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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 평등은 시대적 조류 비구니 차별제도 개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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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2-08-10 14:32 조회4,78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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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 평등은 시대적 조류 비구니 차별제도 개선해야"
 
'비구니 위상' 첫 토론회 이부승가 동등권리 요구
"포교·불사 등 역할 큰데 비구니만 참종권 제한해"
 
▲조계종 전국비구니회(회장 명우 스님)와 비구니 중앙종회의원들은 2월28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자성과 쇄신 결사를 위한 비구니 승가의 위상과 역할’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양성평등의 시대, 비구니 스님들의 위상과 역할 확대에 장애가 되는 교단 내 차별적인 법과 제도, 관습을 바로잡아야 한다.”
 
“비구니 참종권 확대는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시대적 조류이며, 무엇보다 미래지향적인 종단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만 하는 선결요건이다.”
 
조계종 전국비구니회(회장 명우 스님)와 비구니 중앙종회의원들은 2월28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자성과 쇄신 결사를 위한 비구니 승가의 위상과 역할’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그동안 종단 안팎에서 제기된 교단 내 비구·비구니 차별 등 승가 내부의 모순을 공론화한 첫 번째 자리라는 점에서 교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를 반영하듯 이 자리에는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보선,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장 도법,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상임대표 퇴휴 스님 등 종단 중진스님을 비롯해 사부대중 200여명이 동참했다.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중앙종회의원 탁연 스님과 전국비구니회 기획실장 효탄 스님, 옥복연 종교와젠더연구소장은 “이미 시대적 현상이 된 양성평등문화에 발맞춰 교단 내 비구니 스님들의 위상과 역할이 제고돼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교단 내 비구니 승가의 위상정립’이라는 주제로 발제한 탁연 스님은 종단 발전을 위한 비구니 참종권 확대를 주장했다. 스님은 “문명화시대에 걸맞게 세상은 여성에 대한 기존의 잘못된 가치관을 빠르게 발전적으로 변모시켜 나가는데 비해, 한국불교는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여전히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며 “더욱이 남녀차별은 부처님의 가르침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사항임에도 승단은 이러한 고정관념에서 탈피하려는 쇄신의 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스님은 이어 “비구니 승가는 수행과 정진, 가람수호, 사찰 내 의식을 비롯해 사회봉사활동 등 다양한 영역에서 비구 스님과 동일하게 활동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중앙종회의원 의석수를 비롯해 법계위원·호계위원 등을 비구로 한정하는 등의 문제제기에는 여전히 과거를 답습한 채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중앙종회의원 탁연 스님과 전국비구니회 기획실장 효탄 스님, 옥복연 종교와젠더연구소장은 “이미 시대적 현상이 된 양성평등문화에 발맞춰 교단 내 비구니 스님들의 위상과 역할이 제고돼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스님은 종헌·종법에 나타난 비구니 스님에 대한 차별적 조항을 하나하나 거론하며 종법 개정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스님이 밝힌 차별적 조항은 종정을 비롯해 총무원장, 교육원장, 포교원장, 호계원장, 총림 방장, 본사 주지, 법규위원회 등을 비구로 한정한 부분과 산중총회 및 각종 선거에서 비구니 스님들의 참여를 제한한 부분 등이다.
 
스님은 “제도적으로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갖지 못한 비구니 승가는 교단의 활동보다는 개인적인 자기수행에만 몰두하기 쉽고 그로 인해 지나치게 무사안일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종단 일에 무관심하다는 혹평을 받기 일쑤이다. 공적 영역에서의 활동이 법적으로 제약받는 상황에 놓여있음을 감안한다면 이는 너무도 당연한 결과”라고 역설하며 비구니 참종권 확대를 위한 제도개선을 촉구했다.
 
옥복연 종교와젠더연구소장도 ‘성평등한 교단을 위한 비구니 승가의 역할’이라는 발제에서 “비구니 스님들이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이부승가의 한 축인 비구니 승가가 비구 승가와 평등한 조건에서 평등한 기회를 보장받아야 한다”며 “불교교리는 양성평등을 가르치고 있지만 종단 운영 등 현실은 결코 그렇지 못하다는 게 출재가의 공통된 인식”이라고 비판했다.
 
옥 소장은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2011년 종교와젠더연구소가 출가자 33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결과와 2010년 불교여성개발원이 불교신자 158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결과를 제시했다. 설문결과에 따르면 비구니 중앙종회의원 비율, 총무원장 및 교구본사 주지 자격 한정 등을 묻는 질문에 출재가를 막론하고 조사 대상자의 절대 다수가 “남녀차별적”이라고 응답했다.
 
옥 소장은 “성차별적 종헌종법과 종단운영이 결국 비구니 승가의 소극성과 수동성을 강화시켰다”며 “비구니 승가의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역할을 기대하려면 먼저 승가 내부의 성평등한 가치관이 확립되고, 차별적 종단운영 및 종헌종법 등 법·제도의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전국비구니회 기획실장 효탄 스님은 ‘자성과 쇄신, 비구니 승단에 갖는 의미’라는 발제에서 이부승가에 걸 맞는 권리 요구와 함께 비구니 승가의 자성을 지적했다. 스님은 “비구니 승가는 개인적으로 잘하고 있다 하더라도 이를 사회화하고 대중화하는데 크게 부족하다”며 “더 많은 이들과 소통하고 보듬어 안으며 함께하겠다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중앙종회 비구니회장 일운 스님은 기조발제를 통해 “이제 비구니 승가는 사부대중의 수행공동체로 이부승가의 평등공동체로서의 위상을 정립하기 위해 무엇보다 비구니 승가 스스로 뼈를 깎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스스로 자신의 역량을 배가하고 한국불교와 비구니 승가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깊이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며 “은둔과 소극적 자세에서 벗어나 소신을 갖고 부처님의 혜명을 잇는 일에 분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앙종회 비구니회장 일운 스님은 앞서 기조발제를 통해 “수행력과 자비정신으로 중생구제에 앞장서는 것은 승가 본연의 역할이지만 비구니 승가는 그동안 사회의식에 기반한 현실참여가 부족했음을 자성하고 무엇보다 비구니 위상정립을 위해 노력했던 ‘비구니 정혜결사’의 정신을 이어받지 못한 점을 반성한다”며 “이제 비구니 승가는 사부대중의 수행공동체로 이부승가의 평등공동체로서의 위상을 정립하기 위해 무엇보다 비구니 승가 스스로 뼈를 깎는 노력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법보신문 2012-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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