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집권 1여년 만에 ‘국가성평등지수’ 처음으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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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25-04-17 12:24 조회43회 댓글0건본문
윤석열 집권 1여년 만에 ‘국가성평등지수’ 처음으로 하락했다
지난 2022년 3월17일 서울 영등포구 여성미래센터에서 ‘성평등 정책 강화를 요구하는 여성과 시민 모임’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윤석열 정부 집권 초기였던 2023년 우리나라 성평등 수준을 보여주는 ‘국가성평등지수’가 전년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지난 2010년부터 국가성평등지수를 발표해왔는데, 전년에 견줘 점수가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여성가족부는 2023년 국가성평등지수가 65.4점으로 전년(66.2점)보다 0.8점 줄었다고 17일 밝혔다. 성평등지수란 고용·소득·건강·교육·돌봄·양성평등의식·의사결정 등 7개 영역 23개 지표를 통해 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과 남성의 평등한 정도를 산출한 값이다. 100점(완전 성평등)에 가까울수록 평등하다는 뜻이다.
전년에 견줘 감소폭이 가장 큰 지표는 가족 내 성별 역할 고정관념 인식 수준(60.1점→43.7점)이다. 해당 지표는 3년 주기로 시행하는 가족실태조사 결과가 반영된 것이다. 여가부가 지난해 공개한 2023년 가족실태조사 결과 3년 전보다 ‘경제적 부양 및 가족의 의사결정은 남성이 하고 가사·가족 돌봄은 여성이 해야 한다’는 성별 고정관념에 동의하는 비율이 늘었다.
성평등지수 연구를 진행한 이동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성주류화연구본부장은 “가족 내 성역할 고정관념은 주관적 인식을 반영한 특성이 있어 명확한 원인을 분석하기 어렵다”면서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돌봄 기관이 운영되지 않거나 원격 수업이 늘어나는 등 가족 내 가사·돌봄 부담이 (여성에 특히) 늘어난 점 등이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팬데믹 요인 외에도 윤석열 정부 차원의 성평등 정책 퇴보가 이런 인식 변화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선언하고, 집권 뒤 여가부 폐지를 추진한 바 있다. 돌봄 영역 중 육아휴직 사용률(남성 휴직자 수 대비 여성 휴직자 수)도 37.0점에서 34.7점으로 2.3점 하락했다. 여가부는 남성 육아휴직자 감소 폭이 여성 육아휴직자 감소 폭보다 더 컸기 때문에 점수가 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23개 지표 가운데 점수가 가장 낮은 건 의사결정 영역 중 장관 성비(20.0점)로 19개 부처 장관 가운데 여성 장관은 3명에 그쳤다. 국회의원 성비를 나타내는 값은 23.0점으로 두 번째로 낮았다. 지난해 꾸려진 22대 국회의원 300명 가운데 여성 의원은 60명뿐이다. 기업 내 업무 결정권자(관리자) 성비 점수는 전년(22.5점)보다 2.6점 올라 25.1점을 기록했으나, 여전히 20점대에 머물렀다.
여가부는 성평등지수 하락에 대해 “2022년부터 측정 방식을 크게 바꿨기 때문에 앞선 지표와는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지수 하락의 주요 원인이 가족 내 성역할 고정관념 강화 등인 만큼 육아지원 제도, 일·가정 양립 정책을 강화하는 한편 사회 전반의 성평등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겨레, 2025. 4. 17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정인선 기자 r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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