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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가 성폭력을 부른다, ‘술김에…’ 봐주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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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3-03-11 18:14 조회4,40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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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가 성폭력을 부른다
‘술김에…’ 봐주면 안 돼
 
 
주취 성폭력 범죄자 지난해 6176명
관대한 사법관행… 가중처벌 해야
 
▲ 음주의 폐해와 성폭력 처벌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음주자들이 성적 통제를 못한다는 지적이 거세다. 음주 성폭력 사건이 매년 늘고 있다.
 
만취한 30대 남성 한모씨는 지난 2월 9일 목욕탕을 다녀오던 80대 할머니를 주차장으로 끌고가 성폭행을 시도하다 피해자가 반항하자 마구 때려 숨지게 했다. 구속된 한씨는 전과도 없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배우 박시후의 성폭행 혐의 사건에서도 술은 어김없이 등장했다. 연예인 지망생인 여성이 2월 15일 원스톱지원센터에 “술을 마신 뒤 정신을 잃었고, 깨어보니 박시후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뒤였다”고 신고해 현재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다.
 
술을 잔뜩 마신 상태에서 딸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하는 몹쓸 아버지들도 있다. 회식 자리나 직장 동료와의 술자리에서 성희롱이나 성추행을 당한 경험이 있는 여성들도 적지 않다. 고위 공무원들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2011년에는 국민권익위원회 4급 서기관이 동료 여직원 A씨와 술을 마시고 만취한 A씨를 모텔에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강간치상)로 불구속 입건돼 권익위에 사실상의 ‘금주령’이 내려졌다.
 
경찰청에 따르면 주취 성폭력 범죄자는 2008년 4614명에서 2009년 4714명, 2010년 5444명, 2011년 5731명, 2012년 6176명(잠정)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는 ‘술에 취해’ 저지른 범죄에 대해 관대한 시각이 강하다. 음주 성폭력에 대한 법원 형량은 아직도 지나치게 약하다는 지적이다. 또 술을 권하는 사회문화 탓에 무절제한 음주 습관이 모든 연령층에 퍼져 있는 상태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서로 알지 못하는 비면식 상태의 성폭력 사건 가해자들은 보통 성범죄나 폭력 전력이 있다”며 “범죄력이 있는 경우 가해자는 자신이 술을 마시면 위험해진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다.
 
미국 법은 오히려 ‘술에 취해 그랬다’고 변명하면 가중처벌 하는 데 반해 우리는 만취했다고 주장하면 감형이 된다. 음주 감경을 하는 국가가 의외로 많지 않은데 우리나라 사법 관행에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화영 한국여성의전화 성폭력상담소장은 “서로 아는 사이의 성폭력 사건에선 피해 여성은 만취 상태지만 가해 남성은 만취되지 않은 경우가 꽤 많다. 피해 여성은 ‘상대방은 그럴 사람이 아니다’ ‘동석자가 나를 챙겨주겠지’라는 마음으로 술을 마신다”고 말했다. 성폭력은 중대한 범죄행위다.
 
그런데도 음주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 책임론은 여전하다. 이 소장은 “강도 범죄는 ‘아무리 할 게 없어도 어떻게 강도질을 하냐’는 생각이 보편적이다. 그런데 성폭력 사건은 다중적인 시각이 있다. 음주 성폭력을 당하는 여성들이 스스로 죄책감을 느끼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음주자들이 성적 통제를 못 하는 것은 어렸을 때부터 음주의 육체적·정신적인 폐해와 성폭력 처벌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다. 김석산 알코올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장은 “음주를 시작하는 연령층이 갈수록 어려지고 있다.
 
술은 담배보다 더 뇌를 파괴한다. 그런데 금연 교육은 해도 알코올의 폐해를 알리는 교육은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며 “초등학생 때부터 음주 교육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정선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연구위원은 “한마디로 술문화 교육이 없다”고 일갈했다.
 
 술을 언제 그만 마셔야 되는지, 통제 능력을 잃었을 때 어떤 결과가 있을지 교육받지 못해 본능대로 행동한다는 것이다.
 
 
출처: 여성신문 1226호 [특집/기획] (2013-02-22)
박길자 / 여성신문 기자 (muse@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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