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신자의 성평등의식 실태조사 “조계종 종헌·종법, 남녀불평등 조항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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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2-09-04 16:35 조회5,375회 댓글0건본문
불교신자의 성평등의식 실태조사
“조계종 종헌·종법,
남녀불평등 조항 있다”
“불교에서 여성의 문제를 다룰 때는 불교경전을 통해 해답을 얻어야 한다.” 본각스님(중앙승가대 교수)은 불교여성개발원이 창립 10주년을 맞아 ‘불교와 성평등,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의 세미나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에 불교여성개발원은 대한불교진흥원의 후원을 받아 서울대 여성연구소와 함께 ‘불교신자의 성평등 의식 실태조사’를 하고 이를 바탕으로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대상은 남성 379명(약 25%), 여성 1140명(약 75%)으로 1519명이고, 40대(36.4%)와 50대(37.5%)가 주축이며, 기혼자가 85%로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
불교계의 여성 성차별 유형으로는 ▲여성신도에게 반말 하는 것 ▲여성을 무시하는 말 ▲남편에 대한 복종 강요 ▲남아를 중시하는 발언 등으로 조사됐다.
대한불교조계종 종헌·종법에서 비구니스님들에 대한 불평등 조항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은 ▲조계종 중앙종회 비구니스님 10명(비구스님 71명) ▲비구니스님은 총무원장 불가 ▲비구니스님은 교구본사 주지 불가 ▲100세의 비구니라 할지라도 갓 출가한 비구에게 예를 갖춰 절을 해야 하고 비구에게는 그 규정이 없는 것 등이다. 이에 대한 실태조사에서 조사대상의 과반수이상이 모든 항목에서 남녀차별에 해당된다고 응답했다.
비구니스님도 총무원장이 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는 것에 대한 찬성 여부에서는 남녀 모두 압도적으로 찬성했다.
비구니스님도 총무원장이 될 수 있도록 조계종단의 법을 바꾸어야 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는 ‘비구·비구니스님을 떠나서 총무원장은 능력 있는 스님이 해야 한다는 것’과 ‘부처님은 남녀차별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불교계 성평등을 위한 방안을 묻는 질문에는 ‘스님을 포함한 교계지도자가 남녀평등의 모범을 보일 것’과 ‘남녀차별이 있을 때 불자들이 적극적 개선을 요구해야 한다는 것’ 등이 제시됐다.
본각스님은 ‘여성수행의 의미와 가치’라는 주제 발표에서 “불교경전의 기록이 대단히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며 “그 까닭은 3천여 년의 시간을 거치면서 불교경전이 편찬돼 왔을 뿐만 아니라 불교 이전의 인도사회에서의 여성의 위상과 관습이 경전 편찬에 반영됐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덧붙여 “만일 종교의 이름으로 불평등이 주장돼 왔다면 그 속에 숨은 뜻이 무엇인가를 진솔하게 살펴서 미래사회에 대한 지평을 열어가야 할 것”이라며 “불교경전에는 여성에 대한 부정적인 기록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긍정적인 기록도 많이 있다”면서 어느 한 부분만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더욱 깊은 가르침을 간과해 버리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임을 지적했다.
이번 실태조사와 연구에 참여한 연구원들은 “신도의 대다수가 여성인 한국 불교계는 여성의 능력을 어떻게 개발하고 이를 수행과 포교의 현장에 어떠한 방식으로 접목하느냐 하는 것이 불교발전과 직결될 수 있다”며 “불교여성들이 불성을 개발하고 여성리더로 성장해 보살의 삶을 실천하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종교적·제도적·사회적 제반 측면에서 성평등 의식이 확립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0년 12월 10일 (금) 천지일보 이길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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