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부론’ 앞세운 남성중심 전통서 비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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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3-02-26 16:41 조회4,389회 댓글0건본문
‘대장부론’ 앞세운 남성중심 전통서 비롯
비구니 큰스님이 없는 이유
비구니고승 관련저술 전무
1700년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불교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비구니승단이 잘 보존돼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한국불교사에서 큰 족적을 남긴 비구니 스님을 찾기란 쉽지 않다.
한국불교의 전적을 집대성한 ‘한국불교전서’에서도 비구니 스님들의 저술은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을뿐더러 과거 뛰어난 활약을 한 비구니 스님들의 기록조차 찾기 어렵다. 한국불교에서 비구니 승단은 ‘현재만 있고 과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한국불교에서 큰스님으로 불린 비구니 스님을 발견하기가 어려운 까닭은 어디에 있을까.
이와 관련 불교학자들은 선불교 전통의 표면에 흐르는 ‘남성중심의 영웅주의’에서 기인한다는 시각이 많다. 특히 선사들이 내세운 ‘대장부’론은 승단이 남성중심으로 흐를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조승미 동국대 강사는 “선불교 전통은 겉으로 평등을 주장하면서도, 늘 ‘장부의 기개가 필요하다’, ‘대장부의 활개를 치라’는 것을 수행자의 덕목으로 내세웠다”며 “이로 인해 여성수행자들조차도 부처의 가르침을 진정으로 실행하려면 남성적인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으로 인식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렇다보니 비구니 스님들조차 자신들을 지도하는 스승은 비구가 되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게 됐고, 비록 수행에서 경지에 오른 비구니 스님이라도 결코 스승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악순환이 되풀이 될 수밖에 없었다는 게 조 박사의 설명이다.
2013.02.25 10:33
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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