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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네 여자: 그리스도교 기원 이래 가톨릭 교회의 여성 잔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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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3-01-08 01:01 조회4,83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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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네 여자』
: 그리스도교 기원 이래
가톨릭 교회의 여성 잔혹사
 
기 베슈텔 지음, 전혜정 옮김, 여성신문사
 
 
이 책은 가톨릭이 여성을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대한 분석사이다. 저자는 가톨릭이 여성을 창녀, 마녀, 성녀, 바보의 네 가지 정체성으로만 보고 있다고 주장한다. 네가지 가운데 가톨릭이 가장 선호하는 것은 아무 생각 없이 침묵하고 복종하는 바보 유형이다. 가톨릭은 여성에 대한 왜곡된 이해 대문에 자신의 가장 오래되고 진실한 친구인 여성을 잃어버렸다.
 
창세기속에서 신학자들이 주목한 것은, “여자를 남자의 갈비뼈에서 생겨나게 한”(p.48) 대목. 그리하여 그들은 이렇게 외친다. “남자여! 너는 주인이고, 여자는 너의 노예이다. 신께서 그렇게 원하셨으니.”(p.63) 그리하여, 여자는 “남자들이 생식한 새끼들이나 배는 여자들, 남편의 완벽하고 순수한 정액을 담는 봉지 같은”( p.76) 부차적인 존재였다.
 
여성은 성적 욕구로 인해 음란한 존재, 즉 여성의 첫 번째 이름은 창녀다.
 
교회가 생각하기에, “처녀성을 잃은 여자는 매춘부이건 아니건 한결같이 방탕한 여자들”(p.109)이며 “물리게는 할 수 있어도 채워줄 수는 없”(p.140) 타락한 존재다. 모든 여자는 음란하고 육체적 사랑은 재앙이며, 쾌락을 위한 모든 성적 행위들을 통제했던 교회. “여성의 월경기간을 고려하면 성관계를 위한 시간은 일년에 30-40일 정도가 될 것이다.…중략…말하자면 한달에 겨우 3.7일이 남는다”.(p.122).
 
낙태와 피임을 반대한 교회는 고해성사를 통해 여성을 단죄하려 했고, 1968-1969년 여론조사에서는 “고해성사 시간의 80%가 성적性的 과오를 조사하는데 할애되었다.”(p.171) “1970년대에도 여전히 이탈리아 고해성사실에서는 부부관계에서조차 성행위의 희열과 일탈 모두를 단죄하는 말들이 오갔다.…중략…하느님께서 우리에게 고환과 질을 주신 것은 쾌락을 위해서가 아니라 종을 번식시키기 위해서입니다.”(p.133)
 
타고난 음란성으로 인해 육체적 쾌락을 탐닉하고 ‘아담’을 유혹하는 여성, 그 음란함으로 인해 여성의 두 번째 이름은 마녀다.
 
“1450년에서 1650년 사이, 대략 20만 명의 사람들이 기소되었으며, 그 중 10만 명이 법원으로 넘겨지고 5만 명이 처형되었다.”(p.211) "병이 났다거나 연애담이나 혼담의 산파 내지 조언자 역할을 했다거나, 너무 미인이거나 추녀라든지 또는 몸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도, 그 모든 이유들이 “악마와의 결탁의 증거“(p.215)였다. ‘마녀’로 자백을 강요하면서 “자백을 하라, 아니면 숨이 끊어질 때까지 고문할 것이다.”(p.237)
 
형리들은 "다리를 죄는 형틀로 뼈를 으스러뜨리고, 몸을 잡아 늘이는 고문이나 기둥에 매달았다가 땅에 떨어뜨리는 고문으로 뼈마디를 탈구脫臼시키는 일, 독일에서처럼 벌겋게 단 금속제 의자에 앉혀서 엉덩이와 성기에 화상을 입히기도(p.235) 했다. 이들은 "누구의 이름으로 사람들을 죽였던가? 신의 이름으로였다. 재판관들을 불안하게 했던 이 사탄과 지옥의 몽타주를 만들어낸 자들은 바로 신학자들, 사제들이었다. 종교재판이라는 저 무서운 탄압의 수단을 만들어 낸 것은 누구인가? 로마 가톨릭 교회였다(p.243).
 
창녀도 악마도 아닌, ‘성녀’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고 해서 교회가 인정한 것은 아니다.
 
“놀랄만한 용기와 헌신, 가난 등 고행의 정점에 도달했던”(p.248) 여성들. ‘신과 교섭하는’ 이 성녀들은 “교황권과 왕권의 경쟁관계를 준엄하게 비판했고,…부패한 성직자들을 질책하고, 교회의 개혁을 요구했다.”(p.255-256) 교회는 “그녀들이 쓴 글과 그녀들이 전달했다는 신의 계시를 수정”했고 어떤 이들은 “가짜 신비주의자로 단죄”(p.260)했으며 "그리스도에 대한 광적인 사랑과 마조히즘적 체질이 고해신부들에게 공포감을 주었“(p.291)기 때문에 거부했다.
 
