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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교'라는 목표 정한 재판"…성소수자 축복 목회자 연이어 출교하는 감리회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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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25-03-14 00:02 조회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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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교'라는 목표 정한 재판"…성소수자 축복 목회자 연이어 출교하는 감리회 규탄 

김형국·차흥도 목사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잡을 것"…총회 상소 예정

 

[뉴스앤조이-엄태빈 기자]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김정석 감독회장)가 '성소수자를 축복했다'는 이유로 은퇴를 앞둔 목사들을 줄줄이 쫓아내고 있다. 특히 2월 24일 충북연회 재판위원회(현상기 반장)는 지역에서 40년간 목회한 충북연회 김형국 목사(화양교회)와 차흥도 목사(농민교회)를, 선고도 없이 '서류'로 내쫓았다. 중부연회 윤여군 목사(남산교회), 남부연회 남재영 목사(빈들공동체교회), 경기연회 이동환 목사(영광제일교회·현재 출교 효력 정지 중)에 이어 벌써 5명이 쫓겨난 것이다.

차별을넘어서는감리회모임(차별너머)는 3월 6일 서울 광화문 감리회 본부 앞에서 기도회를 열고, 목회자에게 사형선고와도 같은 출교를 선고한 교단을 규탄했다. 목사 자격뿐만 아니라 감리회 교인의 지위까지 빼앗는 '출교' 선고 소식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도회에 모인 이들은 참담해하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았다. 참석자들은 꽃샘추위와 강풍에도 결연한 표정으로 "불법 재판, 마녀사냥 감리회를 규탄한다", "절차 무시 정당성 없는 감리회 재판을 규탄한다", "축복은 죄가 아니다", "사랑이 이긴다"를 외쳤다.

김형국 목사는 "나는 63년 동안 감리회에서 신앙생활을 해 왔고 39년 동안 목회자로 살아왔다. 비록 농촌에 있는 작은 교회에서 목회하고 있지만 감리회 목회자로서 늘 자긍심을 가지고 어느 곳에 가든지 당당하게 해야 할 일과 말을 했다. 결코 출교가 두렵지는 않다. 그러나 내 신앙의 어머니인 감리회가 이렇게 가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 감리회 안에서 동지와 벗으로 지내 온 목회자들을 어떻게 이런 방법으로 내치는가. 이 시대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나아가야 할 길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예수 그리스도가 원하는 길을 따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차흥도 목사는 감리회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을 것이라면서 출교는 오히려 기뻐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혹시나'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역시나'였다. 출교 소식을 접하고 나니 하나님이 새 일을 행하실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나는 우리가 진리 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사랑을 실천하는 행위가 진리이기 때문이다. 예수께서 이미 '너희가 내 뜻을 따른다고 내 뒤를 따르면 고난받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오히려 기뻐하라고 하셨지 않느냐. 한 목사가 '비정상적인 감리회에서 출교 판결을 받으면 그건 영광이지 않겠나'라고 하더라. 그렇다. 참 좋은 일이다"라고 말했다.

설교를 위해 박경양 목사(평화의교회)가 마이크를 잡았다. 박 목사도 지난 6월 서울 퀴어 문화 축제에서 성소수자를 축복했지만, 서울남연회는 박 목사에 대한 고소에 절차상 하자가 많다며 박 목사에게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앞서 출교당한 남재영·윤여군·김형국·차흥도 목사 네 명 모두 절차상 하자가 수두룩했으나, 서울남연회만 이 오류를 인정한 것이다. 

