에요. 대승경전 중에서도 그 이름이 ‘승만사자후일승대방편방광경(勝?獅子吼一乘大方便方廣經)’이에요. 승만 부인이 일승의 대방편을 사자후하는 경전이라는 의미죠. 그러니까 대승 이론이 막 일어날 때 그 이념과 사상과 수행 방편을 적어 놓은 게 있어요. 그때 대승경전이 초기 중기 후기로 나뉘어지면 〈승만경〉은 중기 이후에 나온 경전이죠.
대승운동이 막 일어나고 있을 때 정통교단이라고 했던 이십부파 교단이 위협을 받을 때였죠. 바깥으로는 외세침입도 받았겠지만 불교교단 전체로 바라보았을 때는 정통바라문이 다시 재정비를 하면서 인도 전체를 휩쓸고 있는 종교가 재정비 될 때였어요. 이때 여성 출가에 대한 위협이 가해졌죠. 여자는 마구니는 될 수 있어도 마왕도 못되고 전륜성왕도 못 된다는 등의 말이 있었죠.
또한 정법이 천년을 갈 건데 500년 밖에 못가는 것은 여자가 출가해서 비구니가 되었기 때문이라는 말도 나와요. 교단사가 다시 쓰여지고 교단이 재정비 될 때 이런 말이 나온 거 같아요.
그런데 〈승만경〉은 비구도 아니고 여자가, 부인이 사자후를 하는 내용이에요. 재가여성불자가 법사계에서 사자후 한다는 거죠. 〈승만경〉은 436년에 중국에서 번역이 됐고 576년에 전래됐어요. 인도에서는 적어도 중국보다 100년 전에 편찬되었을 거예요. 일승경전은 대승 중에 대승이에요. 그래서 재가자 출가자 모두 좋아하는 경전이에요.
당시 논문에 이렇게 썼어요. ‘부처님이 260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또 만세 천만세가 지나가도 모두가 부처님을 우르러 볼 수 있도록 하려면… 모든 존재들이 평등하다고 부처님이 설하셨지 어디 교단 내에서 차별을 했겠는가’ 이런 맥락으로 논문을 썼죠. 당시는 이에 대해 논란이 많았는데 이제는 문제 될 게 없어요. 이렇게 〈승만경〉이 뜨고 있으니 요즘은 괜찮아요.
〈법화경〉에 팔세용녀 성불이야기가 나와요. 용녀가 여덟살 때 성불을 하는데 그때는 잠깐 남자 몸을 바꿨다가 바로 성불하는 얘기죠. 그래서 남자가 성불할 수 있지 여성은 남자 몸으로 바뀌어야 성불할 수 있다고 말한 마지막 대승경전이 법화경이라고 보면 돼요.
그 이전에는 어떤 경전이 나오느냐 하면 ‘전여신경’이 있어요. 여기에도 여자의 성불 얘기가 막 나올 때 여성의 몸으로 하면 안 되고 남자의 몸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와요.
그런 이야기는 〈법화경〉이 마지막이고 그 이후의 〈화엄경〉에는 여성 선지식이 21명이 돼요. 21명 모두 각계각층의 여성들로 선재동자의 선지식으로 나와요.
〈승만경〉도 ‘공의 도리’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요. 여자에게는 여자라는 고정불변의 상이 없고 남자에게는 남자라는 고정불변의 상이 없다는 내용이죠. 그래서 대승의 공사상이 반야바라밀의 대표적인 방편으로 보는 대승 경전에서 볼 때, 남녀문제 출재가자 문제 불평등의 문제는 다 해결이 돼요.
그런데 그 일승이 뭐냐 하니까 〈승만경〉에서 삼원 십대수의 모든 발원이 하나로 모이면 일승이에요. 그 일승은 ‘모든 중생은 여래장 존재다’ 이거에요. ‘여래장’ 이거를 다른 말로 표현하면 불성이에요. 그러니까 여래가 부처죠.
여래장은 진여와 생멸 둘로 나눌 수 있어요. 진여는 여래, 생멸은 중생 쪽이죠. 마음을 진망화합심(眞妄和合心)으로 본 게 여래장 사상의 내용이에요. 자 그러면 우리가 부처님처럼 된다 이 마음은 진심이겠죠? 참 마음, 청정심이죠.
중생 마음은 번뇌 마음이다 허망한 마음이다 물든 마음이다 하는 것은 ‘망(妄)’으로 봐요. ‘망’이기만 한 게 아니라 진망 화합이다, 부처님 입장에서 대승은 성불 발원한 것이니 부처님처럼 될 수 있는 거는 불성이 있기 때문이라는 뜻이죠. 불성이 여래장이라는 의미에요.
나에게 본래 부처님 씨앗이 있어 부처가 될 수 있잖아요. 이게 여래장 사상이에요. 씨앗이 다 있는데 어떤 건 씨앗으로만 있다가 사라질 수도 있고 어떤 것은 싹이 났다가 죽을 수도 있어요. 그걸 할 수 있게 하는 힘이 〈승만경〉은 일승의 원을 삼원 십대수, 세가지 원을 다시 일승의 원, 섭수 정법의 원, 정법 올바른 가르침을 거두어 받아들이는 대표적인 원으로 설명되고 있어요.
오늘은 해제격으로 말씀을 드렸어요. 여러분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학 다리는 길고 오리 다리는 짧다 이건 평등한 거예요. 스님은 스님대로 비구는 비구대로 비구니는 비구니대로 보살님은 보살대로 거사님은 거사대로 특징적인 장점을 가지고 불국토 건설에 재역할을 해주는 것은 차별이 아니고 평등하다는 겁니다. 각각의 특징적인 장점을 잘 활용하는 것이 곧 수행의 방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출처: 현대불교, 2015. 02.13
해주스님 동국대 정각원 토요법회 승만경 강의 5강 중 1강 요약)
http://www.hyunbu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82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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