 “교회는 개인적인 도정을 추구하고 위계질서에 대해 존경심을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몹시 강압적인 특징을 지닌 기독교 내부로 받아들이는 것을 거부한 것이다.”(p.294) 여성들이 ‘죄인’일 때, 교회는 그녀들을 ‘환영’했으나, “찬미해야 할 대상이고 신의 특파원이라면 그건 곤란한 일”(p.323)이었다. "지나치게 민감하지 않고 지나치게 지적이지 않고 지나치게 교양이 많지 않고 지나치게 웅변적이지 않고 지나치게 눈에 띄지 않고 그리고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면, 교회는 그녀들을 사랑할 수 있다.”(p.323)
 
그리하여 교회가 사랑하는 것은 오직 맹목적으로 교회를 따르는 바보같은 여성 뿐.
 
18세기의 한 소설에서 “상류층 여인의 허리에는 허위와 겉치레와 쓸데없는 말 뿐이요 하류층 여인의 허리에는 더러움과 침과 땀과 지독한 악취뿐이로다.”(p.353) 그 이전 13세기에는 이런 말들이 종종 인용됐다. “특별히 수녀를 양성하기 위해서가 아니라면 여자에게 글을 읽거나 쓰는 것을 가르쳐서는 안 된다. 여자들이 읽기나 쓰기를 배움으로써 많은 해악이 생겼기 때문이다.”(p.365) "여자는 글을 써서는 안 된다. 여자들이여, 제발, 책을 만들지 말고 아이를 만들어라.“(p.389)
 
이토록 여성들이 열등한 존재로 취급받았던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왜 지상의 거대종교들에서 여자를 대등하게 존중한 종교는 없다. 그 이유로 저자는 남성들의 불안감에서 찾는다.
 
“여성의 생리적 특징, 월경, 밖으로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신비감을 주는 부분적 내성기內性器, 출산기능, 그리고 심지어는 집안일에 있어서까지, 여성을 두렵고도 이해할 수 없는 존재로 만드는 모든 것”.(p.428) “과연 여자를 감당할 수 있을까…중략…자신의 영적 구원에 위기가 오지는 않을까?”(p.429) .
 
최후의 고대철학자이자 최초의 기독교 철학자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여자란 죄인 에바Eva로서, 위대한 성모 마리아Ave에 이를 수도, 재앙Vae을 초래할 수도 있으니, 삶을 가져오는 것도 여자요, 죽음을 몰고 오는 것도 여자이다. 그러니, 여자 속에 배태된 생명을 이용하되, 우리를 위협하는 죽음은 피하자.”(p.65)
 
그렇다면 이토록 왜곡된 여성상에서 벗어날 길은 없는가?
“예수의 생애를 살펴보면 그는 생전에 사람들의 죄를 심문하기보다는 그들의 말을 들어주고 그들에게 용기를 주고 그들의 죄를 용서하고 항상 희망이 있다고 말했던 것으로 보인다.…중략…역사를 조사해보면 징벌과 복수의 신의 이미지는 비非기독교화의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다.”(p.458) 여성을 창녀라 욕했으나, 교권의 수뇌부은 쾌락을 위한 시설물을 소유하고 매춘 종사자들을 관리했었다. 교회는 여성을 악마라며 처형했으나, 재판이 있기도 전에 여성의 “본성까지도 단죄하였으니 그야말로 악마적”(p.216)인 행태였다.
 
신을 모시는 곳이면서도 교회는 신의 뜻을 따르는 여자를 거부했으며, 신의 뜻에 다가가기 위한 여성들을 한사코 소외시키려 했다. 예수를 섬기나 예수를 따르지 않았던 교회의 모순은 가톨릭교회와 여성의 역사에 그대로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종교의 임무는 인간에 대해 신을 안심시키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신의 소망을 인간들 자신에게 확신시키는 데에 있”(p.459-460)다. 그리하여 여성들의 새로운 정체성, 새로운 womankind, 그 이름은 종교의 모순적 틀을 벗어나, 새롭게 정의되어야 할 때다.
 
이 책은 수세기 동안 서구의 지배문화로 군림해온 가톨릭이란 제도종교가 역사를 통해 재단하고 직·간접적으로 유포해온 여성의 조작된 정체성을 밝혔다. 페미니즘을 내세우기보다는 서구의 지배문화였던 가톨릭의 안티페미니즘 양상을 보여줌으로써 여자란 무엇이며 여성성이 여성 스스로에게 어떻게 새롭게 정의될 수 있는가를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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