박 목사는 자신이 치열한 전투에서 죽은 전우의 시체를 남겨두고 홀로 살아남은 병사처럼 느껴졌다며, 감리회 재판을 바로잡을 책임은 남은 사람들에게 있다고 했다. "차별과 혐오의 광기가 판을 치는 세상에서 안전지대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 자신을 위해서라도 이 광기를 바로잡는 싸움에 함께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감리회 농촌선교목회자회 회장 지동흠 목사와 김형국·차흥도 목사 변호인 김용민 목사도 지지 발언을 이어 갔다. 김용민 목사는 충북연회 재판 과정이 졸속으로 이루어지는 것을 지켜보며 어떻게 이 재판이 성립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재판 절차가 온전히 이루어지지 않았고, 감리회에서 40년 이상 성실하게 목회한 목회자의 입을 틀어 막고 출교시킨 것, 목회자의 축복권을 막은 것, 모든 이들에게 열려 있는 그리스도 사랑의 율법을 위배했기 때문에 이 재판은 무효"라고 했다.

지동흠 목사는 "20년 전 농촌 목회자들이 1박 2일 철야 농성을 한 적이 있다. 당시 선배 목사와 나눴던 대화가 떠오른다. 내가 '감리회는 개혁적 이슈가 있을 때 왜 맨날 똑같은 선배 목사들만 이름을 올리고 앞장서서 깃발을 드느냐. 후배들에게도 자리를 내어 달라'고 했다. 뜬금없는 성화에 선배 목사는 허허 웃으며 '당신들이 깃발을 들면 언제든지 뒤로 물러날게'라고 답하셨다. 감리회의 부흥과 발전을 위해 필요한 개혁의 깃발, 정의·평화·생명의 깃발을 아주 외면하고 살지는 않았지만 20년 전 호기롭게 외쳤던 것처럼 앞장서서 깃발을 들고 있지도 않았다. 그러나 이제 나와 여기 있는 우리가 그 깃발을 들려 한다. 부끄럽고 천박한 정죄와 혐오, 차별로 감리회를 망쳐 놓고 있는 광풍을 막아 내기 위해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도회에는 감리회 구성원뿐만 아니라 타 교단 소속 목회자들도 참석해 연대의 뜻을 밝혔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소속 안홍택 목사(환대와연대)는 중세 시대의 교회는 지구가 둥글다는 진리를 외면해 인류 역사에 부끄러움을 남겼다며, 감리회가 같은 이유로 한국교회에 치욕스러움을 남기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그러면서 "동성애를 폄하하고 모욕하며 외면하는 한국교회의 모습을 밝히고, 회복과 환대의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 어느 누구도 소외됨 없이 평등한 세상을 위해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들을 기억하고 힘을 달라"고 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 정원진 목사(환대와온전한포용)는 "예수는 모든 사람을 차별 없이 초청했다. 그러나 감리회뿐만 아니라 한국교회는 '이 사람은 이래서 안 되고 저 사람은 저래서 안 된다'면서 담을 쌓아 배제하고 차별하고 있다. 한국교회의 독선적이고 배타적인 행보는 국민에게 외면받고 하나님께 심판받을 것"이라면서 "한국교회가 이 지경이 되도록 막아 내지 못한 우리의 부족함과 잘못을 용서해 달라. 그리고 우리를 새롭게 하셔서 한국교회를 회복할 의의 도구로 사용해 달라"고 기도했다.

출교당한 목회자들을 위한 연대 성명도 이어졌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소수자인권위원회는 "김형국·차흥도 목사는 혐오에 맞서 사랑을, 기독교 정신의 퇴색에 맞서 성서의 가르침을 지키기 위해 나아가고 있다"며 두 목사와 함께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일본의 LGBTQ+ 목회자들도 연대하는 성명을 보내 "이들의 용기 있는 행동은 아시아의 LGBTQ+ 크리스천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며 "그들이 겪은 아픔과 부정한 처사에 분노하며, 진심으로 연대한다"고 밝혔다.

차별너머는 연회에서 출교 판결을 받은 김형국·차흥도 목사가 총회에 상소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총회에 상소한 윤여군 목사는 3월 10일 오후 2시 총회 재판위원회 2차 기일에 출석한다. 차별너머는 이날 1시에 감리회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공정한 재판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출처: 뉴스앤조이] 2025.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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