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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로로 안에 성차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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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4-02-27 23:28 조회5,00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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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로로 안에 성차별 있다
 
요리하는 루피, 예쁜척 패티...고정관념 못 벗어
아동용 콘텐츠 성차별 요소 개선 필요
성평등, 다문화, 다양성 조기교육 중요
‘아빠 힘내세요’ 동요 논란
 
 
나게 스키를 타던 뽀로로가 앞서 가던 루피를 보고는 ‘느림보 아가씨’라며 놀리고 지나간다. 화가 난 루피는 뽀로로를 뒤쫓아 가지만 뽀로로를 잡지 못하고 결국 울음을 터트리고 만다. 루피의 화를 풀어주기 위해 뽀로로는 루피 대신 과자를 굽지만 맛이 없다. 또 루피는 의자가 부러지자 ‘듬직한’ 포비에게 도움을 청한다.

아이들의 대통령으로 불리며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국산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의 한 에피소드다. 분홍색 치마를 입은 여성 캐릭터 루피는 요리 같은 집안일을 좋아하고, 남성인 뽀로로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의자가 부러지면 스스로 고치기보다는 남성인 포비에게 수리를 부탁한다. 전형적인 남녀의 성역할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동요와 동화, 애니메이션, 장난감 등 영유아와 아동들이 접하는 문화 콘텐츠에 성차별적이고 성별 고정관념을 확산시키는 요소가 많아 문제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된 동요 ‘아빠 힘내세요’도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유아 아동용 문화콘텐츠 양성평등 모니터링 연구’에서 양성평등 가치 저하 사례로 꼽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하기 위해 아동기 이전부터 성평등한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다수의 영유아․아동기 컨텐츠가 성차별적이고 다양성을 저해하는 요소들을 담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 

성역할 고정관념을 확산시키는 요소는 광범위하게 나타난다. 별다른 줄거리가 없는 유아들의 생활 동화 속에서도 앞치마를 입은 엄마가 양육자로 표현되고 아빠는 경제활동을 하는 모습으로 표현되곤 한다. 심지어 동요에 부계 혈통을 강조해 여성을 소외시키는 내용도 있다. 문체부의 이번 모니터링 연구 사례 중 창작 동요 ‘우리 엄마는 박씨’의 경우 가사에 가족 구성원 모두가 ‘김씨’인데 엄마만 ‘박씨’라며, 엄마가 ‘박씨’인 이유가 ‘여자라서’ ‘잔소리를 많이 해서’라는 내용을 담아 문제로 지적됐다.

1981년부터 지난해까지 방송했던 어린이 프로그램 ‘뽀뽀뽀’의 주제가는 전 국민적 동요로 여전히 어린이 동요 음반에 실리는 스테디셀러다. “아빠가 출근할 때 뽀뽀뽀, 엄마가 안아줘도 뽀뽀뽀”로 시작하는 이 노래의 가사도 아빠는 경제 부양자로, 엄마는 양육자로 설정돼 있다.
 
6살 딸을 둔 임선미(가명·48)씨는 “일하는 엄마가 별로 없던 시절에 불려졌던 ‘뽀뽀뽀’ 주제가를 요즘 아이들도 부르고 있다”며 “일하는 엄마와 화장하는 남자, 검은색 피부의 다양한 인종이 나오는 동화나 동요를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은데 그런 교육용 자료가 없다”고 지적했다. 임씨는 “이미 다문화 시대를 살고 있는데도 아이들에게는 여전히 스테레오 타입의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고 탄식했다.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가 지상파 4사에서 방송된 어린이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진행한 ‘2012 대중매체 양성평등 모니터링-어린이’에 따르면 프로그램에 등장 인물들 중 남성이 여성보다 훨씬 많이 성비의 불균형이 심각했고, ‘꼬마버스 타요’, ‘똑똑박사 에디’, ‘로보카 폴리’, ‘뽀롱뽀롱 뽀로로’ 등 남성 캐릭터가 중심인물이 되는 프로그램이 다수였다.
 
 또한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런 프로그램들에서 여성이 아닌 남성이 문제를 해결한 경우가 약 3배 가량 많게 나타나 이를 시청한 아이들이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하는 것은 남성의 역할이라는 고정관념을 학습하게 된다고 지적됐다.

‘뽀로로’ 캐릭터들도 문제다. 놀이를 주도하고 적극적인 뽀로로와 함께 남성 캐릭터인 포비와 에디는 듬직하고 똑똑하게 그려지며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반면 여성 캐릭터인 루피와 패티는 남성 캐릭터에 비해 수줍고, 상냥하며 수동적 모습을 많이 보인다. EBS 애니메이션 ‘로보카 폴리’도 비슷한 양상이다. 갈등 상황에서 여성 캐릭터인 엠버는 포기하는 상황에서 남성 캐릭터인 폴리와 다른 남자 대원들은 주변을 설득하고 갈등을 해결하는 것으로 표현됐다.

7살 딸과 4살 아들을 둔 김여원(가명·38)씨는 “특별히 남녀를 구분해서 키우려 하지 않지만 문구점에만 가도 여자아이들과 남자아이들의 장난감이 분홍색, 파란색으로 나뉘어 있다”며 “레고 같은 블록조차도 6세 이후가 되면 남녀 구분해서 나온다”고 지적했다.
 
 9살, 7살 딸을 둔 이서림(가명·36)씨도 “아이들은 또래들이 원하는 것을 원하기 때문에 아이나 엄마에게 별다른 선택권이 없다”며 “게임이나 완구 등이 이미 성별화되어 있어서 아이들이 그것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정주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은 “아이들에게 미디어 교육을 해보면 다르게 생각하는 법을 모른다. 애니메이션 ‘슈렉’의 (전형적인 공주의 모습을 벗어난) 피오나 공주조차 낯설어 한다”며 “성평등한 미디어 교육이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여성신문 2014-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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