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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도 양성 평등 ‘점등’ - 2004년 5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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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2-09-20 19:17 조회4,85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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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교계도 양성평등 '점등'
남녀차별요소 강한 불경 부당문제 해결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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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구니가 지켜야 하는 ‘팔경법’은 연로한 비구니라도 젊은 비구에게 상석을 내주어야 하는 등 남녀차별적인 요소가 강한 불경에 대한 재해석과 함께 불교페미니즘이 꽃피고 있다.
ⓒ2004 우먼타임스
[송옥진 기자] 불교계에도 양성평등 바람이 불고 있다.

비구(남성 스님), 비구니(여성 스님), 남성신도, 여성신도의 서열이 법 조항으로 남아 있는 불평등한 ‘팔경법(八敬法)’이 부당하다는 불교계의 문제 제기에 이어 학계에서는 불교페미니즘 연구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비구니만 지키도록 되어 있는 팔경법 8조항은 “비록 100세 비구니라도 처음으로 계를 받은 연소 비구를 보거든 마땅히 일어서서 맞이해 절하고, 깨끗한 자리를 권하여 앉게 해야 한다”로 시작한다.
 
동국대 교수인 해주 스님에 의해 1980년대 중반 처음 제기된 팔경법 문제는 지난 2월 16일 실상사에서 열린 선우논강에서 비구들에 의해 공론화됐다.

법인 스님(해남 대흥사 수련원장)은 “팔경법은 부처님 당시 인도 사회의 가부장적 편견, 비구니 승가를 유지하기 위한 방편이었을 것”이라면서 “승가의 위계는 출가 연령과 깨달음에 무게를 두기 때문에 비구, 비구니 위계는 명백한 불평등”이라고 지적해 절대적이던 팔경법을 시대에 맞게 재해석하려는 움직임이 비구에 의해 시작됐다.

학계에서는 재가 불자들의 수행방식도 여성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기하고 있다. 지난 4월 10일 불교학연구회 주최의 학술대회에서 불교페미니즘 전공자인 조승미씨는 ‘깨달음을 장부가 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불교수행의 문제를 지적하며 “여성 억압의 해결은 중생을 구제하려는 보살의 발심과 같으므로 여성 수행자가 앞서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해 화제가 됐다.

“비구·비구니 위계는 불평등...여성수행자가 앞장”

불교계에 이러한 페미니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한국 불교를 지탱하는 힘이 여성이기 때문.

국내 불교 4대 종단 중 가장 큰 조계종의 경우 승려 1만2061명 중 비구니가 5781명으로 절반에 육박하고 여성신도는 전체의 80%다. 더욱이 최근에는 여성불자들이 불법을 공부하는 수행에 앞장서 불교페미니즘이 꽃피고 있다.

올해 전국의 불교교양대학에 등록한 학생 수는 비구와 사미를 합친 남성이 834명, 비구니와 사미니를 합친 여성은 890명으로 여성이 앞선다. 사찰에서 운영 중인 시민선방 50곳에 참여한 재가신도의 수는 4051명. 이 중 3271명인 80.7%가 여성이다.

그러나 조계종 전국 25개 본사(지역 중심 사찰) 중 비구니가 주지로 있는 절은 없고 본사 주지를 뽑는 투표에도 비구니는 참여할 수 없다. 조계종의 의사결정기구인 ‘중앙종회’의 의석 81석 중 비구니는 10석. 그나마 비례대표 방식을 취하고 있어 선출직인 비구에 비해 힘이 약하다.

실무책임자 급에서는 더 열악해 조계종 총무원 부장직에 지난해 와서 처음으로 비구니인 탁연 스님이 문화부장으로 임명됐다. 이런 변화는 현재 조계종 총무원장인 법장 스님이 “비구니부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걸고 총무원장에 선출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한국 비구니 승단의 규모는 대만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클 만큼 국제적인 위상이 높다. 그 때문에 오는 6월 27일부터 7월 5일까지 세계여성불자대회가 서울에서 열리고 지난 5월 20일부터 22일까지 안양 한마음 선원에서는 ‘동아시아의 불교 전통에서 본 한국 비구니의 수행과 삶’이라는 주제로 국제학술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조계종 포교원 산하 불교여성개발원은 여성 108명을 선정해 재가불자들의 여성 네트워크를 조직하고 있다.

이처럼 비구니, 여성신도 등의 주체적인 변화의 몸부림과 함께 총무원장과 팔경법에 비판의 날을 세우기 시작한 비구들의 노력으로 불교계는 더 이상 남녀의 불성에 근본적인 차별을 둘 수 없게 됐다.
 
(우먼타임즈2004.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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