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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하며 억압에서 해방으로, <불교, 페미니즘에 물들다>강의 후기 / 이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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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종교와젠더연구소 작성일20-11-30 16:38 조회2,18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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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하며 억압에서 해방으로, <불교, 페미니즘에 물들다> 강의 후기

 


 지난 11월 25일, '2020 나를 정화하는 불교페미니즘'에서 세 번째 강의인 ‘불교, 페미니즘에 물들다’가 진행되었다. 종교와 젠더 연구소에 옥복연 소장이 강의를 진행하였으며, 불교와 페미니즘이 결합한 불교페미에 대해서 설명하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

 불교페미라는 용어는 아는 단어와 아는 단어의 조합이지만, 우리에게 낯설다. 하지만 불교와 페미니즘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인간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다. 종교의 역할이 유일신을 찬양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인간을 고통에서 해방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면 종교와 인권운동은 얼마든지 융화될 수 있다.

불교의 교리와 페미니즘은 일맥상통한다

 불교와 페미니즘은 ‘해방과 평등’이라는 같은 정상을 바라본다. 붓다의 가르침 중에는 모든 생명체는 동등하며 누구나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인간평등과 깨달음을 통하여 고통에서 해방하고자 하는 해방사상이 있다. 이는 성으로 인한 고통에서 해방되고 성평등을 이루고자하는 페미니즘과 유사하다.
 이들은 동일한 믿음을 갖고 있다. ‘억압은 사회적으로 구성된 것이기에 변화가 가능하다’라는 믿음이다. 불교와 페미니즘은 억압으로서의 해방을 지속적으로 추구하고, 생명의 존귀함에 주목하며 평등을 성취하기 위해 실천하고 끊임없이 탐구한다. 불교와 페미니즘은 생명의 존귀함을 인정하고 평등을 성취하기 위한 실천이론의 양상을 띤다.

그럼에도 불교는 페미니즘적이다

 해방과 평등의 사상이 배어있는 불교에도 부정적인 여성관이 존재한다.
 ‘여성업설’에서는 전생에 업이 많아서 ‘여자로 태어난 것이니, 선업을 해서 다음 생엔 남자로 태어나야 한다’고 하며, ‘여성불성불론’에서는 ‘여성은 성불을 하지 못하니 성불을 하기 위해서는 남성의 몸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한다. 이와 같은 사상은 여성 신도의 깨달음에 장애물을 만들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여성 신도가 지켜야 할 여덟 가지 경법인 ‘팔경계’는 ‘비구니(여성)는 비구(남성)를 욕하거나 꾸짖지 못하며, 또 비구(남성)의 파계, 파견, 파위의 등을 비방하지 못한다’ 와 같은 여성을 남성에 종속시키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성지위가 지극히 낮던 인도사회에서 여성을 보호하려는 차원에서 ‘팔경계’를 만들었다는 의견이 있으나, ‘팔경계’의 원칙들은 엄연히 여성억압의 성격을 띤다.

 불교에도 여성을 하등시하는 내용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교에서도 페미니즘적으로 유의미하다.
 마라의 세 딸들을 통하여 여성이 유혹자로 나오는 반면, 땅의 여신 스타바라를 통하며 여성이 부처의 가르침을 증언하는 자로 등장하기도 한다. 또한, 여성은 성불할 수 없다는 ‘여성불성불론’이 있는 반면, 여성과 남성은 똑같이 본래 부처이며 모든 중생은 부처가 될 수 있는 태아라고 말하는 ‘여래장’이 있다.
 불교는 부처의 가르침을 따르는 종교이며, 부처의 가르침은 인간의 해방과 평등이다. 여성의 억압은 부처의 가르침에 어긋난다. 여성불성불론과 같이 여성과 남성에 차별을 두는 사상은 따르지 않고, 여래장과 같이 여성과 남성을 동등한 자격으로 인정하는 사상이 퍼져야 한다. 과거에 쓰여진 경전에 어떠한 여성혐오적인 관점이 포함되었는가에 주목하기보다, 그 경전 속에서 새로운 관점을 추출해내며 의미를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불교페미는 아직 작은 불씨다

 강의가 끝난 후, 질의응답 시간에 어느 한 청자가 “불교 내 불교페미의 인식은 어떤가”라고 질문하였다. 옥복연 소장은 그에 대해서 “아직 불교는 페미니즘에 대해서도, 여성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지 않다.”라고 답하였다.
 최근 들어 불교의 여성 신도 수는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 기존의 여성 신도가 타 종교로 이동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옥복연 소장은 “사회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종교는 와해된다”고 말하였다. 사회가 페미니즘에 물들고 있는 현재, 불교도 페미니즘에 물들어 변화할 필요가 있다. 페미니즘과 불교는 인간의 평등과 해방이라는 똑같은 곳을 바라보니 공존할 수 있다. 불교와 페미니즘이 공존하여, 억압에서 해방으로 변화하는 날이 오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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