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여성의 이름으로 95개조 반박문 써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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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2-09-20 19:54 조회5,255회 댓글0건본문
‘교회 개혁, 여성이 말하다’라는 주제로, 그리스도인의 신앙고백 실천을 위한 개신교 학계, 교계, 사회선교 단체들의 연대체 모임인 <생명평화마당>이 진행하는 정기 월례포럼(2011.11.8)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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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여성의 이름으로 95개조 반박문 써야 하나?"
<생명평화마당> 월례 포럼, “교회 개혁, 여성이 말하다!”
배현주 교수는 한국교회 안의 성불평등 문제에 대해 가부장적 구조 비판을 중심으로 신학적 성찰을 이끌었다.
배현주 교수는 성평등을 이야기하는 여성신학은 남성의 극복, 역지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여성상과 남성상의 재정립을 통해 올바른 관계와 소통 구조를 정립하는 데 목적을 둔다고 정리했다.
그녀는 가부장주의를 일컬어 "함께 살아가는 생명체를 상생과 공존을 위한 상호관계가 아닌 지배의 대상으로 보는 소외적, 착취적 관계가 남성들에게서 비롯되고 재생산되어 왔다는 점에서 오늘날 죽음의 문명을 이루는 깊숙한 근원이 되었다"고 비판했다.
이어서 생태여성주의적 논의가 한국 교회개혁의 지향점을 모색하는 중요한 신학적 지렛목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는 남성에 대한 거부의 몸짓이 아니라 지구 차원의 문화적, 제도적, 심리적 병리학에 대해 심도 깊은 이해를 하자는 노력이며 여성중심적 패권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의 가치관과 문화에 대한 근본적 대안을 모색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각 분야에서 여성 리더십의 진출이 확연한 21세기에 여전히 여성 리더십을 거부하는 분야가 ‘종교’라고 지적하면서, “탈가부장주의적 신학과 사목을 위해서 무엇보다 성서의 혁명적 인간관과 교회관을 회복해야 한다. ‘
하느님이 당신의 형상대로 남자와 여자를 창조했다’는 말씀과 반차별적 대안공동체였던 초기 교회의 정신을 돌아볼 때, 여성차별적 관행을 지속한다는 것은 교회 공동체의 정체성이 혼탁하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여성신학적 사목을 위한 ‘긍정적 남성성’의 정립을 강조하면서, “오늘날의 교회개혁은 여성의 권위와 리더십을 존중하며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파트너십을 이룰 수 있는 긍정적 남성성을 형성하는 일과 맞물려 있다. 남녀의 인격적 관계가 깨어진 곳에서는 생명의 영성을 꽃피울 수 없다”고 못박았다.
마지막으로 “생명과 평화를 지향하는 교회가 리더십의 실천에 여성 참여를 보장하는 것은 교회의 정체성 회복에 중요한 지표가 되며, 생태여성신학적 성찰은 교회가 생명문명을 여는 예언자적 기능을 발휘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임보라 목사는 교회개혁은 고정화된 성역할의 해체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종교 개혁 운동에서 여성들이 배제되는 지점은 종교 분파들이 제도화되는 과정이었다. 경직화되는 과정에서 여성들이 주변화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에 결국 고정화된 성역할 해체가 개혁의 주요 과제”라고 역설했다.
또 보수 교회나 진보 교회 모두 장애물에 대해 회피하려 드는 것이 현실이며, 특히 교회를 떠나는 여성주의자들이 제기하는 문제에 답을 해야 하는 의무와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교회가 갖고 있는 과제로서 평등감수성의 재고, 다양한 성에 대한 존중, 폭력에 대한 재인식 등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최소영 목사는 교회는 본질적으로 성평등 공동체인 만큼, 21세기 종교개혁은 여성을 통해, 여성과 함께, 여성주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교회안에서 숨이 막히는 여성들은 탈출하거나 ‘95개조 반박문’을 한국교회 정문에 붙일 수 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여성들이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도록 할 것, 교회 내 여성의 지도력 개발과 양성평등 정책 등을 요구하면서, 예산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즉, “교회는 준비된 여성만을 기다리며 60%의 여성을 배제하고, 다양한 소명과 재능의 개발보다는 봉헌을 강요해왔다”고 말하면서, “예산의 편성과 집행과정에서 여성과 남성의 요구와 관점을 고르게 통합, 의도하지 않은 성차별이 초래되지 않도록 하는 ‘성인지 예산’을 통해 여성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궁극적으로 성평등한 교회공동체라는 교회 본연의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여성들 역시 하느님이 부여하신 소명을 자각하고 사적 영역의 울타리 안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가정과 교회를 넘어, 한국사회와 지구공동체의 어머니로서 사회적 돌봄, 정의로운 돌봄이라는 소명에 적극적으로 응답해야 한다”고 전하면서, "남성들의 한계를 비판했듯이 여성 스스로의 한계를 끊임없이 성찰해야 한다"며 ‘여성주의적 종교개혁’은 여성만이 아닌 모두의 일이라고 말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2011.11.09 정현진 기자 | regina@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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